한국, "17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제의...영국, 2007년부터 1천7백만 달러 대북 지원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 달 금강산에서 열자고 북한에 공식 제의했습니다.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한국 정부는 오늘(27일) 오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다음 달 금강산에서 열자는 내용의 전통문을 북측에 보냈습니다. 상봉 시기는 다음 달 17일부터 22일까지 5박6일간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오는 29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상봉 행사 시기와 관련해,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이전에 행사를 마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 입장은 무엇인가요?

기자) 상봉 행사 시기는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한 것일 뿐,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은 고려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에 강하게 반발해왔다는 점에서 다음 달 마지막 주에 시작되는 키 리졸브 훈련 이전에 상봉 행사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제의에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북한은 오늘 오후 판문점 연락관 마감 통화 때까지 한국 정부의 제의에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제안한 실무접촉 날짜가 29일이라는 점에서 내일 (28일) 중에는 답변이 나올 것으로, 한국 정부는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제의에 동의할 경우, 남북은 앞으로 어떤 문제를 논의하게 되나요?

기자) 남북은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지난 해 추석 계기 상봉 행사 추진 당시에 합의하지 못했던 남측 상봉단 숙소 문제를 비롯한 세부 일정을 논의하게 됩니다. 또 상봉단은 지난 해 9월 남북이 교환한 최종 명단을 바탕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실무접촉에서 국군포로나 납북자 상봉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의 반응을 봐가며 입장을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이른바 ‘중대 제안’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내부분위기 전환용이라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합니다.

진행자) 북한 측 움직임에 진정성이 없다는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견해들이 나왔는데요,
데이비드 스트로브 미 스탠포드대학 아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상투적인 위장 평화공세라며 일축하면서, 최근 움직임은 그동안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진정성이 담겼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는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나 남북 간 교류협력 문제에 긍정적으로 화답해도 잃을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2월부터 시작되는 미-한 연합훈련에 미국의 전략무기들이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월 말 시작되는 미-한 정례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때 미국의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휘소 훈련인 ‘키 리졸브’는 다음 달 말 시작돼 2주간 실시되며, 실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은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진행자) 지난 해에는 스텔스 폭격기인 B-2와 전략폭격기인 B-52가 한반도에 전개됐는데요, 올해는 이 같은 전략무기들이 참여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기자) 이산가족 상봉 논의 등 한반도의 최근 정세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는 북한이 ‘평화공세’를 펴는 등 분위기가 달라진 점을 고려해, 미-한 군 당국이 미군의 전략무기 전개를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미군의 전략무기들이 대거 등장한 것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직후 조성된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해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이 전년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계속해서 이 소식 알아보죠?

기자) 지난 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밀가루와 쌀, 옥수수 등 곡물이 모두 29만8천t으로 2012년보다 6%가량 늘었다고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이 밝혔습니다. 중량 기준으로는 밀가루가 전체의 52%로 가장 많았고 옥수수 26%, 쌀 17%, 콩 5%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지난 해 북한의 곡물 수입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농촌경제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2년 간 가을 작황이 괜찮았는데도 곡물 수입을 늘렸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식량 수급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영국이 최근 5년 간 북한에 적어도 1천7백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을 한 것으로 집계됐지요?

기자) 영국 국제개발부 부장관이 지난 22일 영국 의회에 제출한 서면보고를 통해 북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 간 총 1천38만9천 파운드, 미화 1천7백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직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다양한 단체들을 통해 국제개발기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CNN 방송'이 평양의 당 창건 기념탑을 세계에서 가장 추한 기념물 10개 중 하나로 꼽았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평양 대동강구역 문수거리의 노동당 창건 기념탑이 세계에서 가장 추한 기념물 10개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4일 인터넷판에서 콘크리트 망치, 낫, 펜이 장난감처럼 둥글게 배치된 북한의 당 창건 기념탑은 한적한 고속도로에 서 있는 잡화용품 상점 광고와 같다고 평가했는데요, 특히 이 기념탑은 원래 의도대로 노동자, 농부, 지식인이 단결해 행동하는 것을 상징하는 대신 확대된 가위, 바위, 보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