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상봉 이틀째...북한 억류 호주인 부인 "남편 석방·북한 위해 기도 중"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남북 이산가족들이 어제(20일)에 이어 오늘(21일) 이틀째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오늘도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남북 이산가족들은 상봉 둘째 날인 오늘(21일) 개별 상봉과 점심, 단체 상봉 등 세 차례에 걸쳐 모두 6시간을 만났습니다. 먼저, 오전 9시부터 두 시간 가량 남측 상봉단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다시 만났는데요, 비공개로 진행된 개별 만남에서 이산가족들은 첫날 보다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정성껏 준비해온 선물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어 정오부터 이어진 점심 식사 시간 때도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애틋한 정을 나눴고요, 오후 4시부터는 두 번째 단체상봉을 했습니다.

진행자) 건강 악화로 상봉을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지요?

기자) 네, 거동이 불편해 구급차를 타고 방북한 91살 김섬경 할아버지와 84살 홍신자 할머니는 건강이 더 나빠져 개별 상봉까지만 한 뒤, 오후 1시쯤 남측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남북 이산가족들은 내일(21일) 오전, 1시간의 작별 상봉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모두 마치게 됩니다. 이어서 23일부터 25일까지는 상봉을 신청한 북측 가족 88명이 남측 가족 360여 명을 만나는 2차 상봉 행사가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2명의 납북자가 남측의 가족을 만났는데요, 5백여 명의 납북자 가운데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가족을 만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구요?

기자) 이번 상봉을 포함해 남측의 가족을 만난 납북자는 18명에 불과합니다. 북한에 의한 전후 납북자는 현재 516명인데요, 지난 2000년 11월 제2차 이산가족 상봉부터 한국군 포로와 함께 특수 이산가족 형태로 2~3명씩 포함돼 남측 가족을 만났습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생사확인 조차 안된 납북자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의 생사확인을 먼저 확실히 해줄 것을 북한 당국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는데요, 미국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시 연구원은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북한 정권이 미-한 합동군사훈련 등을 언급하며 위협을 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가 이런 제안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 터프츠대학의 이성윤 교수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의미있는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한의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통일부는 두 개 민간단체들이 신청한 인도적 지원 물품의 북한 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물품들인가요?

기자) 이번에 승인된 물품은 ‘유진벨 재단’의 다제내성결핵약과 ‘1090 평화와 통일운동’이라는 단체가 신청한 분유로 모두 약 100만 달러어치입니다. 이로써 한국 정부는 올 들어 지금까지 모두 5개 민간단체가 신청한 약 150만 달러 상당의 인도적 지원 물품의 대북 반출을 허용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오늘(21일) 이경수 한국 외교부 차관보와 회담을 가졌는데요,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지난 17일부터 나흘간 평양을 방문한 뒤 곧바로 서울로 온 류 부부장은 이 차관보와의 회담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류 부부장은 평양에서 박의춘 외무상과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라며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되풀이해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류 부부장이 이번에 북한과 남한을 잇따라 방문한 이유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한국의 북-중 관계 전문가인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중국이 남북 고위급 접촉이나 이산가족 상봉으로 무르익고 있는 대화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도 중국이 남북관계를 적극 중재하고 6자회담 재개 노력을 다시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했습니다. 한편,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한국의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VOA 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최근 존 케리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억류된 호주 선교사의 부인이 VOA와의 인터뷰를 했는데요, 어떤 얘기를 했나요?

기자) 남편의 조속한 석방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쇼트 씨의 부인인 카렌 여사는 남편은 정치적인 의도도 없고 북한 정부에 반대하지도 않는다면서, 남편이 하루빨리 집에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카렌 여사는 또 북한 정부와 북한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으며,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자유롭게 신앙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쇼트 씨가 북한을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네, 두번째 방북이라고 합니다. 카렌 여사는 남편이 북한 주민들을 걱정했고,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북한을 방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렌 여사는 남편이 홍콩에서 활동했던 경험도 있고, 여러차례 중국을 방문했었기 때문에, 공산정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계 미국인 쌍둥이 자매가 안과질환으로 시력을 잃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수술을 해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화제의 주인공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함께 안과를 운영하는 줄리아 송, 앨리스 송 박사 쌍둥이 자매입니다. 2011년 북한을 첫 방문한 이후 매년 김일성대학 의과대학병원과 평양의과대학병원 등을 찾아 의료 활동을 펼쳐 왔는데요, 현지 병원에서 녹내장, 백내장 환자를 비롯해 안구암을 앓거나 사고로 눈을 심하게 다친 주민들을 치료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활동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이들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병원에 녹내장, 백내장 검사와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망막치료기구, 레이저, 전자현미경, 마취제 등이 부족하고, 그나마 갖고 있는 기기들도 오랜 기간 사용해 온 것들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이미 증세가 극도로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주민들이 많았는데, 제한된 장비 때문에 암 등을 완전히 제거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고 안타까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