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스라엘에 평화회담 압박...아프간 대통령 "12년 전쟁 주도 미국에 분노"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중동 평화협정을 수용하라고 압박했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분노감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전역에 또 다시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몰아쳐 피해가 우려됩니다. 미국의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노예 12년’과 ‘그래비티’ 등이 큰 상을 휩쓸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는군요?

기자) 네, 오늘(3일)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데요. 이를 앞두고 어제(2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회담을 수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시간이 없다”며 중동 평화 협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다는 것이냐’, 그리고 ‘당신이 아니면 누가 하겠다는 건지 알려 달라’고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만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정을 수용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한층 더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당초 평화 회담의 정해진 시한은 4월까지인데요. 그동안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동을 여러 차례 오가며 중재를 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협상 마감 시한이 가까워 오면서 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평화협정에 부정적이라고요?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출발하기 전에 기자들을 만났는데요. “평화 회담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압력을 계속 거부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치 오바마 정부의 압박에 대해 일종의 배수진을 치는 듯한 모습입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동맹관계지만 오바마 대통령 집권 뒤에는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죠?

기자) 네. 이란의 핵 협상 과정이나 이스라엘 서안지구의 정착촌 건설 문제 등을 놓고 양국은 계속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을 이스라엘의 책임으로 돌렸는데요. 이스라엘이 최근 몇 년동안 국제적으로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미래는 더 암울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얘기같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평화 협정을 맺는 게 이스라엘을 위해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대안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구했습니다. 그렇지만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을 자치 국가로 인정하라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이번 인터뷰에서도 그 부분을 언급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만일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자치 국가 구성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 진다면 미국이 그 결과를 다룰 능력도 점점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바꿔 말하면 팔레스타인의 실체를 인정하라는 요구인데요. 이스라엘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정상회담 외에 또 어떤 일정이 있습니까?

기자) 네타냐후 총리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총회에 참석합니다. AIPAC는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친 유대계 로비 단체인데요. 워싱턴 컨벤션센터에 1만명이 넘는 미국 내 유대인들이 모입니다. 또 이 자리에는 미국의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초청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발언들을 쏟아내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에 초청돼 연설했었지만, 지난 해에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오늘 두 사람의 백악관 회동 결과는 지켜 보기로 하고요. 오바마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수반과도 따로 만날 예정이죠?

기자) 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백악관 회동도 2주 뒤인 오는 17일에 계획돼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양측 정상들을 만나 직접 중재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노력이 평화회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관계 살펴보죠. 아프간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인터뷰를 했군요?

기자) 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아시다시피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은 새 안보협정을 체결하지 못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미국 정부가 올해 아프간 파병 미군의 완전 철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협정 서명을 계속 미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그 속내를 비교적 진솔하게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왜 협정을 미루고 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나요?

기자) 인터뷰 내내 미국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드러나 있는데요.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12년의 전쟁이 자신에게 남긴 것은 미국 정부에 대한 분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아프간 국민들은 미국이 주도한 전쟁에서 수많은 목숨들을 잃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주도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9.11 테러 사건 이후 국제테러조직을 무력화 하기 위한 목적 아닌가요?

기자) 물론입니다. 카르자이 대통령도 미국이 전쟁을 벌인 본래 목적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알카에다와 싸우고자 미군이 아프간에 왔고 아프간 국민들도 공통적인 명분을 찾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아프간 전쟁은 미국의 안보와 서방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종 미국의 관리들이나 지도자들이 발표하는 성명에도 이를 ‘미국의 전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게다가 미군 작전 과정 등에서 빚어진 민간인 피해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죠.

기자) 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작전 과정에서 자국민의 인명피해를 목격한 뒤로 깊은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미군 공습으로 얼굴 대부분을 잃은 4살짜리 어린 소녀를 만났을 때가 자신의 임기에서 최악의 날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처럼 인명피해와 탈레반 은신처에 대한 관심 부족 탓에 본래 전쟁의 명분이 약화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날씨 소식인데요. 미국에 또 다시 폭설과 한파가 나타나고 있죠?

기자) 네. 강추위와 진눈깨비, 폭설 등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미국 거의 전 지역을 뒤덮고 있는데요. 미국 국립기상청은 어제(2일) 오후부터 서부 콜로라도주에서부터 동부 매사추세츠주까지 이르는 전지역이 겨울폭풍의 영향권에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눈은 얼마나 올 것으로 예보됐습니까?

기자) 중부 캔자스주에서 동부 펜실베이니아주까지 오늘(3일) 하루 최고 30센티미터의 눈이 내릴 전망입니다. 또 이곳 워싱턴과 버지니아 일원에도 15센티미터 가량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더구나 진눈깨비 형태로 얼음과 섞여 내린 눈비가 곧바로 얼어 붙으면서 빙판진 곳이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아울러 정전 피해 등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다시 연방정부와 공립학교들도 문을 닫았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에 몰려 있는 연방기관들이 오늘(3일) 하루 문을 닫았는데요. 올 겨울 들어 악천후로 연방정부가 문을 닫은 것이 3번째입니다. 또 각급 학교들도 일제히 문을 닫았는데요. 올 겨울 이 같은 잦은 휴업으로 교육기관들은 수업일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휴일에도 정상 수업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남은 기간 날씨 상황에 따라 여름방학 축소 방안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영화인들의 대축제죠?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노예 12년’이라는 영화가 올해 최고의 영화로 뽑혔는데요. 어제(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6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스티브 맥퀸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요. 흑인 감독의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가 하면 멕시코 출신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연출한 ‘그래비티’는 감독상을 수상했는데요. 이 영화 역시 자그마치 7관왕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물론 중남미 출신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남녀 주연상은 누가 받았습니까?

기자) 남우주연상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매튜 맥커너히에게에게 돌아갔습니다. 또 여우주연상은 ‘블루 재스민’의 여주인공 케이트 블란쳇이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디즈니 만화영화 ‘프로즌’은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