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도발에 '충분한 응징 원칙'...'정체 불명 무인항공기, 서해 백령도에 추락'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군이 북한 도발에 충분히 응징한다는 원칙을 정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한국의 최윤희 합참의장이 취임한 뒤 현장 지휘관들에게 북한이 도발하면 3~5 배로 응징하라고 강조해 왔다고, 한국 군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이 도발하면 자위권 차원에서 충분히 대응하라는 지침인데요, 최 의장의 이런 지침은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정립된 ‘신속과 정확, 그리고 충분성’ 개념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한국 군이 북한의 북방한계선 NLL 해상 사격 도발에 이 원칙을 적용한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령도에 주둔해 있는 해병부대는 북한 군이 발사한 포탄 백여 발이 백령도 동북 지역 NLL 남쪽에 떨어지자 K-9 자주포탄 3백여 발을 NLL 바로 북쪽 해상으로 발사했습니다. 신속성의 원칙에 따라 북한 군의 포탄이 NLL 남쪽 해상에 떨어지자 몇 분 안에 대응사격이 이뤄졌고요, 또 충분성의 원칙에 따라 3 배의 포탄이 발사된 겁니다.

진행자) 같은 종류, 같은 분량 만큼 대응한다는 유엔군사령부의 교전규칙은 사실상 폐기된 셈이군요?

기자) 네, 그 대신 한국 측에 피해가 발생하면 국제법적으로 허용되는 자위권 차원에서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까지 타격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만약 북한이 해안포와 방사포 등으로 공격해 민간이나 군 시설에 피해가 발생하면 같은 종류의 화기인 K-9 자주포로만 대응하는 게 아니라 공군 전투기로 도발 원점과 지원세력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4차 핵실험 위협과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백악관은 북한이 어제 실시한 대규모 해상 사격훈련을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북한의 성명과 관련해 어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 역시 북한에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머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영국도 북한을 비판했지요?

기자) 영국은 서해 북방한계선 남쪽 지역에 포격을 가한 북한의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마이크 기퍼드 북한주재 영국대사가 밝혔습니다. 서울을 방문 중인 기퍼드 대사는 또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으로, 북한은 이런 행동 때문에 여러 국제 제재들을 받으며 계속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유를 뭐라고 보고 있나요?

기자) 내부단결용이라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월터 샤프 전 미한연합사령관은 북한이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높이기 위해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군사력 과시와 군부에 대한 지도자의 지속적인 지지 차원에서 김정은 정권이 도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신안보센터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선임국장은 북한의 움직임은 외부 위협을 높여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예고한 가운데 그동안의 행태가 과거 세 차례 핵실험이 이뤄지기까지 과정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북한의 지난 세 차례 핵실험은 모두 비슷한 수순을 밟아가며 이뤄졌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보리가 이를 규탄하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면 북한 외무성이 성명을 발표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핵실험을 강행하는 순서로 진행된 겁니다. 4차 핵실험을 예고한 이번 외무성 성명이 나오기까지도 비슷한 모양새인데요, 과거 행태를 미래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지만 북한의 앞으로의 행동에 따라 과거 패턴을 답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죠. 북한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연일 비난하고 있군요?

기자) 북한 매체들이 박 대통령과 드레스덴 구상에 대한 비난을 이틀째 이어갔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오늘,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은 북한의 사상과 제도를 해치는 반민족적인 체제 통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밝힌 ‘남북 공동 번영과 동질성 회복’ 역시 허위와 기만의 극치라고 폄하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드레스덴 연설은 잡동사니를 이것저것 긁어 모아 통일 제안이라고 내건 것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원색적인 비난에 대해 정상적인 국가원수의 외교 활동에 대한 비상식적인 행태라며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무인항공기 한 대가 어제 (31일) 서해 백령도에서 추락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이 정밀감식에 들어갔지요?

기자) 네, 한국 군 당국이 어제 오후 4시쯤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항공기 1대를 수거해 정밀감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무인정찰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밀감식을 벌이고 있는데요, 특히 북한 군의 포탄이 NLL 이남 해상에 떨어진 직후 백령도에 비슷한 형식의 무인기가 추락했다는 점 때문에 대공 용의점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북한이 해상 사격을 하면서 한국 군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무인정찰기를 띄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어느 나라에서 제작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북한 것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이번 주 일본과 한국 방문에 나서는데요, 마지막으로 이 소식 알아보죠?

기자) 킹 특사가 내일부터 10일까지 일본과 한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광범위한 인권과 인도주의 사안들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우선 3일부터 5일까지 도쿄에서 일본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논의하고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에 머물며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통일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연한 뒤 10일 워싱턴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