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건강보험 가입자 700만명 넘어...이-팔 중동 평화협상 좌초 위기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새 건강보험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 오바마 행정부의 당초 목표치를 초과했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중동 평화협상이 자칫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은행이 러시아 정부의 금융 거래를 차단했습니다. 미 의회가 차량 결함이 발생한 제너럴모터스 사태에 관해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로운 건강보험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몰렸군요?

기자) 네. 지난달 31일로 건강보험 미가입 벌금 유예 기간은 끝났고요. 이튿날인 어제(1일) 전체 가입자 규모를 합산해 봤더니 모두 704만1천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600만명을 훨씬 넘었을 뿐 아니라, 당초 목표치 700만명도 넘어선 겁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에 따라 어제(1일) 백악관에서 ‘오바마케어’의 성공적 출범을 자축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성명 내용을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때로 개혁은 논쟁을 초래할 수 있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으며, 비판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민주주의의 모습이지만 변화는 어렵고 그릇된 일을 바로잡는 일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공화당을 겨냥한 발언같은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건강보험은 안착했고, 이 법의 폐지 공방은 이제 끝났다고 공언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OBAMA ACT))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They have to explain why we should go back to the days when…”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을 겨냥해 왜 여성이 남성보다 보험료를 더 내야 하고 노인들은 보장이 훨씬 적은 과거의 건강보험제도로 돌아가야 하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혹시 막판에 컴퓨터 장애로 가입을 하지 못한 사람들도 벌금을 내야 하는 건가요?

기자) 그런 경우는 확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침 보건복지부는 공식 접수 시한은 마감됐지만 신청자 가운데 기술적인 문제로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시한을 연장하고 벌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중동 평화협상 소식인데요. 상황이 매우 안 좋은 모양이죠?

기자) 네. 이달이 마감 시한인 중동 평화협상이 팔레스타인의 유엔기구 가입 신청으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어제(1일) 연설에서 유엔 산하 기구에 독자 가입하겠다며 신청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압바스 수반은 이미 케리 장관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만나던 시점에 24시간 안에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유엔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었는데요. 이날 연설에서도 이스라엘이 평화협상 재개 당시 약속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을 미루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ABBAS ACT)) [녹취: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모두 석방할 것이라는 사실은 9차례나 약속을 받은 것이라면서 오늘 오후가 이스라엘 정부가 약속한 마지막 시한이지만 끝내 석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그동안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반대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압바스 수반의 강경 대응에 미국도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 결국 케리 장관은 오늘(2일) 다시 중동을 방문해 압바스 수반을 만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케리 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내용 들어보시죠.

((KERRY ACT)) [녹취: 존 케리 미 국무장관] “This is a moment to be really clear-eyed and sober about this process…”
지금은 중동 평화협상에 대해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대처해야 할 때라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큰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이 가입하려는 유엔 기구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아직 팔레스타인이 어떤 유엔 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전시 부상자와 포로를 보호하는 제네바 협약이나, 여성과 아동 관련 국제기구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유엔기구 가입 추진은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이 러시아 정부의 금융 거래를 차단했다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사실은 러시아 정부가 먼저 밝혀서 알려졌는데요. 러시아 외무부는 어제(1일) 성명을 내고 카자흐스탄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JP모건 체이스’를 통해 보험대행사 소가즈에 송금하려 했으나 차단됐다면서 이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 조치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JP모건 측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나요?

기자) 네. JP모건은 이번 차단 조치는 미국 금융기관으로서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국 정부의 대 러시아 제재 조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혹시 러시아가 이번에 거래하려던 자금의 성격도 밝혀진 게 있나요?

기자) 이번 송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러시아 대사관이 송금하려던 액수는 5천 달러가 채 안되는 비교적 적은 금액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다만 보험대행사 소가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들의 사금고로 알려진 ‘로시야 은행’의 계열사입니다. 로시야 은행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발표한 대 러시아 제재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민간 기업입니다.

진행자) 어쨌든 러시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미 보복을 시사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일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공관도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에 보복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뒤 나온 가장 강력한 반발인데요. 전문가들은 양국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가 차량 결함으로 곤경에 처했는데, 미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대규모 차량 리콜 사태를 불러온 제너럴모터스, GM이 단돈 57센트면 해결될 부품 교체를 10년간 방치한 사실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드러났습니다. 어제(1일)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가 출석한 가운데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GM이 간단히 수리할 수 있었던 문제를 오랜기간 은폐하는 바람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질타했는데요. GM이 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문제가 된 부품 교체에 드는 비용은 고작 57센트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회사 측에서 문제를 알고도 방치했던 사실은 어떻게 밝혀진 거죠?

기자) 의회 조사결과 GM 직원들 사이에 오간 전자우편 내용 가운데 ‘쉐보레 코발트 차종의 시동 꺼짐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미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팀 머피 소위원장은 왜 진작 부품 교체에 나서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고요. 증인으로 출석한 데이비드 프리드먼 미 교통부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국 국장도 GM이 10년간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지난달에야 이를 외부에 알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메리 배라 대표는 GM에서 최초의 여성 CEO로 발탁돼 명성을 얻었었는데, 청문회장에 나와서 매우 곤혹스러웠겠는데요.

기자) 네. 더구나 의원들은 배라 대표가 GM이 제출한 자료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데다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 일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한 것을 문제삼았는데요. 특히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GM 자동차 사고 유족들은 배라 대표의 그 같은 태도에 분개하며 GM에 대한 처벌과 강력한 입법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GM은 점화 장치 등의 결함으로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쉐보레 말리부와 코발트, 폰티액 등 차종 610만 대를 리콜 조치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 정치권에서 이란이 새로 임명한 유엔대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국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이란의 새 유엔대사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는데요. 이번에 새로 임명된 하미드 아부탈레비 대사의 과거 전력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1979년 이란 테헤란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 점거사건의 가담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대사관 점거를 주도한 호메이니 노선을 추종하는 무슬림 학생연맹의 회원이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의 국교가 단절되지 않았나요?

기자) 그랬었죠. 과격파 이슬람 학생들이 팔레비 전 국왕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 대사관 점거사건은 70여명의 미국 외교관이 인질로 잡힌 채 444일간이나 이어졌었습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그런 사람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면서 그런 범죄자가 미국 땅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면 법과 규정을 바꿔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아무리 유엔 본부가 미국에 있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의 유엔 대사를 입국하지 못하도록 할 권리가 있나요?

기자)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미국 정부는 유엔 외교관들이 유엔 본부가 있는 뉴욕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용해야 하지만 비자발급을 거부할 권리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부탈레비 신임 유엔 대사의 입국 거부가 현실화 될 경우 모처럼 이란과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양국 관계를 자칫 그르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