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아시아 중시 정책을 재확인...연준의장 "초저금리 기조 당분간 유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통해 아시아 중시 정책을 재확인 할 전망입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상 논란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총기 규제를 위해 또 다시 거액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에서 최고의 직업으로 ‘수학자’가 꼽혔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군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일본과 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차례로 도는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나섭니다. 미국 뿐 아니라 현지 언론들이 이를 두고 다양한 분석과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대체로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표방해 온 아시아 중시 정책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아시아 중시 정책이 말 뿐이라는 지적을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랬던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 외교의 초점이 우크라이나, 이란, 시리아 문제에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 국무부의 예산 가운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배분되는 금액은 전체의 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다시 한번 아시아 중시 전략을 되살리려 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중시 정책을 어떻게 되살린다는 거죠?

기자)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전략을 위한 한가지 방편으로 일본과 필리핀 등 우방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에 적극적인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 등도 언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벤자민 로즈 백악관 부보좌관은 이번 순방에 관해 오바마 대통령이 우방국에 얼굴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면서 아시아와 관련된 문제들은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방문시 다뤄질 의제 가운데는 역시 북한 문제를 빼놓을 수 없겠죠?

기자) 그럴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오는 25일과 26일로 확정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입니다. 방한 기간 중 박근혜 대통령과 미-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북한이 최근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이어서 두 정상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과 경제발전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행정부는 또 최근 한일 관계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네덜란드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미한일 3국 정상들이 만났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한일 갈등을 어떤 식으로든 봉합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일본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문을 하겠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간 일본을 국빈 방문하게 되는데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한일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분명한 후속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발언에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겁니까?

기자)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현재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 자위권 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발언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얼마 전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도 일본 방문 과정에서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는데요. 집단 자위권 문제는 아시아 주변국들의 우려 뿐 아니라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으로부터도 저항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도 좀 진전이 될까요?

기자)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과 관련해 현재 쌀, 보리, 소와 돼지고기, 유제품, 설탕 등 이른바 5대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들 품목의 관세 역시 없앨 것을 요구해 왔는데요. 최근 일본 언론들은 이 부분에 대한 관세 유예를 인정받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두 정상이 이번에 완전한 합의까지는 아니어도 협상 진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행자) 미국 금융통화정책의 사령탑인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또 다시 금리 문제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옐런 연준 의장이 어제(16일) 뉴욕경제클럽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지만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달 금리인상 시점을 못박았다가 단단히 혼쭐이 난 모양이군요?

기자) 그런 모양입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양적완화 철회가 마무리된 뒤 6개월쯤 뒤라고 발언했다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동요를 불러 왔었습니다. 그 뒤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상당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경제 회복이 계속되고 있는 데도 금리를 계속 낮추게 된다면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리가 낮으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는데요. 이는 자칫 물가인상을 불러일으키고 또 기업이나 개인들의 부채는 늘리는 부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당장 경기 부양에 효과가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신용 부실을 초래하고 또 다른 경제 대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겁니다. 다만 옐런 의장의 최근 발언은 초저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아직 인상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금리 인상 시점은 언제쯤으로 전망할 수 있습니까?

기자) 지금 상황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특정하는 것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당분간 그에 대해 발언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옐런 의장은 결국 이는 미국 경제가 완전한 고용과 적절한 물가인상을 언제 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무튼 옐런 의장이 그 같은 발언 때문인지 미국 증시가 비교적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 같군요?

기자) 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어제(16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2포인트가 뛴 1만6천424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1% 이상 상승했는데요. 마침 연방준비제도가 어제(16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혹한과 폭설 등 날씨로 둔화세를 보였던 경기가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반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재임 시절에도 총기 규제 활동에 적극적이었는데요. 그 열정이 아직 식지 않은 것 같군요?

기자) 네.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총기 규제를 위해 5천만 달러의 거액을 기부하겠다고 어제(16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 내에는 총기 사용을 옹호하는 막강한 로비 단체가 있는데요. 전미총기협회(NRA)의 1년 예산이 2천만 달러 수준입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그보다 2배 이상 많은 자금을 쾌척함으로써 총기협회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 자금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구상은 전미총기협회에 대항할 막강한 총기규제 시민단체를 창설하는 겁니다. 벌써 단체 이름까지 정했는데요. ‘총기안전을 위한 모든 마을(Everytown for Gun Safety)’로 명명됐습니다. 5천만 달러는 주로 이 단체의 활동 자금으로 제공하겠다는 건데요. 이는 결국 정치인들을 겨냥한 각종 로비자금이나 총기 규제 여론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행사 자금 등으로 활용될 전망입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에도 총기규제 법안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의 정치광고 제작비에 1천100만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내 최고의 직업과 최악의 직업이 조사됐다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죠?

기자) 네.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직업으로 수학자가 뽑혔습니다. 미국 취업정보사이트 ‘커리어캐스트닷컴’이 주요 직업 200개의 2014년 순위를 집계한 결과 수학자의 중간 소득은 10만1천360 달러로 높은 수준이었고, 이 분야는 앞으로 8년 내에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아울러 통계학자와 보험계리사, 컴퓨터시스템 분석가 등 수학이나 자료 분석 분야가 최고 직업 상위 10위 내에 들었습니다.

진행자) 흔히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인기가 없는 직업들은 또 어떤 것들인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아무래도 일은 고되면서 보수는 적은 직종들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 조사에서 최악의 직업은 벌목공과 신문기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개 직업 가운데 각각 200위와 199위를 차지했는데요. 벌목공은 주로 산속이나 밀림지대에서 나무를 자르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처럼 힘든 작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중간 소득은 겨우 2만4천 달러 수준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분야는 점차 기계화되면서 충분한 일자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문기자 역시 최근 뉴미디어 환경으로 바뀌면서 종이 매체가 설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