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 12년 전보다 증가”

지난해 5월 북한 평양 보육원의 아이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북한의 5살 미만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12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영양장애 비율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필수영양소가 보강된 영양강화 식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경기대 교육대학원 이정희 교수가 지난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북한 당국과 국제기구가 작성한 ‘북한 어린이 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2년을 기준으로 북한의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은 1천 명에 53 명으로, 지난 2000년의 48 명보다 증가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5살 미만 어린이 사망률이 3.8 명인 점을 고려하면 13배에 이르는 겁니다.

이정희 교수입니다.

[녹취: 이정희 교수] “어린이 사망률이라는 것은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식량 수급량 등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는 지표구요.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식량을 비롯해 위생 상태, 의료 서비스 등이 특정 계층에서 굉장히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태어난 지 1년 이내에 죽는 영아의 비율도 지난2000년 1천 명에 23 명에서 2012년에는 33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한편,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장애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에 비해 키가 작은 어린이의 비율로 따지는 만성 영양장애 비율은 2000년 45%에서 2012년 28%로 감소했습니다.

지역별로는 양강도가 전체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자강도, 함경남도 순이었습니다.

키에 비해 체중이 적은 '급성 영양장애' 비율은 2000년 10%에서 2012년 4%로 감소했고, 연령에 비해 체중이 적은 저체중 비율도 28%에서 15%로 줄었습니다.

이정희 교수는 만성 영양장애와 저체중 비율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데다, 5살 미만 어린이의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결핍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정희 교수는 이에 따라 북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양 지원사업의 경우 취약지역인 양강도와 함경도, 자강도 등을 중심으로, 필수영양소가 보강된 영양강화 식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이정희 교수]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하고 발육하려면 철분, 칼슘, 아연이 아이들 성장 발육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뿐만 아니라 단백질 또한 공급돼야 합니다. 그래서 주식 위주로 저희가 지금 공급이 되긴 하지만, 밀양영양소가 강화된 식품 등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여집니다.”

이 교수는 또 북한 당국과 국제기구가 작성한 ‘북한 어린이 영양조사’는 연도별로 연구방법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북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조사라는 점에서 영양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