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한국 국방부 발언 놓고 공방...'평양,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프 코스'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남북한이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발언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한국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은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무인기 도발 책임을 전면 부인하는 북한에 대해 "북한이라는 나라 자체가 나라도 아니지 않느냐, 오로지 한 사람을 유지하기 위해 있지 않느냐"며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북한이 오늘 이 발언에 대해 강력 반발했고요, 김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북한 정권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등 남북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가 나섰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오늘 ‘중대보도’를 발표하고, 김민석 대변인의 발언은 흡수통일 야망과 전면적 체제대결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처럼 험악한 발언은 일찍이 없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김민석 대변인을 향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어떤 얘기를 했나요?

기자) 김 대변인은 오늘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에 대해 빨리 없어져야 할 나라라고 자신이 언급한 것은 2천만 북한 주민들이 조금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인권적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는 취지라는 설명입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북한 정권을 거듭 비판했는데요,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인권 유린과 처형 등이 통치자 마음대로 저질러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제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논의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 안정을 지지한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확인하면서, 북한 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미국도 한반도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국제 인권단체가 유엔의 고문방지협약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고문 방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북한의 고문 실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전세계적인 ‘고문 중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어제 발표한 성명에서 유엔이 지난 1984년 고문방지협약을 채택한 지 30년이 됐지만 많은 나라들이 이를 지키지 않아 국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북한과 중국을 고문이 만연한 대표적인 나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어떤 점을 지적한 건가요?

기자) 북한의 강제수용소를 언급했습니다. 북한에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정치범 수용소들이 있고 이 곳에서는 고문이 일상화 돼 있다는 겁니다. 특히 어린이 등 수감자들이 규율을 위반할 경우 극도로 비인간적인 처벌을 받는다며, 매우 가혹한 고문들이 처벌에 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를 인권 유린의 주요 가해기관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고문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북한은 고문의 온상으로 지적되는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 고문방지 유엔협약에 가입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파나마에서 불법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된 북한 선박 청천강 호 선장의 재판 날짜가 정해졌군요?

기자) 다음 달 4일에 청천강 호 선장과 선원 2 명에 대한 재판이 열립니다. 청천강 호 사건을 맡고 있는 파나마 법무부의 로베르토 모레노 조직범죄 담당 검사는 어제 ‘VOA’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법원으로부터 이 같은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모레노 검사는 재판 당일 검사와 변호인이 각각 입장을 밝히면 판사가 30일 내에 판결을 내리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면 단숨에 세계의 공장으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통일한국의 12대 유망 산업’이라는 제목의 보고서 내용입니다. 통일이 된 뒤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의 처지에서 벗어나,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해 동북아 경제의 중심국가 역할이 가능하게 되고요, 인구 8천만 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한국의 첨단기술과 북한의 고효율 노동력이 만나면서 중국을 제치고 단숨에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12대 유망산업에는 어떤 것들이 꼽혔나요?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건설업이 통일 초기 성장동력의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의 최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 통신망이 단기간에 북한에 구축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밖에 전력과 에너지, 자원개발, 기계, 소재, 환경, 가전, 자동차, 항공우주, 관광 등이 꼽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한국의 대학들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연구와 교육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한국 대학들에서 북한학과에 대한 인기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초 29 명의 신입생을 뽑은 고려대 북한학과엔 192 명이 지원해 거의 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숭실대의 경우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일 인재 양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추진 중이고요, 서울대 사범대는 최근 통일 이후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게 될 남북한 학생들을 위한 교수법을 연구하기 위해 통일실험학교를 만들기로 하고 추진단을 구성했습니다. 동국대는 북한학과와 정치외교학과, 그리고 행정학과 등의 교육과정을 연계해 통일에 대비하는 융합형 프로그램을 기획 중입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특히 이런 열기가 나타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초 남북한의 통일이 한국 민족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미로 ‘대박’이라는 표현을 쓴 뒤 한국사회에선 이젠 구체적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평양 골프장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프장으로 선정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골프장’ 10곳을 선정했습니다. 평양 골프장은 코스가 아주 좁고 나무들이 늘어선데다 골프장 옆에 바위가 많아 제대로 공을 치지 않으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하려 할 때 겪는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