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유럽 방위비 증액 촉구...미 기업들 중국 위안화 결제 증가

미국의 주요 뉴스를 살펴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유럽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를 약속한 가운데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유럽 국가들에 방위비를 증액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무역 거래에서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소비 증가의 영향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미국총기협회가 총기옹호단체의 과격 행동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회원들의 반발로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어제 (4일)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는데요.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안보 현안들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이 곳에서 헤이글 장관은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를 좀 더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의 안보를 위해 스스로 돈을 좀 더 내라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동맹국 장관들과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은 엄연히 유럽의 안보와 관련된 것이라면서 유럽이 스스로 방위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일 때 미국의 지원 약속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에 요청한 10억 달러의 군비 지원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미 의회에 제안한 유럽 군사 지원비 10억 달러를 언급하면서, 미국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돕기로 한 만큼 유럽도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이 유럽 군대를 훈련시키기 위한 검토 작업을 곧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지원 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뜻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역시 돈이 문제라면서 최근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국방 예산을 감축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에 대한 부담을 미국에만 떠넘겨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는데요. 장기적으로 볼 때 나토의 현 방위예산으로는 집중력과 수행 능력을 위협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헤이글 장관의 이 같은 지적과 요구에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는 즉석에서 국방비 증액을 약속했습니다. 현재 나토는 회원국들의 국방비 분담 비율을 각국 전체 예산의 2%로 설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나토 국방장관들의 최근 안보 인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헤이글 장관은 우크라이나 주변을 둘러싼 러시아의 행동에 나토 동맹국 국방장관들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이날 회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냉전 이후 현재 유럽의 안보에 매우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또 이날 곧바로 진행된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에도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인정한 점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또 어떤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기자) 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말로 작전을 끝내고 철수하는 아프가니스탄 문제도 논의가 됐습니다. 헤이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밝힌 것처럼 내년에 9천800 명의 잔류 병력을 남기기로 했다는 점,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곧 선출될 차기 대통령과 양국간 새 안보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는 점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른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도 나토 연합군이 올해 철수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장기적인 안보 지원을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나토가 이번에 특별히 결의한 내용도 있나요?

기자) 네. 아네르스 포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러시아에 맞서 나토의 방위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혀 주목됩니다. 라스무센 총장은 러시아 군이 지난 5년간 군비를 50% 늘리는 사이에 나토 군은 오히려 20%를 줄였다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이번 강화 계획에는 회원국에 물자와 장비 등을 사전 배치하고 군사력을 강화해 각종 위협에 대한 나토 군의 대응 속도를 높이는 조치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계획은 오는 9월 영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 기업들이 최근에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요?

기자) 네. 국제 환 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 (SWIFT) 집계 결과 지난 4월에 미국의 대외결제에서 중국 위안화가 자치하는 비율이 한 해 전보다 무려 327% 증가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외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월 0.7%에 불과하던 것이 2.4%로 확대됐습니다.

진행자) 갑자기 위안화 결제율이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파이낸셜타임스'가 몇 가지 이유를 지목했는데요, 첫째는 미국 업계가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함으로써 수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환율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위안화 자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면서 ‘딤섬 본드’와 같은 위안화 자산을 가지고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큰 이점이라는 겁니다. 이밖에 올 들어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3.2% 하락한 것도 위안화의 무역 결제 통화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딤섬 본드’가 뭔가요?

기자) 딤섬은 만두와 비슷한 중국의 대표적인 음식인데요. 그 이름을 본따 해외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채권을 일컫는 말입니다. 최근 딤섬 본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커졌는데요. 한 예로, 중국 정부가 발행한 10년 만기 딤섬 본드의 수익률이 현재 4% 수준까지 떨어져서 미 국채 10년짜리 투자에 못지 않다고 합니다. 또 미국 건설중장비 기업 캐터필러가 최근 발행한 2016년 만기 딤섬 본드도 수익률도 2.95%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참고로 채권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채권은 가치가 뛰어 오르기 때문에 이를 갖고 있는 투자자는 더 큰 이득을 보게 됩니다.

진행자) 중국 위안화의 위상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위안화의 위상도 오르고 있는 건데요. 무역 분야로만 보면 미국은 15%가량을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는 겁니다. 금융 분석기관들은 내년 말이면 위안화 결제율이 3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는데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중국이 손해를 많이 봤는데요, 그에 대한 교훈으로 위안화의 국제화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BRIDGE #2>

진행자) 이번에도 경제 관련 소식인데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신 경기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요?

기자) 네. 베이지북을 말하는 건데요. 연방준비제도의 베이지북은 매달 한 차례 발간됩니다. 어제 (4일) 발표된 보고서는 예상보다 더딘 고용 회복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부문이 꾸준히 뒷받침 하고 있어서 미국 경제의 기초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세는 지난달 ‘완만함’에서 ‘적당함’으로 상향조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수입은 크게 늘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국의 수입이 많이 늘어나면서 무역적자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무부는 지난 4월의 무역적자를 472억 달러로 확대 수정 발표했습니다. 이는 2012년 4월 이후 월간 최대 규모인데요. 자동차와 자본재, 소비재, 그리고 식음료 수입이 특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경제에 더 안 좋은 것 아닌가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무역수지로만 보면 적자인데요, 그렇다고 이것이 미국 경제에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고용 증가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청신호라면서 경제가 견고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는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데요. 소비가 줄면서 수입까지 감소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총기협회 (NRA) 내부에서 공공장소의 총기 휴대 문제로 논란이 있었다는데,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텍사스 주에만 40개 지부를 둔 총기 옹호단체가 있는데요. ‘텍사스주 총기 휴대 찬성론자(OCT)’라는 이름의 단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단체 회원들이 매장 내 총기 반입을 금지하는 속성음식 업체가 늘자,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지난주 댈러스와 샌안토니오 등 대도시 상점과 거리에서 소총을 어깨에 둘러메고 총기 휴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미국총기협회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상식을 넘어선 이상한 짓”이라는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옹호단체가 크게 반발한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OCT 측은 총기협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는다면 협회를 탈퇴할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러자 총기협회 입법추진기구의 크리스 콕스 위원장이 이번 일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콕스 위원장은 하급 관리자의 개인 의견이 실수로 잘못 게재됐다며 총기협회는 공공장소에서도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확실하게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잦은 총기 사고로 국민들의 눈치를 살피던 총기협회가 일부 극단적인 행동에 자제를 촉구하며 선을 그었으나, 단체를 이탈하겠다는 회원들의 반발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