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 천명...아베 일본 총리 "대북 제재 해제 결정"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오늘(3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어떤 합의가 있었습니까?

기자) 예.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과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며, 인적 문화적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합의 내용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두 정상은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과거에 비해 명확히 했고요, 북 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시죠.

[녹취: 박근혜 대통령] “공동성명에서 저와 시 주석은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 실현, 평화와 안정유지가 양국을 포함한 6자회담 당사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되며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와 9.19 공동성명이 성실히 이행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점에서 과거보다 북 핵에 대한 반대 입장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는데요. ‘유관 핵무기 개발이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했던 지난해 한-중 정상 공동성명 문구보다 반대 수위가 높아진 것입니다. 다만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사용됐는데요. 북한을 직접 언급할 경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6자회담에 대한 언급도 있었죠?

기자) 예.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 또 6자회담 수석대표 간 다양한 방식의 의미 있는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조건 없는 대화 재개 요구는 거부한다는 뜻이고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회담 당사국들 간 움직임을 더욱 활발히 하자는 취지로 받아들여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동력이 만들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다른 인연이 있다죠?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시진핑 주석이 외국 정상으로는 가장 자주 만난 상대입니다. 이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을 중국말로 ‘라오펑여우’-오랜 친구라고 부를 정도로 개인적 신뢰관계가 돈독하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언제 처음 만났나요?

기자) 첫 만남은 9년 전인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야당 대표로 유력한 대권 주자로 손꼽히던 박 대통령이 다른 일정을 물리치고 시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 만남에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후 두 정상은 서한 등을 주고 받으며 인연을 이어갔고요. 지난해 초 각각 취임한 뒤에는 정상회담만 네 차례, 그리고 여섯 번째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과 동행한 경제사절단 규모가 2백 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죠?

기자) 경제사절단에는 중국 경제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먼저 중국 인터넷 경매 사이트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회장,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 톈궈리 중국은행 회장과 뉴시밍 교통은행 회장, 통신업계의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 등이 동행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인들의 주요 일정은 뭐가 있나요?

기자) 이들 중국 기업인들은 내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서 한국 기업인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포럼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백20 명의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두 나라 간 다양한 경제협력과 투자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은 지난 1992년 수교 했는데요. 그 이후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죠?

기자) 지난 1992년 8월 한국과 중국은 냉전을 넘어 역사적인 국교 수립에 공동 서명했고요. 이후 두 나라 정상들은 서울과 베이징, 혹은 제 3국에서 잇단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켰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양국의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보다 40배 가까이 늘어나 지난해 2천5백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수교 당시 13만 명 수준이던 양국 방문자 수는 8백만 명, 매주 850 편의 항공기가 두 나라를 오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일본 정부가 내일 (4일)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 일부를 해제하기로 결정했죠?

기자)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말 북-일 회담에서의 합의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일부 해제하기로 했다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특별조사위원회에 국방위원회, 국가안전보위부라는 국가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한 기관에서 전면에 나섰고, 전례없이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인적 왕래 규제, 송금, 휴대금액과 관련한 규제, 인도주의 목적의 북한 선박 입항 금지 조치 등을 해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북한 선박 청천강 호 선장과 선원 2 명이 파나마에서 아직 구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불법 무기 밀매 혐의로 기소된 북한 선박 청천강 호 선장과 선원 2 명에 대해 파나마 법원이 지난 27일 무죄판결을 내렸지만 이들은 아직 라 호야 감옥에 구금돼 있습니다. 청천강 호의 리영일 선장과 홍용현 1등 항해사, 김영걸 정치지도원의 변호인인 훌리오 베리오스 변호사는 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판결 내용이 아직 공식 통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베리오스 변호사는 공식 절차를 거쳐 청천강 호 선장과 선원들이 내일이나 모레쯤 파나마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이 북한에서 홍역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죠?

기자) 네, 유엔 세계아동기금 유니세프 (UNICEF)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한에서 홍역이 발생한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현재 확산 감시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는데요. 북한 당국이 지원을 요청하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한반도 뉴스 브리핑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