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탈북 학생들이 현재 워싱턴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북한의 개방과 남북통일 시대에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으며 선도적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나눔운동 (KASM:Korean American Sharing Movement)과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지난 3일부터 `2014 워싱턴 리더십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한국에서 선발된 탈북 대학생들이 2주 일정으로 미국내 다양한 국제기구와 유력 민간단체를 견학하며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눔운동의 나승희 대표는 7일 ‘VOA’에 탈북 대학생들이 북한의 변화와 통일시대에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나승희 대표] “우리 (탈북) 학생들이 와서 세계 경제체제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미국의 선진화된 체제와 사회에 대한 인식을 높이면서 자기가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서 후일 우리 통일의 시간, 북한 개방의 시간이 올 때 내가 어떤 분야에서 남북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탈북 대학생 8 명과 남한 대학생 1 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23일까지 계속됩니다.
학생들은 3주 남짓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IMF, 우드로 윌슨 센터, 미 외교협회,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NED), 북한인권위원회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민간단체들을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토론합니다.
또 미 독립기념일 행사 참관, 미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가와 다양한 박물관 견학, 워싱턴의 전문 직장인들과 어울리며 통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뉴욕의 민간단체들이 참여해 연수 장소가 뉴욕으로 확대됐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탈북 대학생 유모 씨는 ‘VOA’에, 우물 안에서 벗어난 느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 대학생] “며칠 밖에 안 지났는데 많이 관광을 하고 여러 기관들을 방문하면서 약간 욕심?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는 빨리 대학 졸업하고 취직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 짧은 기간에 벌써 욕심이 생깁니다. 좀 더 공부하고 싶다는.”
북한을 떠나 한국에 왔을 때 새로운 세계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미국에 와서 다시 그런 체험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나승희 대표는 단순한 리더십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찾도록 돕는 게 이 프로그램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나승희 대표] “지식과 리더십, 사회에 대한 이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가에 대한 이해, 그런 것들을 잘 조합하려고 합니다. 그냥 단순한 리더십 스킬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또 단순히 미국사회만 보자는 게 아니라 세계와 미국사회를 알면서 나 자신은 어떻게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하는지, 또 새롭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그런 것에 대한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던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 게 저희가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나 대표는 과거 세계은행에 근무하면서 옛 동유럽 국가들의 개발을 도울 때 다음 세대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탈북 대학생 뿐아니라 남한 대학생도 올해 프로그램에 합류했고, 앞으로는 북한의 젊은이들도 직접 참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나 대표는 북한의 부모들도 자녀의 교육과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자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나승희 대표] “미래 긍정적인 가능성을 믿고 내가 나의 아이를 믿고 내가 용기를 갖고 나의 아이에게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품을 수 있게 해줘서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미래, 긍정적 미래,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런 생각들을 부모가 먼저 해야 자녀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부모들이 먼저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 대한 믿음, 긍정적 마음을 갖고 자녀들을 믿고 자녀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부모님들이 용기를 내시기 바란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