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 국방외국어대학의 ‘한국어 웅변대회’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주제로 연설한 병사가 최고상을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남편이 정말 보고 싶어요. 남편은 지금쯤 죽었을 거예요. 죽지 않았다면 아직도 강제수용소에서 매일매일 매를 맞으며 고생하고 있을 거예요.”
“저는 전 씨 이야기를 듣고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전 씨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북한 강제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또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 달 미 국방외국어대학에서 열린 한국어 웅변대회에 참가한 서아라 이병의 연설내용 중 일부입니다.
주한미군 등으로 파견될 병사들에게 한국 말과 문화, 역사 등을 가르치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몬트레이의 미 국방외국어대학 (DLI) 한국어과 교수평의회는 매년 6.25전쟁 기념일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웅변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이 대회의 주제는 ‘한국에 대해 배운 것, 내가 좋아하는 한국’, ‘북한’, ‘6·25전쟁’ 등으로 매년 같은데요, 학생들은 연설 내용을 직접 한글로 쓰고 말합니다.
심사는 내용의 독창성, 어휘와 문법 구사 능력, 발음의 유창성과 내용 전달력, 그리고 청중들의 반응이 기준이 되며 5분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대회 예선을 거친 13 명 가운데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소재로 연설한 서아라 이병은 정확한 발음과 호소력 있는 표현으로 최고상인 총사령관상을 받았습니다.
필리핀계 미국인으로 본명이 어거스틴 시아라인 서 이병은 북한의 인권에 대해 연설한 이유에 대해 자유와 인권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VOA’에 말했습니다.
[녹취:서아라 이병] “I’ll be able to help them tell their stories and spread the knowledge about what’s going on in North Korea..”
서 이병은 인터넷 동영상 싸이트에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여성을 보았고 자료를 조사했다며, 한국말을 더 열심히 공부해서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서 이병은 웅변대회에서 “여러분, 북한의 강제수용소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란 질문을 시작으로 자신이 알게 된 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전했습니다.
서 이병은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우리가 지옥 같은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인권을 돌려주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주민을 구할 수 있습니다. 6.25 전쟁 같은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 이병은 청중에게 자신이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서 한국말을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는 다짐을 호소력 있게 전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아라 이병] “여러분, 우리 모두 지금부터 한국말을 더 열심히 공부합시다!”
한국어과에 속한 군인 학생들은 한국 이름을 갖게 되는데요, `내가 좋아하는 한국’이란 제목의 연설로 3위를 한 이영훈 일병은 태권도에 대해 설명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영훈 일병] “I explained that once I became a second degree black belt..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걸 알고 보니 한국문화를 더 많이 경험해 보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한국전쟁의 영웅들’이란 제목으로 2위를 차지한 강유미 일병은 한국 역사에서 6.25 전쟁이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란 내용을 일화를 들어 연설했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국방외국어대학 한국어과 교수평의회장 황인주 교수는 한국전쟁을 기억하기 위한 목적으로 12년 동안 열린 이 행사의 학생 참여도가 매우 높다며, 64주 동안 한국말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한국과 북한을 배우는 동기를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황인주 교수] “한국전쟁 때문에 우리가 (한국이) 미국의 도움이 필요했고 지금까지도 도움을 받고 있다. 여러분이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한반도를 돕기 위한 것이다. 동기 부여가 되고 조사들을 하니까 효과가 있어요. 많은 학생들이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의 일환으로 되기도 하고요 ”
행사에서 축사를 한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한국어교육원 신주식 원장은 미국인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에 깜짝 놀랐고, 서 이병의 연설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신주식 원장] “미군 병사가 북한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고마웠고..”
신 원장은 미 국방외국어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과 협력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