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 이달 말 퇴임…북한 인권 큰 관심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6년 임기를 마치고 이달 말 퇴임합니다. 유엔 인권 수장으로서 전세계 인권 상황을 감시해 온 필레이 최고대표는 북한인권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8년 현직에 임명된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6년 동안 재임하면서 전세계의 인권 침해를 감시하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스리랑카, 이집트, 시리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등 분쟁국가는 물론 여성과 장애인, 소수민족과 성 소수자 등의 인권 문제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특히 4년 임기를 모두 마치고 2년 더 임기가 연장된 2012년 이후에는 북한인권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필레이 최고대표] "The situation of DPRK remains serious concerns…"

필레이 최고대표는 2012년 6월 열린 제 20차 유엔 인권이사회 개막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치범 수용소와 공개처형, 지속적인 식량 부족 문제 등을 언급했습니다.

팔레이 최고대표는 유엔 인권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제네바 유엔본부를 방문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을 만나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 조사를 촉구한 지난해 1월15일의 특별성명은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공론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후 두 달여 뒤인 지난해 3월 북한의 인권 침해를 조사할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설치를 결의했습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이 이끈 COI는 올해 2월 발표한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사례 중 많은 경우가 국가 정책에 따라 자행된 반인도 범죄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COI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필레이 대표] "Although this mission was not permitted to enter the country…"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북한에 가서 직접 조사를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방법의 자료수집을 통해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밝혀냈다는 겁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지난 4월에는 한국 외교부에 서한을 보내 북한인권 현장사무소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북한인권 문제 해결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편 유엔총회는 지난 6월 16일 필레이 최고대표의 후임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이 지명한 요르단의 제이드 알 후세인 왕자를 차기 유엔 인권최고대표로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아랍과 이슬람 국가 출신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압둘라 요르단 국왕의 사촌인 제이드 차기 최고대표는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유엔주재 대사와 미국주재 대사, 멕시코주재 대사 등을 지냈습니다.

제이드 차기 최고대표는 특히 국제형사재판소 ICC 설립에 주된 역할을 하는 등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유고슬라비아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참가하는 등 유엔 평화유지 활동 전문가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이드 차기 최고대표는 오는 9월 1일부터 4년의 임기를 시작합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