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북한 가구 87%, 영양 부족 겪어'

지난 1월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밀가루 포대를 나눠주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자료사진)

북한 가구의 87%가 올해 2분기 (4월-6월)에 영양 부족을 겪었다고 세계식량계획 WFP가 밝혔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에 비해 더 증가한 것입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는 올 4월에서 6월 사이 북한 내 10 가구 가운데 거의 9 가구가 영양 부족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12일 발표한 2분기 북한사업 평가보고서에서 북한 내 140 개 가구를 직접 방문조사한 결과 87%인 121개 가구가 식량 부족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 가구의 81%가 영양 부족을 겪었고, 올 1월에서 3월 방문 가구의 79%가 영양 부족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식량 사정이 더 나빠진 것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올 초봄 가뭄이 식량 상황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문 가구들은 모두 하루 세 끼를 먹었지만 이 중 39%는 세계식량계획 요원들이 방문하기 일주일 전부터 고기나 생선, 달걀, 콩 같은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못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못하는 비율이 지난 3분기 이래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올 2분기 방문한 가구들에서 고기나 콩을 섭취한 기간은 주 당 평균 1.1일에 불과했다며, 단백질 섭취 횟수가 매우 적어 필요량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방문 가구의 80%가 식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 대부분은 친구나 친지들로부터 식량을 얻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먹고 싶은 음식보다는 값싼 음식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위기를 넘기고 있다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식량 부족에 대처하는 북한 주민은 지난 1분기에 비해 35% 증가했습니다.

한편 유엔 요원들은 지난 4~6월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745 차례 식량 분배 감시 활동을 펼쳤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특히 스위스와 노르웨이 대사, 세계식량계획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무소 소장,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OCHA 관리가 평양 내 혼합식 식품가공공장과 황해북도 사리원 시 유치원과 가정을 방문해 지원 상황을 둘러봤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