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한에 특사 논의 제의...박근혜 대통령, 남북 외교장관 대화 바람직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대북 특사 선정을 놓고 북한 당국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북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VOA'에, 국무부가 특사 후보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조속히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대북 특사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에 어떤 급의 인사를 원하는지 알려달라고 문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북한 측은 특사 후보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억류 미국인들의 “불법 행위”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원칙만 미국 측에 전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금까지 킹 특사의 방북은 원치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었죠?

기자)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배 씨 석방 협상을 위해 킹 특사를 초청한 뒤 갑자기 취소했었습니다. 여기에 리동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4월 킹 특사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북한을 방문해 억류자들을 데려온 전례들이 있죠?

기자) 예. 2009년에 여기자 두 명의 석방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10년에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 석방을 위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전례가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고, 남북한 대표들이 참석 중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는데요.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박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측에 했던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에 대해 북한이 이번 총회 기간 중 대화를 하자고 호응해 오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남북한의 외교장관들이 그런 문제를 갖고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모두 유엔총회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박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기자) 예.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과 실천 의지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한국 정부가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죠?

기자) 예. 류 장관은 오늘 통일 관련 국제 세미나에 참석해 통일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본입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류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특정한 상황을 전제로 이른바 흡수통일을 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런 통일을 바라지도,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떤 견해를 밝혔습니까?

기자) 한반도 주변 4개국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평화적인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면 남북한 뿐만 아니라 주변국들도 상당한 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들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동북 3성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가져오고, 유라시아 철도와 천연가스 송유관 연결을 가져와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한 투자가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한국주재 중국대사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죠?

기자)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오늘 서울에서 열린 한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머지 않아 실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추 대사는 북-중 두 나라가 줄곧 정상적인 양자관계를 유지해 왔고 이전에 양국 지도자 간 왕래도 있었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방중 시기에 대해서는 북-중 관계가 좋으냐 나쁘냐 이런 것과 연관시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북한 주민의 영양 부족 실태가 아시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이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예.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10 명 중 4 명이 영양 부족 상태입니다. 2012년에서 2014년 기간 중 북한에서 영양 부족을 겪은 주민 수가 930만 명에 달했는데, 전체 인구의 37.5% 수준입니다.

진행자) 아시아 지역 다른 나라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북한의 영양실조 비율은 아시아 38개 나라 가운데 가장 높은데요. 북한에 이어 타지키스탄이 32.3%, 동티모르 28.8%, 예멘이 25.7%의 영양실조 비율을 보였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북한 보다 전체 인구 대비 영양실조 비율이 높은 나라는 전체 조사대상국 115개 나라 가운데 단지 2개 나라로, 48.3%인 아프리카 잠비아와 51.8%인 아이티 뿐이었습니다.

진행자) 중동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에 파견된 북한인 근로자 5 명이 건설 작업 도중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발행되는 영어 신문 ‘걸프 투데이’는 알 아인 시 알 바스라 지역의 전력망 확충 공사현장에서 시멘트 벽이 무너져 5 명의 아시아인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소식통은 어제 `VOA'에, 당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모두 북한 수도건설사 소속 북한인 근로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사망한 북한 근로자들의 시신은 어제 쿠웨이트에서 북한으로 가는 고려항공으로 운구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에 파견돼 주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수는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