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료진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치료를 위해 최근 방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제1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병 치료 차 방북했던 프랑스 의사는 김 위원장 담당 의료진과 병원 시설이 선진국 수준이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과거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치료했던 프랑스 의사 프랑수아-자비에 루 박사가 1일 ‘로이터 통신'에 북한 최고 지도자 전담 의료진과 시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루 박사는 지난 1993년 말을 타다 머리를 다친 김 위원장의 치료를 돕기 위해 처음 북한 측과 접촉한 뒤 2008년에는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김 위원장을 직접 치료했습니다.
루 박사는 북한 의사들의 의료 지식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며, 치료에 대해 의논할 때는 마치 유럽의 의사들과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의료진이 자신과 같은 수준이었고 의료시설도 매우 좋았다는 겁니다.
루 박사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 ‘AP 통신'에 2008년 당시 평양적십자병원에서 김 위원장을 치료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녹취: 루 박사] “프랑스어…”
적십자병원에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은 의식을 잃은 채 위중한 상태에 있었지만 자신과 동료들의 치료로 회복된 게 확실하다는 겁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적십자병원은 평양에서 희귀질병을 주로 취급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말년에 비밀스런 봉화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아왔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도 이 곳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봉화진료소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봉화진료소는 빽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헬기장이 있으며, 지난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을 앓은 이후 대대적인 확장 공사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북한 지도부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영국의 마이클 매든 씨는 ‘로이터 통신’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치료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았다면 봉화진료소 의료진이 담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봉화진료소는 외부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 곳에 요새처럼 위치해 있으며 북한 최고위급 특권층과 가족들만 이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현금을 내야 약을 구입할 수 있는 형편이며, 경제정책 실패로 대부분의 의료시설이 열악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북한과 영국 수교의 산파 역할을 했던 제임스 호이어 전 외교관은 이 통신에, 북한 내 지방 진료소의 경우 맥주병을 링거용으로 재활용할 정도로 열악하며, 의료진은 있어도 시설과 장비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 제1위원장 가족이 아버지처럼 특별한 의료시설이 갖춰진 별장에서 요트와 제트스키, 승마를 즐긴다며 김 씨 일가의 휴양과 요양 형태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의 루 박사는 2008년 김정일 위원장을 치료할 때 김정은 제1위원장을 직접 봤다고 회상했습니다.
루 박사는 당시 김 제1위원장은 지금처럼 거창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 아버지의 병에 대해 매우 염려하는, 평범한 아들의 감정을 보였다며, 그가 어리고 날씬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