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 고위급 접촉 약속 지킬것"...장일훈 차석대사 "북한 인권 현장실사 가능"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 시간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은 남북간 2차 고위급접촉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약속인 만큼 지켜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류길재 장관은 오늘(21일) 고위급 접촉이 열리면 많은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이뤄진 황병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전격적인 한국 방문에서 보인 여러 발언들을 보면 관계개선의 뜻을 읽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서해 상의 충돌과 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 군의 사격 등 도발이 있었기에, 2차 남북 고위급접촉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류 장관은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한국의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고 이런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로써 남북 관계 개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류 장관은 이와 관련해 2차 고위급 접촉이 개최되면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어 5.24 제재 조치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그리고 대북전단 문제 등과 관련해 이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군사분계선을 둘러싼 남북간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죠? 지난 18일과 19일에도 군사분계선에서 남북한이 총격전을 벌였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격전 이후에도 남북한은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20일 저녁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정찰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한국 측으로 보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답신을 통해 북측이 지난 18일과 19일 이틀 연속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것에 대한 정당한 경고사격을 실시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북측이 도발행위의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는 데 대한 유감을 표하며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기자)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긴장이 지속된다면 충돌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통일연구원 정영태 박사는 북한의 도발 행위가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좀 더 큰 형태의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장일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VOA와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북한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우선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6자회담을 한다, 안한다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금 상황으로는 6자회담을 해서 뭘 얻겠냐는 의문이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이 북한을 계속해서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북한의 자주권도 인정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북한은 이미 핵 보유국임을 헌법으로 명시했고, 병진노선 정책을 밝힌 상황이라고 장 차석대사는 말했습니다. 장 차석대사는 또 미국이 인권문제를 제기하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도 대미정책을 전면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장 차석대사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현장 실사도 논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죠?

기자) 예. 장 차석대사는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뇌부까지 처벌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제 가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와 대화, 협력을 하고 성의를 보이려고 하는데, 국제사회에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실사도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제사회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북한 관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인 억류 문제인데요. 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기자) 북한 사법부에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특별사면이 없다면 자기 형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장일훈 차석대사는 말했습니다. 억류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한 특사 파견 문제와 관련해 일체 전직 대통령을 오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킹 특사가 두 번 북한을 방문하려다 무산된 것은 시기가 안 좋았을 뿐이지 킹 특사였기 때문에 무산된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억류 미국인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하나요?

기자) 미국인들의 건강 문제를 언급하면서 인도주의적으로 사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장 차석대사가 말했습니다. 장 차석대사는 그러나 미국인들이 잡히면 매번 인도주의 문제로, 건강이 나빠서 뭐 해달라 그래서 북한 사법부에서는 쉽게 처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기본합의 타결 20주년을 맞아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주역들이 어제 워싱턴에서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죠?

기자) 당시 미국의 협상 대표로 활약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시간이 갈수록 북한 핵 문제는 악화될 뿐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개발을 계속해온 북한이 핵미사일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을 바꾸는 중대한 사태라는 겁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 핵 문제는 미루면 미룰수록 해결이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반대되는 의견도 있었나요?

기자) 예.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핵 협상에 다시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 2.29 합의 파기로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외교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믿음이 깨졌다는 겁니다. 특히 핵 활동과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골자로 한 2.29합의조차 북한이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북한과 탐색적인 외교를 벌이자는 제안을 백악관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새모어 전 조정관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죠?

기자) 박 대통령이 보름 뒤 베이징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 가는데, 그 때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취임 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오는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의제를 비롯해 막판 조율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 등 양국간 실질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