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태권도인들이 내년 4월 북한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무장지대 (DMZ)를 거쳐 한국으로 입국해 ‘태권도로 하나 되는 남북한’을 연출할 계획이어서 주목됩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태권도인들이 북한에서 비무장지대를 거쳐 한국으로 내려오는 ‘남북한 태권도 종단’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 4월11일 평양에서 열리는 태권도 창설 60주년 기념식에 맞춰 북한을 방문한 뒤 판문점에서 통일을 상징하는 짧은 행사를 갖고 곧바로 한국 땅을 밟겠다는 계획입니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는 1955년4월11일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태권도라는 명칭인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 날을 태권도 원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남북한 방문 행사를 기획한 미국 ‘태권도 타임스’ 잡지의 정우진 대표는 1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태권도의 역사적 의미를 남북한에서 동시에 기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태권도 60, 환갑이라서, 세계 태권도인들이 동양의 환갑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서 오래 전부터 추진을 하고 있어요.”
태권도인들은 내년 4월 8일 북한에 입국해 10일까지 평양의 ‘태권도 성지’ 등에서 시범과 세미나에 참석합니다. 이어 11일 판문점으로 이동해 남북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상징하는 송판 격파 시범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현장에서 바로 한국으로 입국해 서울을 거쳐 무주 태권도원, 제주도의 ‘주먹탑 (태권도탑)’ 등을 돌아본 뒤 14일 출국하게 됩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남북한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넘는 동선입니다. 남북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절차이지만, 양측으로부터 이미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입니다.
[녹취: 정우진 대표] “지금 이걸 추진하면서 미국과 북한과 남한에 물어봤어요. 그런데 세 나라 다 긍정적이고 굉장히 환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정 대표는 내년 남북한 방문단 규모를 1백 명 안팎으로 잡고 있다며, 지금까지 50명 정도의 미국 태권도인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앞서 지난 2007년과 2011년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주최했습니다. 당시 미 서부와 중부, 동부 주요 도시들에서 진행된 공연은 미 언론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