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니 해킹 배후 북한 결론'...한국 "북한 개성공단 규정 변경, 남북관계 저해"

한반도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한반도 뉴스 브리핑’시간입니다. VOA 이연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소니 영화사의 내부 정보와 미개봉 영화를 유출시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해킹 사태의 배후가 북한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은 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국 정보 당국이 소니 영화사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 등 미 주요 매체들은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소니 컴퓨터 시스템 공격에 “중심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결론 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해킹은 북한 외부에서 이뤄졌지만 실제 공격을 가한 해커들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에 북한 정부가 연관된 증거가 발견됐다는 건가요?

기자) 네, 한 당국자는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북한 정부가 연관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CNN’ 방송은 미국 수사당국이 빠르면 18일 이번 해킹을 지시한 주범이 북한 정권이라는 결론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사이버 테러 혐의로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난할지 논의 중이며 어떤 대응을 할 지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기자) 오바마 행정부 일부 관리들은 김정은 정권에 이 문제의 책임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를 캐기 위해 북한 컴퓨터 시스템에 어떻게 침투했는지를 공개하는 문제가 남는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관리들은 이 문제로 북한과 직접 충돌하는 것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그런 상황을 바라는 북한의 희망대로 흘러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소니 영화사는 결국 25일로 예정된 영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극장 업체 대다수가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한 점을 고려해 극장 개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게 소니 영화사측 설명입니다. 앞서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시네마크 홀딩스 등은 영화의 상영 계획을 포기 또는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영화 ‘인터뷰’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 장면과 관련해 국무부 고위 관리의 자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문제가 된 장면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포격을 받아 머리카락에 불이 붙고, 결국 머리가 터져 죽는 영화의 절정 부분입니다. 북한이 지난 6월20일 무자비한 대응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결정적인 이유인데요, 당시 미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이 영화를 제작한 소니 영화사 측에 북한의 위협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비스트'는 해킹으로 유출된 소니 영화사 간부들의 이메일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부도 보도 내용을 확인했지요?

기자) 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담당 차관보가 소니 최고경영진과 대화를 나눴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다양한 민간 단체, 개인과 아시아 외교정책을 논의하는 정례적 접촉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보도내용과 달리 로버트 킹 특사는 영화 ‘인터뷰’를 보지 않았고, 소니 측과 직접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북한이 5년 안에 적대국의 산업시설을 마비시킬 수 있는 첨단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제임스 루이스 전략기술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의 한미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지난 10년 동안 대규모 사이버 전사들을 양성하고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강화해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사이버 능력을 계속 강화한다면 적대국의 산업시설을 겨냥한 첨단 사이버 공격 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북한이 앞으로 5년 안에 역사상 가장 강력한 사이버 공격으로 평가되는 스턱스넷을 감행할 수 있다고, 루이스 국장은 내다봤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첨단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미국과 심각한 분쟁이 있지 않는 한 실제 사용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은 예외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뉴스 브리핑 듣고 계십니다. 탈북자들이 만든 서울의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오늘 새벽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이 소식 살펴보죠?

기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로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의 홈페이지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오늘 새벽 1~4시 사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홈페이지 운영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표는 `자유북한방송' 홈페이지 내 기존 기사들이 부분적으로 삭제되고 그 자리에 100여 개의 ‘우리민족끼리’ 기사들이 채워져 있었다면서 북한의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한 북한인권 결의안이 오늘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예정이지요?

기자) 네, 유엔총회는 오늘 전체회의에서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결의안은 특히 안보리가 북한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회부하고 효과적인 맞춤형 제재를 실시하는 등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후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는 유엔 안보리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안보리는 오는 22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인권 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할 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노동규정 변경 조치는 남북관계 진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식 전해 주시죠?

기자)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오늘 서울에서 열린 통일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노동규정 변경 조치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류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이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남북 간 합의로 공단을 운영한다는 약속이 깨지면서 남북관계의 진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류 장관은 또, 북한의 조치가 앞으로 북한의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지요?

기자) 북한 당국이 임금 인상만을 시도한 채 경영환경이나 노동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 한다면, 개성공단의 투자환경을 악화시켜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경제개발구의 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류 장관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