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 북-중 월경 살인, 2000년 이후 수 십 건'

지난 2013년 12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과 마주한 북한 신의주에서 병사들이 초소를 지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북한 군 탈영병의 살인 사건을 계기로 중국 국경지역에서 자행되는 북한인들의 범죄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살인 사건만 수 십 건에 달하고, 이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중국인들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주간지 ‘남방주말’ 최신호가 북-중 국경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인들의 범죄행위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남방주말’은 ‘권위 있는 소식통’의 말이라며, 지난 2000년 이후 북한인들이 국경을 넘어가 중국인들을 살해한 사건이 수 십 건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약탈범죄도 100 건이 넘어 중국 정부가 국경지대에 철조망과 순찰도로를 보강하고 있지만 북한인들의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경지대의 산업이 쇠퇴하면서 중국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바람에 마을에는 노약자들만 남아 치안이 더 불안해졌다는 겁니다.

지난달에는 북한 군 탈영병이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허룽시 난핑에서 주민 4 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는데, 중국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이를 공식 확인하고 북한 측에 항의까지 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도 북한인이 난핑의 일가족 3 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그동안 북한인에게 살해된 주민이 20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난핑 주민들 가운데 북한인들의 범죄를 견디다 못해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두만강 유역 지린성 일대에서는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한 이후 북한 병사나 주민이 국경을 넘어 중국 농가를 약탈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2월에는 20대 탈북 남성이 옌볜 주 옌지 시의 민가에 들어가 70대 조선족 부부를 살해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옌볜 주의 외국인 범죄 발생률은 전국 평균의 30배를 웃돌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옌볜 주 검찰이 처리한 외국인 범죄자 가운데 북한 국적자는 전체의 80% 가까이 됩니다.

북한인들의 범죄 혐의는 살인과 강도, 밀수, 마약 판매 등 다양합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강화한 뒤 북한인들의 범죄가 발생한 점도 눈에 띱니다.

이와 함께 식량과 돈을 약탈하기 위한 북한 군인들의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방주말’은 이른바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 군인은 최소한의 의식주가 보장돼야 하겠지만, 북한 군인들이 국경을 넘어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사실은 북한 군 역시 심각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