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본부건물이 새 주인을 맞게 됐습니다. 전 참의원 의원이 거래를 중개했는데, 건물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던 조총련 측이 임대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넘겨받은 일본 부동산업체 마루나카 홀딩스가 다른 부동산 회사와 전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구입한 회사는 야마가타 현에서 영업하고 있는 그린 포리스트 부동산 회사입니다.
일본 언론들은 28일자로 계약이 체결됐으며 계약금액은 낙찰가의 두 배인 44억엔, 미화로 약 3천 7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마루나카 측은 그동안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임대할 계획이 없으며 순전히 투자 목적이라고 밝혀왔습니다.
그린 포리스트는 이미 대금을 지급하고 해당 기관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는 데는 야마우치 도시오 전 참의원 의원의 역할이 컸습니다. 야마우치 전 의원은 자신이 거래를 직접 중개했다며, 북-일 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 조총련 측에 건물과 토지를 임대해줄 전매처를 찾고 있었다고 일본 ‘NHK’ 방송에 밝혔습니다.
야마우치 전 의원은 또 이 문제를 해결해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일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었다고 ‘교도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지난해 5월 마루나카 측에 조총련 중앙본부의 매각을 타진해 매각처 선정을 포함한 중개업무를 맡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뒤 조총련 측의 의향을 확인해 이번 전매계약을 매듭지었다는 겁니다.
일본 공안당국도 그린 포리스트와 조총련 간에 임대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조총련 중앙본부 문제는 북-일 간의 민감한 현안이었습니다.
북한은 조총련이 실질적인 일본 내 북한대사관 역할을 했다는 점을 들어 본부 매각에 반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문제가 사법부 소관사항인 만큼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번 전매계약을 통해 조총련이 본부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됨에 따라 북-일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조총련 본부건물은 재일조선인계 신용조합이 파산하면서 지난 2013년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1차 경매에서는 낙찰자가 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구입을 단념했고, 2차 경매 낙찰자는 서류 미비 등의 이유로 법원이 매각을 불허했습니다.
이후 차점 입찰자인 마루나카가 낙찰자로 결정돼 소유권을 넘겨받는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