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대학의 학생 단체가 탈북자들을 초청해 북한의 인권 실태에 관해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 탈북자들의 증언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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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지현아] “중국 학생이라면 적어도 사과 한 마디는 할 줄 알았어요. 중국이 북송 시키지 않는 탈북자들이 있다고 했는데, 뇌물을 갖다 바치기 때문에 북한으로 안 보내는 거예요.”
중국 정부에 의한 강제북송만 세 차례, 인신매매, 마취 없는 낙태 수술, 다리미 고문 등 세 차례 북송과 네 차례 탈북 과정에서 끔찍한 시간을 보냈던 탈북 작가 지현아 씨가 중국 학생의 질문에 답한 내용입니다.
중국 학생은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체포해 강제북송 시킨다는 증언에 대해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전부 북송시키는 건 아니라”며 “만약 당신들이 중국 정부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탈북자 김요한 씨는 중국이 탈북자를 북송시키면 탈북자 한 사람당 3 달러를 중국 정부가 받는 협약을 북한과 중국이 맺었다며, 관심은 고맙지만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김요한] “여러분이 좀 깊이 있게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보시고, 여러분이 더 나서서 중국 정부가 북한 정권을 대하는 문제 만큼에서는 유엔에서 떳떳한 발언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중국의 젊은이들이 그 일을 해주기를, 당신이 해주기를 바랄게요.”
200여 명의 조지타운대학 학생들은 이날 교내 북한인권모임 THiNK가 마련한 포럼에서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행사를 주관한 THiNK의 샤킬 제임스 공동대표는 `VOA’에 행사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샤킬제임스] “ THiNK is really dedicate of raising awareness about the humanitarian ..
THiNK가 지금까지 북한인권 단체나 탈북자들을 초청해 증언을 들어왔으며, 학생들에게 탈북자들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증언하는 것은 북한인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THiNK의 방향과 일치한다는 설명입니다.
김요한 씨와 지현아 씨는 한국 내 30개 단체들이 연대해 조직한 ‘북한의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한 전세계 연대’(Worldwide coalition to Stop Genocide in North Korea: WCSGNK)의 공동대표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두 사람 외에 역시 공동대표인 주찬양 씨와 김산 씨까지 모두 네 명의 탈북자가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각자가 북한에서 겪은 경험에 대해 증언했는데요, 20대 여성 주찬양 씨는 ‘장마당 세대’로 1999년부터 매일 `VOA’ 등 해외방송을 들었다며, 가족들이 먼저 탈북한 뒤 자신은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며 혼자 살다가 2011년 한국에 입국했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장마당 세대가 더이상 북한 정권을 숭배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자유를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는 지현아 씨는 지난 2007년 한국에 입국하기까지 인신매매에 팔려가는 고통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은 집단학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 씨는 북송과 탈북 과정에서 겪은 모든 사실을 당시 눈으로 찍고 머리에 담았다며, 2011년 발간한 ‘자유 찾아 천 만리’에 모든 것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요한 씨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 당시 경험을 전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금속을 팔아 연명했는데 당국이 금속 도둑을 총살하라는 명령을 내려,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요한] “ 쇠창살에 열쇠가 하나 끼어 있더라고요. 그 열쇠로 감옥의 철창을 14시간 동안 뜯어서 빠져 나왔고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이 교회였습니다. “
김 씨는 이후 기독교인이 돼 북한에 다시 들어가 지하교회의 실체를 보게 됐다며 지하교회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요, 질의응답에 참여한 박규리 학생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듣고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박규리]”장마당 세대들과 국민들 스스로 뭔가 변화하려는 시도를 있구나, 희망을 본 것 같아서 좋았고. 북한 사람들도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는데 자유라는 한 가지가 없어서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 자유가 주어지면 북한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존 로드리게즈 학생은 강제낙태 등의 이야기는 이해조차 할 수 없었다며, 탈북자들의 증언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드리게즈]” I can’t even comprehend what she went through. Like, when she ..
김요한 씨는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인 `홀로 아리랑’을 학생들에게 불러줬고, 학생들은 행사 뒤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주찬양 씨는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국제사회가 좀더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녹취:주찬양] ”저희 28명이 죽을 때 한 명이 탈북에 성공해요. 28명이 끌려갔을 때 저는 살았어요. 제발 북한 주민들을 우리를 통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북한 내부에서 도움의 손을 내밀고 있는 생명들에 포커스를 맞춰 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스타도 아니고 고향이 북한인 것 밖에 없잖아요. 내가 여기 왜 있지? 나를 통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북한 주민을 봐줬으면 좋겠어요. 사랑으로."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