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 '북한 언론자유 세계 최악 수준'

지난 2013년 12월 평양의 한 지하철역에서 주민들이 장성택 숙청 소식이 실린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열악한 언론 상황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국제 언론 감시단체가 밝혔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여전히 언론과 정보에 대해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언론자유가 또 다시 세계 최악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11일 발표한 ‘2015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을 조사 대상국 180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에 있는 에리트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최악의 언론탄압 국가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은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이 단체가 2002년부터 발표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벤자민 이스마엘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열악한 언론 상황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국장] The situation has not changed much in the country…

북한 정부가 여전히 언론과 정보에 대해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스마일 국장은 일부 관측통들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서방에서 유학했다는 이유로 북한의 언론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도 했었다며, 하지만 그 같은 기대는 곧바로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김정은 정권이 내부적으로 숙청을 단행하고 정보에 대한 탄압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은 인력과 기술, 돈을 들여 정권의 선전,선동에 열중하고 있다고, 이스마일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이스마일 국장은 북한당국이 언론 자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언론 기관의 출현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스마엘 국장] letting emergence of true independent press in the country ……

북한에서 독립적인 언론 기관이 등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이스마일 국장은 북한 당국이 외국 언론사들이 평양에서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스마일 국장은 현재 평양에 미국의 AP통신과 중국의 신화통신, 러시아의 이타르 타스 통신 등이 주재하고 있지만, 이들 언론사들은 자유롭고 독자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마일 국장은 북한당국이 독립적인 언론 기관을 허용하고 외국 언론사의 자유로운 취재를 허용하더라도 정권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해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언론자유를 가장 잘 보장하는 나라로 핀란드가 꼽혔고,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나라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49위로 지난 해 보다 3계단이나 하락했습니다. 한국도 60위로 3단계 떨어졌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