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려면 사이버 공격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미국 국가안보국 책임자가 밝혔습니다. 수많은 화제와 이변이 발생하는 ‘3월의 광란’, NCAA 주최 남자 대학농구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점점 더 많은 미국 사람이 커피 대신 차를 찾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오늘 첫 소식입니다. 사이버 공격이라면 해킹같이 전산망을 망가뜨리거나 전산망에 안에 들어있는 정보를 빼낼 목적으로 개인이나 조직의 전산망을 공격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인터넷 관련 분야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사이버 공격도 자주 벌어지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이 사이버 공격을 억제하는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증언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클 로저스 미국 국가안보국 국장이 19일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와서 증언했는데요. 로저스 국장은 미국이 보유한 사이버 공격 억지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방금 국가안보국 수장이 청문회에 나왔다고 했는데, 이 국가안보국이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네. 영어 약칭으로 NSA로 불리는데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비밀감청 프로그램으로 작년에 언론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 조직이죠? NSA는 국가안보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 해독, 번역, 분석하는 정보기관입니다. NSA는 또 미국 정부의 통신체계와 전산망을 보호하는 임무도 맡고 있는데요. 현역 해군 장성인 마이클 로저스 NSA 국장은 미국 사이버 사령부의 책임자도 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NSA는 미국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군요? 그런데 말이죠? 미국이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을 가진 나라로 알려졌는데,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 게 좀 뜻밖이네요?
기자) 미국에서도 이런 말이 나올 만큼 요즘 사이버 공격이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정교하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로저스 NSA 국장은 현재와 같은 대처 방안으로는 다양한 사이버 공격을 물리치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와 같은 대처 방안이 뭐길래 부족하다는 말입니까?
기자) 현재 미국의 반 사이버 공격 체계는 주로 방어 중심입니다. 일단 전산망 주변에 방화벽 같은 방어물을 쌓아놓고 있다가 외부에서 공격이 들어오면 그제야 대응하는 방식인데요. 로저스 국장은 이런 방식으로는 사이버 공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방어적인 방식이 아니면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죠?
기자) 네. 로저스 국장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억지력을 키우려면 방어 능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 능력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격이 가장 좋은 방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방어는 방어대로 하면서 공격해오는 상대방을 반격할 능력도 있으면 사이버 공격을 막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과거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적이 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미국이 이스라엘과 협력해서 이란 핵 개발을 방해하려고 이란 핵 시설에 설치된 전산망을 공격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했듯이 정보를 빼내거나 필요할 때 전산망을 파괴하려고 다른 전산망에 몰래 비밀 프로그램을 심는 것도 미국이 수행하는 사이버 공격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말이죠? 사이버상에서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할 능력도 있어야 한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북한을 겨냥한 말 같기도 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청문회장에서 북한 얘기도 나왔는데요. 북한이 영화 ‘인터뷰’를 만든 소니 영화사 전산망을 해킹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미국 정부가 북한을 제재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최근에 북한 인터넷이 불통된 것이 미국이 감행한 사이버 공격 탓이라는 말도 있는데,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안에선 북한이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에 충분하게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저스 국장도 미국에서 정보를 빼간 중국이나 다른 나라 해커들이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고 작년에 지적했는데요. 이런 말들을 종합해보면 사이버 공격 능력을 길러서 소니 영화사 해킹 같은 일이 생기면 바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측에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이 사이버 공격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과 국무부, 그리고 국가안보국이 소속된 국방부 안에서도 사이버 공격이 예기치 않은 결과, 예를 들면 외교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로저스 NSA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도 아직 사이버 공격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핵무기 등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분야에서도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형태로 공격이 허용될지 같은 문제를 정책 결정자들이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고 로저스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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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그런가 하면 바로 어제죠? 3월 19일부터 미국에서는 이른바 ‘3월의 광란’이 시작됐는데요. NCAA 토너먼트라면 미국 남자 대학농구를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대학체육협회, NCAA가 주관하는 남자 대학농구 대회를 말하는데요. 이 대회는 ‘3월의 광란’이라 불리면서 3월 19일부터 4월 6일까지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합니다.
진행자) 미국 남자 대학농구 대회가 왜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건지 잘 아시죠?
기자) 네. 3월에 열리는 이 대회를 사람들이 무척 좋아해서 붙어진 이름이죠? 아주 좋아서 광란에 이를 지경이라고 해서 ‘3월의 광란’이란 이름이 붙은 겁니다.
진행자) 미국 사람들은 프로 운동 경기 가운데 미식축구나 야구, 아이스하키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남자 대학농구는 이런 프로 운동 경기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3월의 광란’이라고 하겠습니까. 한 운동 경기의 인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방송 중계권료, 즉 운동 경기를 방송하는 방송사가 대회 주최 측에 줘야 하는 돈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미국 CBS 방송이 지난 2010년에 14년 간 약 1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중계권을 땄습니다. 그러니까 한 해에 약 7억 달러 이상을 내는 셈인데요. ‘3월의 광란’이라고 해봐야 고작 2주일 남짓한 기간인데, 이 기간에 이런 돈을 주고 중계권을 가져가는 걸 보면 미국 남자 대학농구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남자 대학농구가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자) 일단 대회 진행 방식이 재밌습니다. 남자 대학 농구단이 미국에 약 1,200개가 있다는데요. 이 ‘3월의 광란’에 참여할 수 있는 숫자가 겨우 64개 팀입니다. 그러니까 19일부터 시작한 64강에 나가려면 아주 피 말리는 경쟁을 뚫어야 하는 건데요.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농구팀이 올라와서 붙으니까, 수준도 높고요. 경기가 아주 재밌습니다.
진행자) 게다가 이게 토너먼트 방식이라 훨씬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토너먼트는 한국말로 ‘승자 진출전’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경기에 이긴 팀이 다음 경기에 나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판 승부로 경기에 지면 바로 보따리를 싸서 집으로 가야 하는 거죠.
진행자) 그러니까 실력이 출중한 우승 후보라도 한 번 지면 그대로 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단판 승부다 보니까 강팀이 약팀에 져서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이번 ‘3월의 광란’에서도 강팀이 약팀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이 여지없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이변이 자주 나면 경기가 아주 흥미진진해집니다. 바로 이런 경기 방식이 미국 남자 대학농구의 인기에 한몫한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밖에도 전통의 맞수끼리 맞붙는 경우에는 해당 선수들과 이들 팀을 응원하는 사람 사이의 경쟁심이 어우러져서 열기가 더 뜨거워집니다.
진행자) 자, 올해 ‘3월의 광란’에서 눈여겨 볼 만한 팀이라면 어느 대학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역시 우승후보 0순위인 켄터키대학입니다. 켄터키대학은 작년 준우승팀인데요. 이번 시즌 성적이 정말 놀랍습니다. 예선에서 치른 34게임을 모두 이겼는데요. 어제 본선 1차전도 이겼으니까 35연승입니다. 이제 앞으로 5번만 더 이기면 40승으로 남자 대학 농구 대회에서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우는데요. NCAA 역사상 최다승 우승 기록은 지난 2012년 역시 켄터키대학이 달성한 38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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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스타벅스라는 세계 최대의 커피 전문점이 미국 회사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커피는 미국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인데요. 커피의 나라 미국에서 최근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미국 커피 협회가 최근 ‘2015 미국 커피 섭취 경향’이란 보고서를 냈는데요. 이 보고서는 미국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줄고, 반면에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고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하루 한 잔 커피를 마시는 미국인이 전체의 59%로 지난해 61%, 그리고 2013년 63%보다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차 소비는 지난 2000년과 2014년 사이에 20% 증가했다고 하는군요. 1990년 20억 달러 이하 수준이던 차 도매 판매 규모가 지난해엔 100억 달러로 5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한때 세계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맞습니다. 약 70년 전인 지난 1946년에 미국인들은 커피를 매년 174ℓ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 양이 2013년에는 87ℓ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나이별로 커피와 차 가운데 어떤 걸 골랐는지 궁금한데요? 노년층은 차, 그리고 젊은 층은 커피가 아닐까요?
기자) 아닙니다.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가 조사를 해봤더니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65세 이상 연령층 가운데 70%가 커피가 좋다고 대답했고요. 30세가 안된 사람들은 차와 커피를 좋아한다는 대답이 똑같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젊은 층이 차 소비가 늘어나는데 한몫했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미국에서 이렇게 커피 소비가 줄고 차 소비가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차가 몸에 좋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미국 안에서 차 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