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검찰 측 신문이 30일 끝났습니다. 미국 경제 상황을 나타내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개인소비지출’이 지난 2월에 소폭 증가했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 소식입니다.
진행자) 네. 2013년 4월 15일에 발생한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재판이 지난 3월 4일부터 계속되고 있는데요. 어제 검찰 측 신문이 끝났군요?
기자) 네. 이날 검찰이 부른 사람들이 법정에 나와서 증언함으로써 검찰 신문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진행자) 일단 여기서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지난 2013년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경기 도중 폭탄이 터졌습니다. 당시 구경꾼들이 모여 있던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사제 폭발물 두 개가 터지면서, 3명이 숨지고 약 2백60명이 다쳤는데요. 다친 사람 가운데 16명이 다리를 잃는 등 크게 다친 사람이 많았습니다.
진행자) 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당시 테러 현장을 담은 영상이 눈 앞에 생생한데요. 그런데 오늘 기사를 보니까 어제 법정 안이 상당히 감정이 격해지는 분위기였다고 하던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어제 법정에서는 테러에서 살아남았지만, 다리를 잃은 생존자들의 증언과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에 대한 부검 결과가 소개됐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가슴을 미어지게 하거나 끔찍한 부분이 있어서 상당히 감정적인 분위기에서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특히 폭탄 테러로 숨진 사람들에 대한 부검 결과는 좀 듣기에 거북했을 텐데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검시관 2명이 나와서 사망자 3명 가운데 2명에 대한 부검 결과를 소개했는데요.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먼저 중국인 유학생으로 테러 현장에서 숨진 링지루 씨 같은 경우는 폭탄 파편을 맞고 죽기 전에 몇 분 동안 살아있었을 텐데 그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는 검시관 증언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시 사망자 가운데 아주 어린 아이가 있지 않았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2년 전에 테러가 났을 때 8살로 사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마틴 리처드 군인데요. 리처드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가 어제 재판에서 나왔는데, 검시관이 증언을 시작하자 법정 안에 있는 사람들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8살이라면 체구도 작은 어린아이였을 텐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죽은 아이를 부검해 보니까 폭탄 파편이 아이의 몸 전체에 상처를 줬다고 합니다. 리처드 군은 이렇게 온몸에 생긴 상처에서 피가 많이 나와서 목숨을 잃었는데요. 어제 검시관들이 내놓은 리처드 군의 시신 사진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리처드에 대한 부검 결과와 사진이 공개되자 몇몇 배심원은 눈물을 흘리거나 머리를 수그리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자. 검찰 측이 이렇게 그냥 보기에 힘든 사진까지 공개한 건 특별한 뜻이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네. 살아남은 용의자인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얼마나 끔찍한 짓을 했는지 보여줘서 용의자에게 사형 같은 중형이 선고되기를 바라는 뜻이 있을 겁니다. 사실 용의자가 범행을 이미 인정했기 때문에 사실 이 재판은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용의자 차르나예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데요. 그래서 검찰 측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될 증언을 내놓은 거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검찰 측이 신문을 마쳤고, 재판 당일 오후에는 변호인 측이 신문을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변호인 측은 부검 결과나 증언에 대해서 반대 신문을 펼치진 않았고요. 주로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자생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아니고 형 때문에 억지로 테러에 가담했다는 쪽으로 변론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방금 형이라고 했는데 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에는 용의자가 2명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메를란, 조하르 형제가 테러를 저질렀는데요. 형 타메를란은 동생과 도망 다니다가 사망했고, 동생 조하르만 살아서 잡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변호인 측은 의뢰인 차르나예프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되는 것을 막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변론에 임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조하르 차르나예프에게 적용된 혐의가 30개인데요. 용의자가 주법이 아니라 연방법으로 기소됐기 때문에 최고형이 사형입니다. 그래서 이날 변호인 측은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형의 영향을 받아서 테러에 가담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변호인 측의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차르나예프가 사형을 면할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스스로 극단주의자가 돼서 자기 뜻으로 테러에 참여했다고 하면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고요. 형의 영향을 받아서 마지못해서 그랬다는 것이 인정되면 종신형이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정작 보스턴 주민들은 차르나예프에게 종신형이 선고되기를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보스턴 공영라디오가 최근에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응답자 가운데 62%가 차르나예프가 임시 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았으면 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에 사형 선고를 원하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27%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사형제도를 싫어하는 보스턴 지역 사람들의 성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자, 이제 재판이 막바지로 가고 있는데,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아마 이번 주 안에 변호인 측이 마지막으로 변론하고요. 그러고 나면 배심원들이 차르나예프의 운명을 결정하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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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엔 경제 관련 소식인데요. 미국 내 개인 소비가 지난 2월에 조금 증가했다는 소식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30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지난 2월 PCE, 즉 ‘개인소비지출’이 0.1%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이 ‘개인소비지출’이 구체적으로 뭘 뜻하는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개인소비지출’은 쉽게 말해서 개인이나 비영리단체가 물건이나 용역, 즉 서비스를 살 때 지출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 ‘개인소비지출’ 지수를 보면 미국 사람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데 돈을 얼마나 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많은 미국 내 언론이 2월 ‘개인소비지출’ 통계를 소개한 것을 보면 이 지수가 미국 경제의 상태를 재는 데 상당히 중요한 항목인 모양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사실 소비, 구체적으로 미국 안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을 주고 사는 행위는 미국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합니다. 소비가 미국 경제의 3분의 2, 그러니까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을 비롯한 언론,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도 이 ‘개인소비지출’ 지수를 상당히 관심 있게 들여다봅니다.
진행자) 물론 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재는 기준으로는 이런 ‘개인소비지출’만 있는 건 아니죠?
기자) 물론입니다. 대표적인 항목으로는 얼마 전에 소개해 드린 ‘GDP’, 즉 ‘국내총생산’이 있고요. 또 ‘실업률’도 매우 중요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요즘 실업률이 많이 떨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 비추어보면 ‘개인소비지출’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 좀 뜻밖이네요?
기자) 그렇죠? 애당초 전문가들이 전망한 것보다도 적게 나온 건데요. 주된 원인으로는 지난겨울에 너무 추웠던 것이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너무 추워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못 나갔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북동부가 이번 겨울에 정말 추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런 기후가 소비자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개인소비지출’이 좀 더 늘어야 미국 경제가 힘을 받을 텐데,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일단 차 기름값이 떨어진 영향을 크게 받아서 미국인들 주머니 사정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다가 실업률 상황이 올해에도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 ‘개인소비지출’이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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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자,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가장 널리 퍼진 생각 가운데 하나가 부모가 아이하고 많이 놀아줄수록 아이가 잘 자란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유력 신문의 하나인 워싱턴포스트가 이런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보도해서 눈길을 끄는데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학술지 ‘결혼과 가정’ 4월호에 실린 논문에 나온 내용이라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이 논문을 인용해서 아이하고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의 질이 아이를 기르는데 더 중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부모들이 알고 있고 또 생활에서 실천하는 내용과는 정반대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가 보통 책을 많이 잃어주던가, 아니면 놀아주든가 하면서 애들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면, 아이한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요. 연구진이 3살부터 11살까지 아이들과 이들의 부모를 데리고 오랜 시간 연구해봤더니,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었고, 오히려 어떤 조건 아래서는 아이와 오래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진행자) 시간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얼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기자)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시간의 질을 좋게 하려면 놀아주는 부모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건강해야 한다는 겁니다. 부모가 몸이 피곤하거나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애하고 많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사실 요즘 부모들, 특히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데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일하는 엄마가 많은데, 직장 일 하랴 아이 돌보랴 힘든 경우가 많죠? 특히 엄마들이 아이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다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연구진은 이렇게 자책하는 마음을 가지고 아이를 대하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학자들이 이번에 연구를 해보니까 요즘 부모들, 특히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들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과거와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자책감이나 정신적 압박감을 가지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상황이 허용하는 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고 연구진은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