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선거운동법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이곳 미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저희 방송을 통해 듣고 계시겠지만 미국의 정치인들, 이제 한 명, 두명,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제 미국은 서서히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듯 한데요, 이럴 때 생각나는 말이 바로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라는 말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를 구분하는 기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 하나를 꼽아라. 이렇게 말한다면 아무래도 이 선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 소중한 한 표를 , 내 의지대로, 제대로 행사해서 나라와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다는 건 결국 내가 함께 한 사회, 한 국가를 만들어 가는 거니까요.
진행자) 그러게요, 이 미국은 건국 자체가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서 세워졌으니까 그만큼 이 선거에 대한 법도 강력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선거운동법의 정식 명칭은 ‘Federal Election Campaign Act of 1971 ‘‘ 연방선거운동법 1971 ‘인데요, 선거운동자금을 공개하도록 명시한 연방법으로 줄여서 흔히 FECA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 이름에 들어가 있는 1971이라는 숫자는 혹시 법이 제정된 해를 말하는 걸까요?
기자) 그건 아니고요, 1971년 미국 의회에서 기존에 있던 연방 선거운동법에 대한 개정 작업이 있었고요, 이듬 해인 1972년 2월에 법으로 제정된 겁니다. 그리고 이 법에 따라 1975년에 ‘연방선거위원회’라는 독립적인 기구가 설립돼서, 선거 일정과 선거 자금 등을 감독하고 규제, 관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선거운동법, 그 동안 몇 차례 수정 작업이 있었죠?
기자) 네, 미국의 연방선거운동법은 1905년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만든 선거법을 기초로 하고 있는데요, 1974년, 1976년, 1979년 , 이렇게 몇 차례 개정 작업을 거쳐서 지난 2003년 의회를 통과한 양당 선거운동 개정법( Bipartisan Campaign Reform Act) ,일명 맥케인-페인골드 법이 현재 시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요즘 정치인들의 선거 자금 문제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는데요, 그럼 미국의 연방선거운동법은 정치인들의 선거 자금을 어떻게 감독하고 규제하고 있는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미국인들의 정치 자금은 크게 ‘ 소프트머니’와 ‘하드머니’,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머니는 잘 아시다 시피 돈이고요, 소프트는 '부드럽다. 유연하다' , 하드는 '딱딱하다' 정도 되겠죠? 이 소프트머니와 하드 머니가 경제용어로 쓰일 때는 동전 같은 '하드머니' 지폐 같은 '소프트 머니'를 말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이 말들이 선거 관련 용어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에서 쓰이는 소프트머니와 하드머니는 무슨 뜻일까요?
기자)네, 하드머니는 어떤 특정 정치인에게 직접 주는 정치 자금을 말하고요, 소프트머니는 개인이 아니라 정당이나 위원회 같은데 간접적으로 주는 돈을 말합니다. 연방선거운동법은 정치인들에게 선거 자금을 얼마나 기부할 수 있는지 조목 조목 명시해놓고 있고요, 기부액수나 기부 방법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정치인에게 얼마나 돈을 기부할 수 있습니까?
기자) 네, 그게 개인과 단체, 기부금을 주는 주체와 받는 대상에 따라 다 다르고요, 또 기부금 한도 액수도 해마다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조금 복잡한데요, 아주 크게 두 부분만 설명을 드리자면요, 올해와 내년 사이 치러지는 연방 선거에서는, 개인이 후보자 혹은 후보를 후원하는 단체, 그러니까 후보 위원회에 줄 수 있는 기부금은 1인당 최대 2천 700 달러 입니다. 이 기부금을 주는 주체가 개인이 아니라 정치 활동 위원회 , 그러니까 PAC일 경우에도, 후보 1인당 2천 7백달러까지 줄 수 있는데요, 만일 이 PAC이 50명 이상의 후원자가 6개월 이상 등록돼 있는 단체라면 선거 때마다 최대 5천 달러까지 후원을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미국 시민이 아니면 기부할 수 없나요?
기자) 네, 외국인은 미국의 선거와 관련해 어떤 기부나 어떤 경비도 제공할 수 없도록 금지돼 있습니다. 이때 선거는 연방 정부에서 실시하는 선거뿐만 아니라 주정부, 지역 선거까지 모든 형태의 선거가 다 포함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시민권자는 아니지만 영주권자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영주권자들, 그러니까 미국에 영구히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이 법적으로 보장된 사람들이죠. 일명 그린 카드를 갖고 있는 그런 사람들은 예외입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얼마든지 법적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이 선거라는 게 어마어마한 자금이 드는 건데 개인이 기부할 수 있는 돈은 아주 적은 편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인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도록 엄격히 법으로 제한을 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어떤 정치인에게 엄청난 돈을 기부했다고 치면 , 이 사람이 좋은 의도, 순수한 의도에서 돈을 기부할 수도 있겠지만 혹시 어떤 대가를 바란다든지 다른 의도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떠한 금전적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방지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종교기관이나 자선단체들의 정치 헌금도 규제대상이 되나요?
기자) 네 , 연방선거운동법은 기업이나 회사와 마찬가지로 종교기관이나 자선 단체의 기부 행위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미국 정가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건 PAC과 슈퍼팩 (Super PAC)을 통한 선거운동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에서는 특히 이 선거철이 되면 다양한 PAC과 슈퍼 팩,슈퍼정치활동위원회가 구성돼 선거자금도 모으고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활동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PAC은 특정 후보나 후보 위원회에 정치자금을 기부하지만, 슈퍼팩은 TV 광고 같은 걸 통해 간접적으로 그 후보를 지지하는데요, 선거 때마다 슈퍼팩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슈퍼팩의 활동이 힘을 더 받게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이었죠, 연방 대법원이 이른바 'citizens united 대 연방선거위원회'에 대한 재판에서 기업이나 노조 ,또는 어떤 이익 단체들이 선거 때 특정 후보를 위해 광고나 홍보비를 지출하는 것에 제한을 둘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죠. 이 판결이 나오면서, 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슈퍼팩을 만들어 TV 광고 등에 엄청난 정치 자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슈퍼팩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치가 금권 정치로 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 Sting ///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연방선거운동법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선거는 얼마나 선거자금을 많이 모으냐에 따라 선거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할 만큼 선거 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도 재선에 나가면, 선거 자금 모금 운동을 하는 모습, 이곳 미국에서는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죠.
진행자) 정치와 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긴 하지만 선거 자금을 모금하다 보면, 자칫 기부금을 많이 내는 단체의 눈치를 보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네, 언뜻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 선거자금 제도가 꼭 나쁜 건 아닙니다. 이 선거자금 제도는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민심의 방향을 세심하게 살피게 해주고요 , 또 정치인들이 독단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기도 하죠. 무엇보다 정치인들에게 들어오는 기부금의 출처와 지출명세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이렇게 선거운동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선거운동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