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명 밴드 '블러', 평양서 영감 받은 곡 발표

영국의 유명 록 밴드 '블러'의 리드싱어 데이먼 알반. (자료사진)

영국의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밴드가 ‘평양’이란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영화에 이어 대중음악에도 북한이 소재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음악밴드로 알려진 ‘블러’가 12년 만에 새로운 음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발매된 이 밴드의 8집 앨범에 ‘평양’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이 곡은 지난 1988년 결성된 4인조 록 밴드인 ‘블러’에서 노래 부르기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먼 알반이 2013년 평양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을 단편적인 묘사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악은 전반적으로 울적하고 적막한 기운이 감돕니다. 종소리와 기계음이 묘한 소리를 내는 가운데, 내일이면 평양을 떠날 한 외국인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녹취: 블러 음악] "Tomorrow I am disappearing.."

"나는 내일 떠나네. 나무들은 끊임없는 방송을 증폭시키네. 나는 그 소리를 갈망할 수 없네."

[녹취: 블러 음악] "Kid the mausoleum’s fallen. And the perfect.."

"묘는 허물어지고 완벽한 도로는 당신 없이는 비어 보일 것이네. 위대한 지도자들을 감싼 분홍빛 조명은 빛이 바래고. 당신의 태양이 거기서 뜰 때쯤이면, 이 곳의 태양은 파랗게 변하네. 은빛 로켓들이 오고. 평양의 벚나무들. 나는 떠나네."

데이먼 알반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미러’ 신문에 “북한에서는 모두가 마법에 걸려 있기 때문에, 그 곳은 마법의 왕국”이라며 “어디를 가든 김 씨 일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런 미친 마법 아래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대단히 흥미로운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반은 또 `평양'이란 노래의 가사에 대해 “그 곳에 대한 나의 인상을 매우 추상적이고 은근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블러’는 199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영국 대중음악의 인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추구한 이 밴드는 영국 최고 권위의 ‘브릿 어워즈’를 다섯 차례 수상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공연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헐리우드 영화 ‘인터뷰’가 북한을 소재로 삼은 데 이어 영국의 유명 음악밴드가 ‘평양’을 주제로 곡을 발표한 것은 서구 대중문화계의 북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