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내년 대선 이민개혁 쟁점...NSA 통화기록 수집 불법 판결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일 라스베가스에서 이민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내년 대통령 선거전에서 이민개혁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라는 소식 먼저 알아보고요, 이어서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가안보국의 전화통화기록 수집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1천2백여만그루의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민법 개혁 문제가 중요한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군요.

기자) 네, 이민법 개혁 문제를 가장 먼저 들고나온 주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화요일 (5일) 네바다 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를 방문했는데요, 이 곳에서 미국의 이민법 개혁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이 방문한 고등학교가 주로 중남미계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라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서부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에 있는 랜초 하이스쿨이라는 고등학교였는데요, 재학생의 70%가 중남미계, 히스패닉 학생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이 이 학교를 방문한 5일이 ‘싱코데마요’라고 멕시코 전승 기념일이었는데요, 때문에 클린턴 장관의 이번 행보를 놓고 미국 선거에서 점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을 의식한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사실 이민 문제만큼 복잡하고 미묘한 사안도 없는데요, 그렇다면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의 이민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클린턴 전 장관은 그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포괄적 이민 개혁법안 ‘ 뿐만 아니라 ‘이민 개혁 행정명령’도 지지해왔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이 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공화당의 반대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지키고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불법 체류자들에게 완전하고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절차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여기서 말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이 어떤 내용인지 잠깐 요점만 좀 말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에는 현재 약 1천 백만 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법안은 이 가운데 약 500만명의 추방을 유예하고, 이들에게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걸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이민개혁안은 지난해 상원을 통과했는데요, 하지만 하원에서 부결됐습니다.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소년과 부모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하는 이민 개혁 행정명령을 전격 발표했고요, 하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행정명령 무효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 차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클린턴 전 장관,히스패닉 유권자들을 의식하면서 공화당과는 차별화 전략을 쓰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학교를 방문해서 현재까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시민권 부여 가능성을 명확하고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힌 공화당 후보는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고요, 또 많은 사람들, 이 말은 불법 체류자들을 염두에 둔 표현인데요, 이 사람들도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 살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의 이런 발언에 대해 공화당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이민 정책이라는 다소 민감한 현안을 먼저 건드리며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데 비해, 공화당 후보들의 초기 반응은 이례적일 만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는 이틀 만에 스콧 워커 위스컨신 주지사가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에 날을 세웠는데요, 워커 주지사는 클린턴의 발언은 불법체류자들을 전면 사면 해주자는 것이라면서 이는 열심히 일하는 미국 국민들과, 합법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한 모든 이민자들에게 불공평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워커 주지사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불법적인 이민행정명령을 지지하는 건 클린턴 전 장관이 다시 한 번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믿는 걸 의미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공화당 대권 주자들은 어떤가요?

기자)네,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상원의원, 랜드 폴 켄터키주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 주지사 등은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아직 아무런 공식적인 견해도 내놓지 않은 상태고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미국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지금 최우선 현안은 국가 안보 문제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민 문제를 들고 나온 건 잘못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또 평소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상원의원도 클린턴 전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확대하고 연장하려 한다며 이는 불법이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오바마 대통령이 3년 전 재선에 성공했을 당시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던 걸 떠올리면 공화당 후보들로서 이 이민 문제는 참 건드리기 어려운 난제이긴 한데요,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서는 젭 부시 전 주지사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비교적 이민문제에 대해 우호적인 편이죠?

기자) 맞습니다. 멕시코계 여성과 결혼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경우, 불법 체류 거주자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부여하는데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포괄적 이민개혁법 입안에 참여하면서 중남미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이들 두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 명령은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이민 정책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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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 입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안보 사이에서 중요한 판결을 내렸군요.

기자) 네, 뉴욕 맨해튼 제 2연방항소법원이 목요일 (7일) , 수백만 미국인들의 전화통화기록을 국가안보국(NSA)이 영장 없이 무차별적으로 수집하는 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NSA는 그동안 미국의 애국법에 근거해 개인의 전화통화 기록을 수집해온 게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애국법은 지난 2001년 미국에 대한 9-11 테러 공격이 발생한 직후 제정돼서 부시 행정부를 거쳐 현재의 오바마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종의 테러 방지를 위한 법인데요, 애국법 가운데서도 특히 제 215항은 외국정보감시법 하에서 기록이나 다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NSA를 비롯한 미국의 수사당국은 이 215항을 근거로 개인의 전화통화나 컴퓨터 기록을 무차별 수집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뉴욕 항소법원이 오늘 NSA의 그런 정보 수집이 불법이라고 판결을 내린 거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항소법원은 애국법 제 215 항은 NSA가 수백만 국민들의 전화통화 기록을 영장 없이 무차별 수집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 않으며 또 그 같은 정부의 요구를 개인이 수용하도록 하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습니다.

진행자) 이 애국법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13년 전 국가안보국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특히 불거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미국 시민자유연맹을 비롯한 인권 단체들은 NSA가 아무런 범죄 가능성이 없는 일반 시민들의 전화기록이나 컴퓨터 정보까지 무차별 수집해온 건 개인의 인권 침해라며 이의를 제기해왔고요, 이번 소송 역시 미국시민자유연맹이 제기한 겁니다. 애국법 제 215항은 오는 6월 1일로 만료 되는데요, 때문에 미 의회는 그때까지 이를 놓고 다시 연장할지, 내용을 완화시킬지, 아니면 폐기할지 논의해야 합니다.

진행자) 자, 이제 공은 의회로 넘어간 것 같은데요,의원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

기자) 네, 상원과 하원 대부분의 의원들이 애국법 215 항 연장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15항의 어떠한 내용도 완화하거나 조정하지 않고 그대로 연장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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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미국 서부, 캘리포니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누렇게 시든 잔디밭은 캘리포니아의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는데요, 캘리포니아가 자랑하는 삼림 역시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 마지막 소식으로 보겠습니다.

기자) 네, 3천 3백만 에이커, 약 12만 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캘리포니아 삼림 지역이 가뭄으로 타 들어 가고 있습니다. 소나무 잎이 벽돌색으로 변하고요, 잎들이 부서지고 갈라지고 있습니다. 다 죽은 소나무들인데요, 이렇게 죽어가는 나무들이 무려 1천 250만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시사철 푸르러야 하는 소나무 색이 다 변하고 죽어간다니 얼마나 가뭄이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죠? 국립공원이나 사유지 할 것 없이 주 전역에서 심각한데요, 특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캘리포니아 남부 삼림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세쿠오이아 국립 공원이 있는 시에라 네바다 지역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나무들이 말라 죽는 게가뭄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하죠?

기자)네, 딱정벌레 같은 작은 곤충부터 덥고 건조한 날씨에 기승을 부리는 해충들도 나무들을 괴롭히고 죽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가뭄이 극심하면 또 화재가 날 우려도 커지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곧 여름이 되고 기온이 더 올라가면 더 쉽게 산불이 날 수도 있는데요, 캘리포니아 삼림화재예방당국은 현재 소방관들을 추가로 배치해놓고 다가올 여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또 사유지 소유자들에게도 화재 예방책을 홍보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죽은 나뭇가지나 짚 더미 같은 건 치우고 장작 더미를 너무 많이 쌓아두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삼림피해가 이 정도니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피해도 아주 심각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 지난 5일 캘리포니아 당국이 물 사용 제한 조처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목욕이나 빨래도 제한되고요, 잔디에 물을 주는 살수기도 거의 이용할 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진행자) 이미 캘리포니아에는 물 사용 제한 조처가 내려져 있지 않습니까?

기자)맞습니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사람이 사는 지역의 물 사용량을 25% 줄이고, 물소비를 줄이기 위해 물값을 올리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었는데요, 가뭄이 계속됨에 따라 캘리포니아 수자원 감독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물 사용 제한 조차를 내린 겁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조처에 대해 여름을 앞두고 캘리포니아 가뭄에 대처하기 위한 조처로, 감독위원 5명 전원이 찬성했다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전에도 가뭄이 발생하면 물 제한을 권고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주가 강제적으로 절수를 명령하는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가 가뭄에 시달린 게 꽤 오래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가뭄은 4년 전부터 시작된 건데요. 캘리포니아 주에서 날씨를 기록한 지난 120년 전 이래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천 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