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무역촉진권 표결 예정...'미국민 대선 관심도 낮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를 홍보하기 위해 미 서부 오리건 주에 있는 나이키 본사를 방문했다.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의회 상원이 12일,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 협상 촉진권을 부여하기 위한 표결에 들어간다는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범에 대한 재판이 최종 평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지만, 여론 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이전의 선거들보다는 관심을 덜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Trans-Pacific Partnership , 흔히 줄여서 TPP 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가입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데요, 미 의회 상원이 이곳 워싱턴 시간으로 내일 (12일) 이에 관한 중대한 표결을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상원이 TPP 협상과 관련해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촉진권한 (Trade Promotion Authority)을 부여할 것인가 여부를 놓고 표결에 들어갑니다. 무역촉진권한은 일명 ‘ FAST TRACK AUTHORITY ‘ ‘신속 협상권’ 으로도 불리는데요, 대통령에게 통상교섭문제는 일임하고 의회는 협정의 통과 여부만 찬반으로 최종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여기서 TPP,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이 뭔지 간략하게 좀 듣고 가도록 하죠.

기자) 네,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은 미국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는 11개 나라가 함께 공동자유무역지대를 만들자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무역협정입니다. 처음 시작은 뉴질랜드와 싱가포르, 칠레, 부르나이 4개 나라로 출발했는데요, 2008년 미국과 캐나다, 일본, 호주 등 8개 나라가 TPP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전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TPP 협정 가입을 위한 협상 작업이 7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건데요, 상원의 이번 표결은 TPP 가입을 위한 일종의 첫 번째 시험대인 셈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상원이 표결하는 건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TPA, 무역 촉진권한을 부여하기로 한 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할 것인가 말 것인가 여부를 표결하는 겁니다. 심의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상원 의원 60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여기서 통과해야 비로소 무역촉진권한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단 상원 표결부터 통과해야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상원과 하원 재정위원회 소속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TPA 법안을 발의해 통과 시켰고요, 이제 이에 대한 표결을 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상원에 제출된 법안의 내용이 조금 손질됐군요.

기자) 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이 무역 촉진 권한의 다른 이름 'FAST TRACK법안'이라는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빠른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 일단 대통령에게 이 무역촉진권한이 부여되면 의회는 무역 협상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이를 방해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되는데요, 이번에 상원에 제출된 법안에는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만일 TPP 최종 협정의 내용이 의회가 생각하는 기준에 미달하면, 대통령에게 주어진 무역 촉진권한을 폐지할 지 여부에 대해 의회가 표결 할 수 있도록 하고요 , 그 다음 협정 내용을 수정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권을 다 부여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거군요. 어쨌든 TPA 법안 표결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연일 TPP 협정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지난 주에는 미국 나이키 사를 방문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일 미 서부 오리건 주에 있는 스포츠 물품 제작 회사인 나이키 본사를 방문했는데요, 나이키 사는 TPP가 체결되면 미국 안에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TPP 가입을 찬성하는 대표적인 미국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TPP 협정이 체결되면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과 노동 환경 개선, 혁신을 통해 국내 경제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세계 경제에 관한 규정을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이 쓰게 될 것이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TPP 가입노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점차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작 오바마 대통령의 소속당인 민주당으로부터 TPP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해온 공화당 의원들이 이 TPP 협정을 조심스럽게 찬성하고 있는 반면 노동자와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의원들은 대부분 TPP 협정 체결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 특히 민주당에서 앞장서 반대하고 있는 의원은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주 상원 의원인데요, 워런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노동자와 환경 , 인권 등에 대해 많은 걸 약속하고 있지만 TPP는 한마디로 미국의 이익을 파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 중요한 현안에 대해 지지가 필요할 때면 전화통화나 일대일 만남 , 또는 모임들을 통해 하나 하나 설득 작업을 하는 편인데요, 이번엔 그런 노력들도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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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 입니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한 최종 평결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은 지난 2013년, 동부 보스턴 시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 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사제폭탄 2발이 터져서 8살짜리 남자 아이를 포함해 3명이 죽고, 250명 이상 다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저지른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에 대한 형량을 결정하는 재판이 현재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이번 주 중에 최종 평결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달 배심원단의 1차 평결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조하르에게 내려진 30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었죠. 그 가운데 17개 항목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들이었는데요, 배심원들은 지난 4월 22일 조하르에게 사형을 선고할지 아니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지 형량을 결정하는 최종 평결 절차에 들어갔었습니다.

진행자) 최종 평결 절차가 제법 오래 걸렸군요.

기자 ) 네, 배심원단은 지난 3주 동안 검찰과 변호인단의 증언을 청취했는데요,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변호인단은 러시아 등지에서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친척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켰습니다. 이들의 증언이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배심원 가운데 1명의 몸이 좋지 않아 재판이 연기됐습니다. 조하르 차르나예프는 키르기스스탄에서 태어나 8살 때 미국에 와 미국 국적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주로 어떤 증언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 조하르의 어릴 때 모습을 기억하는 친척들은 조하르가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으며 형 타메를란과 엄마 주베이다 차르나예프가 급진 이슬람을 신봉해 걱정했다는 발언들을 주로 했습니다.

진행자) 변호인단이 사형만은 막으려는 것 같군요.

기자)그렇습니다. 조하르와 조하르의 변호인단은 조하르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인정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비교적 어린 나이의 조하르가 극단주의에 빠진 형의 영향으로 테러에 가담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조하르는 19살이었고요, 형은 26살이었습니다.

진행자) 반면 검찰 측은 사형 언도를 주장하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이슬람 급진 사상에 물들어 있던 조하르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군사 작전을 응징하기 위해 테러 사건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 측은 또 변호인단이 조하르의 친척들을 러시아에서 부른 건 과한 지출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참고로 변호인단은 이번 2차 절차에서 모두 43명의 증인을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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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기관이나 언론사에서 연일 민심의 향방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이번에는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1천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겁니다. 아직 1년 반 정도가 남아 있긴 하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는 워낙 전 세계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보니 앞으로도 여러 형태의 여론조사가 계속 시행되고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는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와 인지도를 살펴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거나, 또는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는 11명의 공화당 후보들보다 지지도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48%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 지지 의사를 밝혔구요, 이어 공화당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35%의 지지로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에서 흥미를 끄는 게 후보자에 대한 인지도 질문입니다. 쉽게 말해 응답자들에게 "당신은 이 후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느냐?"는 건데요, 선거에서는 이 대중적인 인지도가 무시할 수 없는건데, 조사결과,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이번 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후보들의 대중적 인지도가 모두 낮게 나타났습니다. 전 대통령 부인이자, 상원의원이자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9%가 안다고 답했고요, 모른다는 응답은 1% 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 다른 후보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같은 민주당 소속의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71%나 됐습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오말리 전 주지사로서는 당연히 기분 좋지 않은 소식이겠죠. 다음으로 공화당 후보들인데요.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연방상원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주 연방상원의원에 대해서는 26%의 응답자가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요, 기업인 출신 정치인 칼리 피오리나에 대해서도 60%나 되는 응답자들이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부분의 후보들이 아직은 클린턴 전 장관에 필적할 만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때문에 이번 조사는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아직은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결과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통령 선거가 미국민에게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굳이 이유를 꼽자면 아직 선거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고요, 다음으로는 민주당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공화당에서는 이에 대항할만한 뚜렷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아직은 제대로 된 후보간 대결 양상이 펼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