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재판에 유명한 수녀가 증인으로 출두해 용의자가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있다고 증언한 소식, 또 전통적으로 기독교 국가로 알려져 왔던 미국에서 이제 점점 기독교인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과 시카고 시가 바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세워지는 곳으로 확정됐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한 재판이 이제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중에 최종 평결이 나올 예정인데요, 어제 변호인단이 마지막 증인을 불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스턴 테러 사건은 지난 2013년 보스턴 시에서 열린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폭탄 테러로 3명이 죽고 260여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현재 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형량을 결정하기 위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어제 변호인단이 부른 증인은 다소 뜻밖의 인물이었습니다. 바로 로마 가톨릭교의 헬렌 프리진 수녀였는데요, 프리진 수녀는 ‘데드맨 워킹’이라는 영화의 실제 주인공으로 미국에서는 아주 유명한 인물입니다. 프리진 수녀는 사형제도 반대론자로,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오른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데드맨 워킹' 저도 상당히 감명 깊게 본 영화인데요, 영화가 주는 울림이 상당히 컸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자) 네, ‘데드맨 워킹’은 살인을 저지른 한 사형수와 이 사형수를 끝까지 보살피는 한 수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죠. 1993년에 책으로, 그리고 1995년에 영화로 만들어져서 미국의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었는데요, ‘데드맨 워킹’이라는 말은 사형수가 형장으로 가는 마지막 발걸음을 말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하르 차르나예프와 프리진 수녀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기자)네, 프리진 수녀는 변호인단의 요청으로 조하르 차르나예프와 그 동안 5차례 면담을 가졌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건 지난 3월 재판이 시작되기 전이었고요, 며칠 전에 마지막으로 만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증언석에서 프리진 수녀는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네, 조하르가 자신에게 ‘누구도 그런 고통을 당할 이유가 없다’ 고 말했다면서, ‘조하르가 자신이 한 일과 희생자들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프리진 수녀는 또 대화를 나눌 때 조하르의 목소리에서 고통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조하르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프리진 수녀는 증언에서 한번도 ‘후회하고 있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 하지만 프리진 수녀가 이날 조하르가 후회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한 건 그동안 조하르를 차가운 피를 가진 살인자라는 점을 부각시켜온 검찰로서는 다소 난감한 발언이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증언들을 했습니까?
기자)네, 조하르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어리게 보였다고 합니다. 또 두 사람이 함께 가톨릭과 이슬람 종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증언했는데요, 조하르가 전에 수녀를 만난 경험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조하르가 아주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검찰로서는 프리진 수녀의 이런 증언이 반갑지 않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사실 검찰은 프리진 수녀가 증언대에 서지 못하도록 막아왔는데요,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실제로 조하르가 단 한번도 공개적으로 사과한 적은 없죠?
기자) 맞습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실 이번 재판 뿐 아니라 다른 재판의 경우도 많은 배심원단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 ‘ 후회한다’는 표현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조하르는 단 한번도 후회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습니다. 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거의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습니다.
진행자) 조하르가 눈물을 처음으로 비친 게 지난주 친척들의 증언이 있을 때라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변호인단은 최종 형량을 결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러시아 등지에 사는 조하르의 친척들을 증인으로 불렀는데요, 이들 역시 검찰의 반대가 있었지만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이들에 대한 증언 청취는 지난 한 주간 계속 됐는데요, 친척들은 조하르가 상냥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고 증언을 하며 눈물을 흘렸고요, 이들의 증언이 있을 때 조하르도 잠시 눈물을 비추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변호인단은 조하르에게 사형이 구형되는 것만은 막겠다는 입장이죠?
기자)그렇습니다. 조하르와 조하르의 변호인단은 조하르가 형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인정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극단주의에 빠진 형의 영향으로 테러에 가담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종신형을 추진하고 있고요, 반면 사형을 요구하고 있는 검찰 측은 조하르가 테러과정에서 형과 동등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그에 대한 대가 역시 엄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제 프리진 수녀의 증언을 끝으로 변호인단의 마지막 변론은 모두 끝났고요, 검찰의 반론에 이어, 이번 주중으로 최종 평결이 나올 예정입니다. 참고로 차르나예프에게 사형이 선고되기 위해서는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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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 입니다.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나라가 세워진 역사적 배경자체가 종교의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이 세운 나라기도 하고요, 하지만 최근 들어 점점 기독교 인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하죠?
기자)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 센터’가 12일 ‘미국의 종교지형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7년전 같은 조사를 실시했을 때와는 많은 변화가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한번 보도록 하죠.
기자) 네, 퓨리서치 센터는 전국 성인 3만 5천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7년전 역시 3만 5천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처음 조사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78.4%에서 70.6%로 약 8%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기독교 이탈 현상은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3만 5천명을 대상으로 했다면 상당히 규모가 큰 여론 조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모든 종교를 막론하고, 은퇴한 사람부터 이제 막 성인이 된 사람들, 기혼자나 미혼자, 서부 지역에서부터 이른바 바이블 벨트라고 부르는 주로 남부 보수적인 기독교 지역에 이르기까지 총망라됐고요, 오차 확률이 마이너스 1 퍼센트 포인트 미만인 상당히 정확한 조사라고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신이 아무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답한 사람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가톨릭교, 개신교, 이슬람교, 몰몬교 , 여호와의 증인 등 종교를 선택하는 항목이 있었지만 아무 것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지난 2007년에는 16%였는데요, 2014년 조사에서는 23%에 달했습니다. 여기에는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신의 존재 여부를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포함되는 겁니다.
진행자) 동부 펜실배니아 주에서 특히 아무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크게 증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7년 13%에서 2014년 21%로 껑충 뛰었는데요, 종교를 가지고 있다가 돌아선 사람들의 대부분이 특히 가톨릭 신자들과 개신교 신자들이었습니다.
진행자) 기독교 인들이 줄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 동안 계속 나오고 있는 편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기독교 인구는 1억 7천 3백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복음주의 계통과 흑인 개신교 신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덕분에 여전히 전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라는 지위를 갖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람 교나 힌두교, 여호와의 증인 같은 종교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 종교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은 지난 번 조사 때 0.4%에서 이번에는 0.9%로, 힌두교도는 0.4%에서 0.7%로 늘었고요, 유대교 신자는 1.9%, 불교 신자 0.9%로 7년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기독교 인의 수도 줄었지만 종교의 중요성도 많이 줄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그렇습니다. 7년 전에는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82%였는데요, 이번 조사에서는 종교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77%로 줄었습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사람들은 소득과 교육에 관계없이 고르게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나이에서는 큰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34살 미만 성인의 3분의 1 이상이 종교가 없다고 답했고요, 25살 아래는 지난 2007년 당시 조사 대상자와 비교하면 훨씬 덜 종교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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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드디어 시카고에 세워지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퇴임을 전후로 재임중 업적을 기리는 기념 도서관을 짓는 게 하나의 전통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관련법도 있고요, 대통령 기념관에는 재임 중 쓰여진 공개 가능한 문서라든지, 기록물, 편지 같은 것과 소장 중인 책들을 전시하는 도서관과 박물관, 강연장 같은 활동 공간으로 꾸며져서 지역 사회의 자랑 거리가 되고 있죠. 이제 내년 퇴임을 앞두고 있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기념 도서관 건립을 준비해왔는데요, 바락 오바마 재단이 12일 웹사이트에 오바마 대통령 기념 도서관이 들어설 도시로 시카고가 공식 확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다른 곳에서도 도서관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재단에 따르면 10 여곳에서 도서관 건립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뉴욕과 시카고, 하와이가 오바마 기념 도서관 부지 최종 후보로 경합을 펼쳐왔습니다. 그 동안 시카고에 기념 도서관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식이 간간히 흘러나오긴 했는데요 , 12일 공식 발표가 나온 겁니다.
진행자) 시카고가 선정된 이유는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나고 자라긴 했지만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학부를 마친 뒤 시카고에서 변호사와 교수로 활동했고요, 또 주 상원의원과 연방 상원의원을 역임하면서 정치적 역량을 키워왔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확정을 알리는 동영상에서 자신의 모든 삶은 시카고와 함께 엮어져 왔다면서 , 여기에 와서 진실로 성숙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에 오바마 기념 도서관이 건립되기까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람 임마누엘 시카고 시장의 노력도 컸습니다.
진행자) 한때 부지 확보 문제로 시카고가 탈락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구체적인 부지도 결정됐습니까?
기자)네, 오마바 기념 도서관이 들어설 곳으로는 잭슨 공원이나 워싱턴 공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요, 아직 정해지진 않았고요, 몇 달 안에 구체적인 부지가 정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공원에 도서관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경제적 특수 효과를 기대하며 반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