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TPA 연계법안 부결...사회보장국 사망 처리 오류 매해 1만건

미국 워싱턴 DC의 의회 건물.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뉴스 헤드라인’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무역촉진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미국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아들에게 최고 경영자 자리를 물려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실수로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자로 처리되고 있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12일)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신속협상권 (TPA)을 부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TPA 법안은 통과가 됐는데요. 하지만 이 법안의 연계 법안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 법안이 부결되면서 어정쩡한 상태가 됐습니다. 왜냐하면 TPA 법안과 TAA 법안이 같이 통과돼야만 오바마 대통령 책상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사당을 직접 찾아서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를 비롯한 반대 세력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진행자) 무역조정지원제도 (TAA) 법안 처음 듣는데, 어떤 법안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 법안은 수입품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공화당이 내놓은 이 법안은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건강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예산을 삭감해서 TAA 예산을 충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해 왔습니다. 하원은 먼저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찬성 126 대 반대 302, 큰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사실 이 법안이 부결되면서 이어진 TPA 법안 표결의 의미가 퇴색했는데요. TPA 법안 자체는 찬성 219 대 반대 211로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연계 법안인 TAA 법안이 부결됐기 때문에 법적 효력을 낼 수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TPA 법안은 완전히 무산된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원은 화요일까지 부결된 TAA 법안을 다시 고려하는 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인데요. 그 표결 결과에 따라서 TPA 법안이 완전히 무산된 건지, 아니면 다음 주까지 다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건지 알 수 있는건데요, 하지만 며칠안에 80 표이상의 지지표를 끌어모으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 승인을 위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기자)네, 당초 하원은 오늘 12일 오전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급히 의사당으로 달려가 민주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바람에 시간이 지연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가장 먼저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를 따로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는데요,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 특유의 열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어조로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하는데 이런 노력이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에 긴급 회동을 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입장을 검토 중이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TPA 법안 처리를 위해 오래도록 공을 들여왔는데요, TPA가 왜 그렇게 중요한 건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네, 무역촉진권한, TPA는 일명 패스트 트랙 법안, 신속협상권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대통령에게 통상교섭 문제는 일임하고, 의회는 협정의 통과 여부만 찬반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권한입니다. 그러니까 이 무역촉진권한이 있으면 의회의 방해를 받지 않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어하는 최대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은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나라 등 12개 나라가 공동자유무역지대를 만들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자유무역협정인데요. 이 협정이 체결되면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만들어집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첫해부터 지금까지 줄곧 미국의 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금껏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정작 오바마 대통령의 TPP 가입 노력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소속당인 민주당인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노동자와 중산층의 지지를 받아오고 있는데요. 미국의 많은 노동자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철강노조 측은 정부의 앞서 다른 무역 협정 체결로 철강업계에서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TPA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들이 TPA 부여 법안에 찬성한다면 지역구의 노동조합이나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게 되겠죠. 또 이들이 등을 돌리기라도 하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선뜻 찬성하기가 쉽지가 않은 겁니다. 당장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부터 TPA법안을 반대해왔습니다.

진행자) 반면 공화당은 TPP 협정 가입에 찬성하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TPA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있죠. 연방정부의 권력과 역할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공화당으로서는 물품교역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TPP와 같은 자유 무역 제도에 찬성하고 있고요, 또 TPP에 가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전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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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헤드라인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아들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는 이야기, 그 동안 종종 흘러나왔는데, 거의 기정사실화 된 모양이군요.

기자)네, 미국의 언론 재벌이자 세계적인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이르면 올해 안에 아들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머독과 친분이 있는 여러 명의 측근들에게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루퍼트 머독이 21세기 폭스사의 최고 경영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 제임스 머독을 그 자리에 지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루퍼트 머독이 소유하고 있는 ‘21세기 폭스’사는 텔레비전 방송과 케이블 유선 방송, 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거대 미디어 기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루퍼트 머독에게는 또 다른 자녀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루퍼트 머독에게는 아들 2명과 딸 4명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 가운데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제임스 머독은 올해 42살로 둘째 아들이고요, 또 다른 아들로 라클란 머독이 있습니다. 라클란은 제임스 보다 1살 더 많은 형입니다. 측근들은 루퍼트 머독이 장남 라클란에게는 자신과 함께 이 회사의 공동 회장 직을 맡길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라클란 머독은 호주에 있는데요, 로스앤젤레스로 와서 동생 제임스와 함께 일을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루퍼트 머독이 완전히 일선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들들을 회사 운영에 참여시키긴 하지만 루퍼트 머독이 회사의 회장으로서, 정기적으로 회사에 나와서 계속 회사의 운영이나 전략 방침 같은 걸 지시하고 감독할 예정이기 때문에 결국은 회사 운영권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하겠습니다. 참고로 루퍼트 머독은 올해 84살인데 특별히 아픈 데 없이 여전히 원기 왕성하고 활기 넘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루퍼트 머독이 아들들에게 기업 승계 준비를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고 있었죠?

기자)네, 루퍼트 머독은 21세기 폭스 사와 함께 '뉴스 코프'라는 또다른 미디어 언론 기업도 소유하고 있습니다.미국의 저명한 경제전문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 '뉴스 코프'에 속한 회사입니다. 루퍼트 머독은 지난해 3월 제임스를 ‘21세기 폭스’ 사의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 로 임명했고요, 라클란에게는 뉴스코프의 비집행 공동회장이라는 자리를 줘서 아들들의 후계 준비를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승계 이야기에서 뉴스 코프는 해당되지는 않는거죠?

기자)네, 하지만 전문가들은 루퍼트 머독이 차남 제임스에게 21세기 폭스 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넘기고 장남 라클란과 공동회장직을 맡기면서 머독 집안의 가족 경영화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자면 형제간의 우애가 아주 중요할 텐데, 그 점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머독 집안을 잘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제임스와 라클란 형제는 우애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머독은 자신의 옆에서 오랫동안 도와줬던 체이스 캐리 최고운영책임자와 자기처럼, 제임스와 라클란도 그런 사이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누가 궁극적으로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느냐는 문제를 두고 약간의 긴장이 불거질 수도 있겠지만 21세기 폭스사와 뉴스코프를 각각 사이 좋게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체 시점은 언제인가요?

기자) 네, 아직 정확하지는 않고요, 다음 주에 열리는 21세기 폭스 사 정기이사회에서 이 문제도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주요 언론들이 이르면 올해 , 늦어도 내년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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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 오늘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미국에서 잘못된 사망자 신고로 인한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네,미국 연방사회보장국(S.S.A)에 대한 감사 결과 내용인데요, 직원의 등록 처리 실수, 또는 가족들의 잘못된 신고 등으로 인해 지난 2007년 5월부터 2010년 4월까지 3년간 살아있는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숫자가 3만6천70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년에 1만2천명이 넘는 숫자입니다.

진행자)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둔갑해 신고됐다면 큰 일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요즘은 한 사람에 대한 신상정보가 정부 기관 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일반 회사 등에 까지 입력되어 있는데요, 살아있는 사람이 사망자로 신고돼 있다면 모든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에 크나큰 타격이 되겠죠. 직장을 구하거나 집을 사거나 정부로부터 연금을 받거나 하는 모든 것들에 제동이 걸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보험이나 의료 보조 등도 끊기면서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인데 해결방안은 강구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사회보장국은 잘못된 사망자 신고 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지난 3월 현재, 년간 약 9천명의 사망자 정보를 바로 잡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모두 다 바로 잡는데는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이 신분 도용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요즘은 신분 도용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네, 현재 사회보장국은 1980년이래 지금까지 8천 6백만 명 이상의 사망자들의 신상정보, 그러니까 이름과 생일, 거주지, 사회보장번호 같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들의 신상정보가 잘못 사용될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산 사람이 죽은 것으로 잘못 신고돼 있는 것도 문제지만, 죽었는데도 버젓이 살아있는 것으로 돼있는 것도 문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더 큰 문제가 죽은 사람이 사회보장국에 사망자로 신고되지 않을 경우인데요. 이럴 경우 신분을 도용해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이나 혜택을 가로채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한 예로 지난 3월까지 사회보장 연금을 받은 사람 중 6백50만명이 112세 이상 이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진행자)네,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