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도전…흑인민권단체 지부장 사임

16일 뉴욕에서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 씨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씨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서는 12번째 후보가 됐습니다. 연방정부가 망해가는 민간 기업을 구제금융을 통해 인수한 조처가 불법이라는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는 소식입니다. 인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흑인민권운동단체의 여성지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월요일 (15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뽑는 경선에 나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젭 부시는 공화당 경선에 나간다고 선언한 11번째 후보가 됐는데요. 그런데 16일 12번째 후보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시각으로 16일 미국의 억만장자인 도널드 트럼프 씨가 뉴욕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라고 하면 미국 안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 아닙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트럼프는 일단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어제 나온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트럼프 씨가 자기 재산이 약 9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씨는 주로 건물 같은 부동산을 개발해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씨는 또 TV에도 얼굴을 자주 비추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는 ‘The Apprentice’라고 자신에게서 일자리를 얻으려고 사람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른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왔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미국 안에서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라면 독설을 빼놓을 수 없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는 앞뒤 가리지 않고 좌충우돌하는 말로 종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특히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근거가 없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치기도 해서 자주 빈축을 사기도 합니다.

진행자) 자, 그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까지 모두 12명이 공화당 경선에 나온다고 선언했는데, 후보 명단을 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먼저 현역 연방상원 의원이 4명입니다. 테드 크루즈 의원, 랜드 폴 의원, 마르코 루비오 의원,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있습니다. 또 전직 상원 의원이 있죠? 릭 샌토럼 전 상원 의원입니다. 그리고 전직 주지사 출신도 4명이나 있는데요. 지난 월요일에 출마한다고 선언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있네요. 그밖에 방금 소개해 드린 도널드 트럼프가 있고요. 전직 신경외과 의사인 벤 카슨 씨, 그리고 컴퓨터 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인 칼리 피오리나까지 해서 모두 12명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사람들이 끝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현직 주지사 4명이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루이지애나 주의 바비 진달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그리고 오하이오 주의 존 케이시크 주지사도 경선 출마를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 4명까지 나온다면 모두 16명이 됩니다.

진행자) 16명이라면 정말 어느 때보다도 많은 후보가 공화당 경선에 나오는 셈인데요. 그런데 이 사람들의 지지율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그저께 (15일) 미국 몬머스대학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데요. 공화당원이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직 의사인 벤 카슨 씨가 지지율 1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아직 출마한다고 선언하지 않은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로 지지율이 10%였고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이 9%로 공동 3위입니다. 다음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랜드 폴 상원 의원이 순서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후보들로 붐비는 공화당에 비하면 민주당 측은 아주 단출한 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모두 4명이 민주당 경선에 나간다고 선언했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그리고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입니다. 이런 가운데 짐 웹 전 연방 상원의원도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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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월요일 (15일) 워싱턴 디시에 있는 연방 청구법원에서 눈길을 끄는 판결이 나왔는데요. 어떤 판결입니까?

기자) 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놓였던 AIG를 연방정부가 인수한 조처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AIG라면 미국 안에서도 손꼽히는 보험회사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AIG사는 금융위기가 찾아왔을 때 경영을 잘못해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는데요. 당시 연방정부가 이례적으로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지분 약 80% 매입해서 AIG를 살렸습니다. 그러니까 연방정부가 당시 AIG를 국유화한 셈인데요. 연방정부는 시간이 흐른 뒤에 약 200억 달러의 이익을 남기고 AIG 지분을 팔고 손을 뗐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에 나온 판결은 당시 연방정부의 조처가 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청구법원의 토머스 윌러 판사는 연방정부의 조처는 정부가 권한을 함부로 쓰는 것을 금지한 수정헌법 5조에 어긋나고 또 연방정부가 민간 기업인 AIG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법적인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람이 당시 AIG의 최고경영자였던 모리스 그린버그 씨인데, 그럼 연방법원이 그린버그 씨 손을 들어준 셈이군요?

기자) 정확하게 말하면 그린버그 씨에게는 절반의 승리입니다. 그린버그 씨는 지난 2011년에 제기한 소송에서 당시 연방정부의 조처 탓에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면서 400억 달러를 보상하라고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윌러 판사는 연방정부의 조처가 그린버그 씨를 비롯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게 없다면서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윌러 판사는 당시 연방정부가 AIG를 인수하지 않고 AIG가 파산했다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아예 없었을 것이라면서 주주들이 연방정부 탓에 손해를 봤다는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린버그 씨 측과 정부 측 모두 이번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연방정부 조처가 잘못됐지만, 정부가 주주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네요. 그런데 언론 기사들을 보니까 이 판결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루던데,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이 판결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다시 생기면 연방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 즉 기준이 다시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2008년처럼 앞으로는 연방정부가 망해가는 민간 기업을 나랏돈으로 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법으로 그런 조처를 금지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도드-프랭크 법입니다. 이 법은 2008년 경제 위기를 계기로 등장했는데요. 당시 연방정부가 세금으로 망할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에 구제금융을 제공하자 이런 조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당시 민주당은 연방정부가 한 기관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도드-프랭크 법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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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요즘 미국에서 한 여성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NAACP’, 즉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에서 지부장을 맡았던 레이철 돌레잘 씨인데요. 돌레잘 씨가 논란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백인이면서 흑인 행세를 해왔다는 논란에 시달리던 레이철 돌레잘 씨가 15일 NAACP 워싱턴 주 스포캔시 지부장에서 물러났습니다. 돌레잘 씨는 15일 스포캔시 지부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글을 올리고 현재 자신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데, 이런 상황에선 자신이 물러나는 것이 NAACP를 위해서 가장 좋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NAACP란 조직은 대표적인 흑인 민권운동 단체 가운데 하나죠? 돌레잘 씨는 미국 서부 워싱턴 주 스포캔시에 있는 NAACP지부를 이끄는 사람이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면요. 돌레잘 씨가 그동안 자신을 흑인이라고 하면서 흑인민권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했는데 돌레잘 씨가 흑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난 건 돌레잘 씨 부모 때문이었는데요. 돌레잘 씨의 부모는 지난주 언론과 회견하면서 딸인 레이철이 백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친부모는 자신의 집안이 백인 혈통에다가 북미 원주민 피가 조금 섞였지만, 집안 혈통에 흑인은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레이철 돌레잘이 백인이면서 흑인 행세를 했다는 건데? 왜 그랬을까요?

기자) 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레이철 돌레잘 씨가 드디어 16일 NBC 방송에 나와서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진행자가 돌레잘 씨에게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냐고 물어본 거죠?

기자) 네. 그러자 돌레잘 씨는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합니다. 이 회견에서 돌레잘 씨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흑인으로 여겼다고 말했는데요. 돌레잘 씨는 이전에 다른 언론과 한 회견에서도 자신을 흑인으로 여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뭡니까? 생물학적으로는 백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흑인이라는 말인가요?

기자) 돌레잘 씨는 이날 나간 방송에서 자기 아들의 말을 인용해 같은 말을 했는데요. 하지만 자신을 흑인으로 본다는 뜻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돌레잘 씨의 이력을 보니까 살면서 흑인이나 흑인 공동체하고 연관되는 경우가 많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돌레잘 씨의 부모는 레이철 돌레잘이 16살 때 흑인 아이 4명을 입양했습니다. 레이철은 또 흑인 학생이 대다수인 하워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요. 지난 2000년에는 흑인과 결혼하기도 했습니다. 돌레잘 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이다호 주를 거쳐서 미국 서부에 있는 워싱턴 주 스포캔시로 왔는데요. 이곳에 온 뒤에 한 대학에서 아프리카 관련 과목을 가르쳤고요. 지난 11월에는 NAACP 스포캔시 지부장에 뽑히면서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백인이 흑인민권운동 단체의 지부장을 한 셈인데, 백인이 NAACP 지부를 맡는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레이철 돌레잘 씨가 왜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논란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러니까 백인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다. 돌레잘 씨는 NAACP 지부장뿐만 아니라 시에서 몇몇 공적인 자리를 맡고 있는데요. 이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신상정보를 속였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또 몇몇 사람은 흑인민권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한 돌레잘 씨가 흑인민권 운동에서 자신의 위치를 돋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흑인 행세를 한 게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한편 돌레잘 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스포갠시 측은 돌레잘 씨가 공직에 지원할 때 신상정보를 정확하게 기입하도록 규정한 규정을 어기지 않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논란을 두고 NAACP 본부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NAACP 측은 지도자가 되는 기준이 인종은 아니라면서 이번 논란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