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태권도 명예의 전당, 북한 태권도인들 최초 추대

지난달 16일 평양에서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왼쪽)가 미 ‘태권도 명예의 전당’ 관계자로부터 추대 증서를 받았다. (사진 출처=‘Taekwondo Hall of Fame’ 웹사이트)

북한 태권도인들이 최초로 미국의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수상식이 평양에서 열린 것도 이례적입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ITF) 총재와 배능만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의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추대됐습니다.

태권도 공인 9단인 제라드 로빈스가 설립한 ‘태권도 명예의 전당’은 태권도의 공식 명예의 전당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태권도 발전과 확산에 기여한 전세계 태권도인들에게 지난 2007년부터 이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명예의 전당은 지난 5월 8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린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장 총재를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이어 명예의 전당 측 관계자가 평양을 직접 방문해 6월16일 장 총재에게 추대 증서를 전달했습니다.

한국의 국기원 등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진행돼 온 태권도 명예의 전당 수여식이 북한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태권도 명예의 전당은 수 십 년 간 갈등을 빚어온 남북한 주도의 두 태권도연맹이 지난 10년 간 화해와 협력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장 총재와 세계태권도연맹 (WTF) 조정원 총재의 헌신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총재 역시 지난 5월 8일 장 총재와 함께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습니다.

역시 북한 최초로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배능만 부위원장은 수여식 당시 러시아 순회공연 중이어서 리용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리 수상했습니다.

태권도 8단인 배 부위원장은 1980년대부터 동유럽 등지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7년과 2011년에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장 자격으로 미국 주요 도시를 방문했습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이 주최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사상 최초로 북한 선수들이 주축이 된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을 이끌고 개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