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도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대한 강의와 북한요리 실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 생활상에 대해 배우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함경도와 평안도 음식도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인기인데요,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녹취: 현장음]
경기도 김포시 평생학습센터. 이 곳에서는 조리나 미용, 정보화 교육, 예술 교육 등 성인을 위한 다양한 학습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 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매주 화요일에는 ‘북한생활 이해 및 음식 만들기‘라는 주제로 강의와 요리 실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현장음]
이번 과정을 통해 김포 시민들은 북한 여성의 생활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북한의 음식들을 실제로 만들어볼 수 있는데요, 북한 여러 지방의 음식 중에서도 함경도와 평안도 음식을 주제로, 옥수수 국수·인조고기밥·평양온반·두부밥 등을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요리 수업은 탈북여성 1호 박사로서 요리연구와 강의 활동을 하고 있는 이애란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장이 맡았는데요,이애란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 ”그러니까 함경도는 백두산 지역을, 동해를 중심으로 동해에 끼고 있고 백두산 이 쪽을 이제 북부 지역으로 가고 있고 그래서 함경도 지방하고 평안도 지방하고는 기후 차이도 많이 나고, 어떤 사람들의 성향도 많이 차이가 나고, 그러기 때문에 이제 제가 그렇게 하게 된 거죠.”
한국에서 "북한의 국수"라고 한다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등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북한에는 옥수수국수를 즐겨 먹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논보다 밭 농사가 많은 북한의 지리적 특성 때문인데요. 특히 위도가 높은 함경도에서는 옥수수가 더 많이 자라기 때문에 이를 가공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북한에 대해 배우는 자립니다.
[녹취: 현장음]
이번 강좌는 경기도 여성비전센터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난 6월에는 경기도 여주에서 진행했고 7월에는 김포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포시는 올해를 평화문화도시 원년으로 삼아, 김포시민들이 북한의 지역 특성을 이해하고 민족의 동질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김포시 평생학습팀의 유재령 팀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유재령, 김포시 평생학습팀장] “저희 김포시는 지정학적으로 북한과 한강 사이에 있고 김포시 주요 역점시책사업이 평화문화도시 김포시 건설입니다. 그래서 저희 요번에 오는 8월 15일에 광복 70주년 평화문화도시 선포식도 있을 예정이고요, 그런 상황에서 요번에 통일비전 아카데미도 그런 맥락에서 추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음식이나 음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시대를 반영하고 또 우리가 요즘 굉장히 음식에 대한, 쉐프들도…쉐프들이 나와서… 대세잖아요, 그런 음식을 만드는 게. 그래서 음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어떤 문화예술의 큰 코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북한의 음식을 만들면서 맛보면서, 이런 문화를 접하면서 북한의 문화를 이해하고 체감하고 그런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14일은 함경도 음식을 주제로 옥수수 국수와 인조고기밥을 만들었는데요, 김포시민들은 처음 접하는 함경도 음식이 낯설고 궁금합니다.
[녹취:시민] “아, 이전에는 그냥 냉면? 그냥 흔히 먹는 뭐 평양냉면, 함흥냉면 이 정도 그냥 먹어봤고요, 참 먹고 싶었거든요. 예전에 그냥 얘기만 듣고 어떤 건지 궁금했었는데요, 먹게 돼서 참 좋네요.”
“많이 낯설어요, 아니 저희가 여기 한국에서 생각하는 그런 가공된 이 거하고는 전혀 달라서…”
분단 70년의 세월 동안 한국의 음식과 북한의 음식은 많이 달라졌지만 음식을 만들어보면서 조금이나마 북한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요, 음식을 만들면서 북한 사회와 경제 상황, 그리고 북한 주부들의 삶까지 엿볼 수가 있습니다.
[녹취:시민] “그냥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 듣던 거와 직접 강사님이 북한에 대해서 얘기하시는 실질적인 부분 그런 부분들을 듣고 이제 아, 그렇구나 그런 부분들도 있었고요, 굉장히 좋았어요.”
“살기 위해서 만든 거 같아서 좀 안쓰러운 마음도 들고, 북한의 현재 문화랑 이런 걸 좀 더 알아서 저는 이렇게… 뭘 하나 궁금해서 왔거든요. 굉장히 알뜰살뜰하다? 낭비되는 거 없이 다 응용해서 모든 거를 다 한 것들이 굉장히 머리가 좋다고 말씀하셨지만, 살기 위한 지혜가 보여요. 그 문화가…”
“예전에 그냥 생각했을 때 북한음식 하면, 이미지가 이렇게 담백하다는 게 머리에 이렇게 딱 뇌리에 박혀있었는데, 오늘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맵고 간이 좀 세게 한다 그래서… 아… 지금 한 가지 배웠어요.”
[녹취:현장음]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던 북한을 음식으로 가깝게 여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