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연방의회가 지난주에 타결된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60일 기한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가 전쟁포로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한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항공사 전산망을 점검해준 해커들에게 보상이 주어졌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지난주에 타결된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미국 연방회의가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국무부가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일요일(19일) 연방의회에 보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월요일(20일)부터 의회가 이 합의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의회가 합의안을 검토하는데 60일이 주어지는데요. 이 기간에 연방의회는 합의안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할지 말지 결정해야 합니다. 한편 행정부는 이 기간 동안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거나 제재 수준을 낮출 수 없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맺은 핵 협상 합의안이 상당히 방대한 내용인데요. 연방의회가 역점을 두고 살펴볼 조항이 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일단 의회는 매우 논란이 되는 조항들, 그러니까 합의안이 효력을 가지는 기간하고, 사찰 수준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그리고 이란이 합의를 어겼을 때 다시 이란에 제재를 부과하는 절차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의회가 60일 동안 합의안을 검토한다는 조처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기자) 네. 지난 5월에 연방의회가 통과시킨 ‘이란 핵 협상 승인법’에 들어있는 항목입니다. 당시 의회는 오바마 정부가 자신들을 제쳐놓고 핵 협상 합의안을 밀고 나가는 것을 막으려고 의회가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검토하고 이를 승인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 협상을 지지한다는 결의안을 월요일(20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사실, 그동안 미국 의회가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요구했었는데, 결국 안보리가 결의안을 통과시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오바마 정부는 이란 핵 협상에 반발하는 의회를 생각해서 유엔 결의를 좀 늦춰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미국 의회 쪽에서 자신들이 합의안을 점검하기 전에 국제사회가 협상안을 승인해 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란 핵 협상에 참여한 나라 대다수가 이 요청을 거부했고요. 마침내 유엔 안보리가 월요일에 전격적으로 결의안을 통과시켜버렸습니다.
진행자) 자, 20일에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 전 세계인의 눈은 미국 의회가 과연 이란 핵 협상 합의안을 승인할 것인가에 쏠리고 있는데요. 이제 오바마 정부로서는 되도록 많은 의원을 합의안에 찬성하는 편으로 끌어들여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지난주에 행정부 쪽에서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먼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의회를 두 차례 찾아서 의원들을 설득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주례 연설에서 이란과 핵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면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르는 것을 각오했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존 케리 국무장관도 주말에 방송에 나와서 회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케리 장관은 방송 회견에서 의회가 이번 합의안을 거부하면 앞으로 미국이 이란을 사찰하거나 제재하고, 또 이란과 협상할 능력을 잃어버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꼭 의회가 이 합의안을 승인해 주어야 한다는 요구인데요. 케리 장관은 또 다른 대안이 없었다면서, 만일 의회가 대통령의 거부권까지 뒤집으면서 합의안을 끝내 좌초시킨다면 그 결과가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기자) 만일 미국 의회가 표결로 핵 협상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안을 내놓으면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 이 안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데요. 연방의회가 다시 이 안을 가져가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으면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을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이걸 두고 거부권을 뒤집는다고 말하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공화당 측에서는 여전히 반발이 심하죠?
기자) 물론입니다. 공화당 쪽에서는 거의 전부가 반대한다고 보면 됩니다. 합의안이 나오고 지금까지 내내 공화당 쪽에서는 불만에 가득 찬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온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지난 주말에 케리 장관이 회견한 프로그램에 나왔는데요. 루비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잘못된 합의로 국가안보를 포기하고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도 주말에 다른 방송에 나와서 이란이 핵 협상 합의안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할 거라면서 이번 합의안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톰 코튼 의원이라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내서 유명해진 사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톰 코튼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이란 최고 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이 편지는 내후년에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 정부가 이란과 맺은 합의안을 파기할 것이라고 밝혀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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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미국 정치 기사에서 단연 화제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인데요. 지난주 토요일에 트럼프 씨가 한 말 때문에 주말 내내 미국 전역이 시끄럽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저녁 헤드라인 시간에 전해드렸지만, 트럼프가 아이오와 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 나가서 전쟁포로 출신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는 “매케인 의원은 전쟁영웅이 아니다. 매케인은 전쟁포로였기 때문에 전쟁영웅이 된 것이다. 나는 전쟁에서 포로가 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자 트럼프가 전쟁포로를 모욕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씨는 이런 비난에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서 지난 주말에 트럼프가 한 말을 대충 들어보니까 해명보다는 강하게 반박을 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씨는 일단 매케인 의원에게 사과할 뜻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건데요. 트럼프는 매케인 상원의원이 참전군인을 위해서 한 일이 없고 그의 활동이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씨는 미국 시각으로 월요일 (20일) 오전 방송에 나와서도 한마디 한 것 같던데요?
기자) 네. 트럼프 씨는 몇 시간 전에 미국 N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전화로 회견했는데요. 트럼프는 이 회견에서 많은 언론이 자신의 말을 제대로 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트럼프는 특히 자신은 포로가 되지 않았지만, 전쟁에서 열심히 싸운 사람들을 존경하는데, 누구도 이 사람들을 말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말이 잘못 전달됐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런 것 같습니다. 트럼프 씨는 매케인 의원이 용감한 사람이라면서 자신은 단지 포로가 되지 않은 참전군인들에 대해 말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트럼프 씨는 또 애리조나 피닉스시에 모였던 자신의 지지자들을 매케인 의원이 미친 사람들이라고 불렀다면서, 이들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원하는 훌륭한 미국인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이번 논쟁의 당사자 가운데 하나인 매케인 상원의원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매케인 의원 월요일 아침에 MSNBC 방송에 출연했는데요. 매케인 의원은 이 회견에서 트럼프가 자신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사람들과 포로생활을 했던 사람들의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케인 의원은 또 많은 남녀 군인이 전장에서 복무하면서 희생되고 때로는 포로가 된다면서 이런 사람들을 어떤 식으로든 헐뜯는 것은 전체 참전군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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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해킹’이라고 하면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정보와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망치는 일을 뜻하죠? 그리고 이런 ‘해킹’을 하는 사람을 ‘해커’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거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전산망에 들어간 해커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게 무슨 말이죠? 해커가 왜 상을 받는다는 거죠?
기자) 네. 나쁜 뜻을 가지고 그런 게 아니라 회사 전산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일한 해커에게 보상이 주어졌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산망 프로그램의 약점을 조사하는 일을 하는 미국인 조던 빈스 씨인데요. 빈스 씨는 유나이티드 항공사 전산망의 취약점을 알아내고 이를 회사 측에 통보해준 대가로 ‘마일리지’ 200만km를 공짜로 받았습니다.
진행자) ‘마일리지’라고 하면 고정 손님을 확보하려고 기업이 운영하는 판매 촉진 프로그램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손님은 이용 실적에 따라서 점수를 얻는데 쌓인 점수가 화폐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특히 항공사 마일리지 같은 경우는 일정 거리가 넘어가면 비행기를 공짜로 타는 것 같은 특혜가 주어집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일리지로 200만km라면 대체 어느 정도 혜택인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이 마일리지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공짜로 41번 갈 수 있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럼 빈스 씨가 자발적으로 유나이티드 전산망을 분석해서 그 결과를 회사 측에 알려준 겁니까?
기자)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유나이티드 항공이 운영하는 ‘Bug Bounty Program’에 응모해서 상을 받은 겁니다. ‘Bug Bounty Program’이라면 이미 설명해 드렸듯이 회사 전산망의 취약점을 알려주면 보상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무료 마일리지를 받은 사람이 빈스 씨를 포함해 모두 두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최근에 그렇지 않아도 유나이티드항공 전산망에 문제가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올해 6월 2일에 전산망에 문제가 생겨서 150편의 비행이 1시간 가량 늦어졌고요. 7월 8일에도 예약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약 2시간 정도 비행이 중단됐습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Bug Bounty Program’은 이런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빈스 씨가 어떤 문제점을 찾아낸 겁니까?
기자) 네. 두 가지 문제점이라는데요. 하나는 해킹으로 한 사용자가 마일리지 운용 체제를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되는 약점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전산망에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약점이 나왔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렇다면 유나이티드항공사 전산망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는 뜻일까요?
기자) 아닙니다. 상을 받은 빈스 씨는 유나이티드 전산망에 큰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빈스 씨는 자신이 발견한 약점이 이 회사 전산망이 더 안전해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나이티드항공같이 이렇게 자체 전산망의 약점을 알려주면 보상해주는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회사들이 또 있나요?
기자) 또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터넷 단문 전달 사이트인 ‘트위터’ 등이 전산망 보안과 관련해서 약점을 알려주면 보상해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기업 전산망이 공격당하는 일이 잦아서 이런 제도는 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여타 다른 기업에도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