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캐나다 정부에 탈북자 등에 적용되는 난민보호법의 재검토를 권고했습니다. 1차 난민 심사에서 탈락한 출신지정국 국적자들이 항소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의 이행을 담당하는 인권위원회, 일명 자유권규약위원회가 23일 캐나다가 제출한 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난민 신청을 한 탈북자 등에 적용되는 캐나다 난민보호법 일부 조항에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출신지정국 국적의 개인들의 경우 1차 심사에서 난민 신청이 거부되면 난민항소부에 항소할 수 없고, 다만 연방법원의 법률적 검토만 받도록 한 조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난민항소부는 새로운 증거를 허용하는 등 난민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반면, 연방법원은 1차 심사 절차가 합리적이었는지만을 판단하기 때문에 난민 신청이 거부된 사람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12년 12월 난민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출신지정국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 제도는 일반적으로 인권을 보호하고 안전이 보장된 나라 출신자들이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한국 등 42개 나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을 거쳐 캐나다로 들어가 난민 신청을 한 탈북자들이 난민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게다가 1차 심사에서 거부된 뒤에 난민항소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게 됐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자유권규약위원회는 출신지정국 국적의 난민 신청자들이 난민항소부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난민보호법을 재검토할 것을 캐나다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