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제2의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가 대용량 탄창 소지를 금지하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요. 이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버지니아 주 제임스타운에서 400년전 매장된 유골 4구가 발굴됐다는 소식 , 끝으로 미국 최대 인터넷 상점인 아마존 사가 무인비행기 드론 비행을 위해 미국의 상공을 구분하자고 제안한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최근 미국 곳곳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시 의회가 이와 관련된 조례안을 통과시켜 눈길을 끌고 있군요.
기자) 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28일, 총알이 10발 이상 장전되는 대용량 탄창의 소지를 금지하는 시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12-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의원 가운데 3명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조례안이 통과되자 지지자들은 총기 범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조처라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로스앤젤레스는 1개 도시이긴 하지만, 인구나 규모 면에서 미국 제 2의 대도시로, 웬만한 작은 주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이번 조처를 결코 작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조례안이 만들어진 게 제법 오래 됐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2013년에 폴 크리코리언 시의원이 처음 발의했는데요. 그 동안 총기소지옹호단체들의 반대로 계속 미뤄져 오다가 이번에 전격 통과된 겁니다. LA시가 속해있는 캘리포니아 주 법은 이런 대용량 탄창의 판매와 제조는 이미 금지해왔는데요. 하지만 이 조례안의 통과로 LA시에서는 대용량 탄창의 소지까지 금지된 겁니다. LA시 의원들은 이로써 주 법에서 빠져나갈 구멍마저 확실히 막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그 동안 조례안이 통과되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에 곧 시 조례로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미 소지한 사람들의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조례안이 시행되는 날부터 60일 안에 탄창을 폐기하거나 LA경찰 당국에 반납해야 하고요, 그러면 당국은 이를 폐기하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한다든지 조처를 취할 거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서 예외 대상도 있나요?
기자) 네, 현직 경찰관들이나 총기 판매상, 또는 15년보다 더 이전에 구입한 사람 등은 예외로 두고 있고요. 하지만 은퇴한 전직 경찰관들의 경우, 소지 금지 대상으로 적용할 지 여부에 대해 좀 더 논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크리코리안 시의원은 또 총기를 집안 금고에 보관하거나, 방아쇠 잠금 장치를 설치해 쉽게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조례안도 추진 중인데요. 다음 주쯤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LA 시 조례안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죠?
기자) 네, 미국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국총기협회 (NRA)를 비롯한 주로 총기옹호단체들의 반발이 큽니다. 이들은 LA시의 이 조례안이 미국의 수정헌법 2조에 위배되는데다가 , 주 법보다 우선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또 막상 시 조례안이 별 효과가 없을 거라는 주장도 있더군요?
기자) 네, LA 시 인근 도시들은 이런 걸 금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다른 도시에 가서 사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대만큼 LA 지역의 총기 범죄를 줄이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그런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례안 지지자들은 이번 조처로 법집행관들이 대용량 탄창 소지자들을 적발해내서 총기 난사 사건 같은 참극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기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대륙 최초의 영국 식민지였던 제임스타운에서 유골 4구가 발굴됐다고 하죠?
기자) 네, ‘제임스타운 리디스커버리’ 고고학팀과 ‘스미소니언 재단’이 미국 동부 버지니아 주 제임스타운에서 유골 4구를 발굴했다고 28일 발표했습니다. 이들 유골의 주인은 미국 초기, 영국 식민지 시절이었던 1608년에서 1610년 사이에 사망한 걸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땅에 묻힌 지 약 400년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거죠. 연구진은 또 이들 유골의 신원 확인까지 마쳤다고 밝혔는데요. 학계에서는 미국 대륙에 정착한 초기 영국민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흥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임스타운이라면 미국 역사에서는 아주 중요한 유적지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제임스타운은 미국 대륙에서 가장 처음으로 세워진 영국의 식민정착촌이죠. 1607년에 지금의 버지니아 지역에 세워진 이 제임스타운은 당시 영국 국왕이었던 제임스 1세의 이름을 딴 겁니다. 1994년 제임스타운의 역사를 복원하기 위한 ‘제임스 타운리디스커버리 ‘사업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이곳에서 발굴 작업이 계속돼 왔고요. 유골이 맨 처음에 발견된 건 지난 2013년의 일입니다. 연구진은 2년여간의 발굴 작업 끝에 각 유골의 약 30% 정도만 복원해 낼 수 있었지만, 첨단 과학 장비 등을 동원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유골의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들이 초기 식민지의 지도층 인물들이었다고 하죠?
기자) 네. 이들의 신원은 제임스타운 초창기 지도자들이었던 가브리엘 아쳐 선장과 페르디난도 웨인맨 경, 윌리엄 웨스트 선장, 그리고 미국 대륙 최초의 성공회 목사였던 로버트 헌트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4명의 무덤은 모두 당시 제임스타운의 한 교회 안, 제단이 있던 자리나 성가대 자리 같은 데서 발견됐는데요, 연구진은 관의 형태라든지 무덤의 장소 등으로 볼 때도 이들이 당시 명망 있는 사람들이었던 걸 짐작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특히 이번에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이 가브리엘 아쳐 선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브리엘 아쳐 선장은 1607년 초기 이주민들을 이끌고 제임스타운에 도착한 지도자 가운데 1명인데요. 2년만인 1609년에 사망해 교회 안에 묻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아쳐 선장의 관속에서 유골과 함께 의문스러운 작은 상자 하나가 같이 발견된 겁니다.
진행자) 상자 속에 어떤 특별한 게 들어있기라도 한 가요?
기자) 네, 아주 작은 은상자인데요. 연구팀은 뚜껑을 열지 않고,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 그 안을 들여다 봤는데요. 상자 안에는 7개의 뼈 조각과, 물 또는 피 같은 액체 같은 게 담긴 작은 병이 뚜껑이 열린 채 두 개로 분리돼 들어있었고요. 상자 위에는 영어 알파벳 ‘M’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뼈가 사람 뼈일까요?
기자) 그게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사람의 뼈로 추측되지만,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약병 역시 왜 열려 있는지, 누가 무슨 이유로 상자 속에 넣었는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또 상자 위에 영어 알파벳 M자가 왜 새겨져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쳐 선장의 어머니 이름이 ‘Mary’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 아쳐 선장이 ‘Mountnessing’ 이라는 곳 출신이기 때문일지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후대인들로서는 정확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상자 속 물건들이 좀 독특하군요.
기자) 네, 일종의 성물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로마 가톨릭 교계에서는 오랜 전통이라고 합니다. 현재 학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문은 이런 로마 가톨릭교계의 전통이 개신교 초기 정착민의 관속에서 발견됐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아쳐 선장이 비밀리에 가톨릭교를 믿는 신자였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아니면 초기 미국 식민 정착촌을 이끈 개신교 기독교인 성공회를 추앙하기 위한 성물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연구팀은 이 역시 좀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유골들에서도 여러가지 흥미로운 점이 많이 발견됐죠?
기자) 네, 예를 들어 웨인맨 경의 유골에서는 꽤나 높은 수치의 납성분이 발견됐는데 연구팀은 웨인맨 경이 당시 납으로 만든 접시와 술잔을 이용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아쳐 선장의 경우 충치가 14개나 발견되는 등 치아 상태가 아주 나빴던 것도 알아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발굴된 유골들과 성물 상자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 유골들은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제임스타운 안에 있는 한 납골당에 보관될 예정이고요, 또 ‘제임스타운 리디스커버리’ 측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유골이 발굴된 곳을 기념공원으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단 성물이 담긴 상자는 가끔 전시는 될 예정이지만 종교적 상징성을 존중해 현재로서는 그것을 열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국뉴스 헤드라인,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업체인 아마존 사가 미국의 상공을 구분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이 소식 마지막으로 보도록 하죠.
기자) 네, 얼마 전 무인비행기 ‘드론’이 버지니아 외곽에 있는 한 진료소에 의약품을 배달하는데 성공하면서 이제 바야흐로 드론 배달 시대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드론이라고 하면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하는 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비행기를 말하죠. 그런데 아마존 사가 이번에는 드론 비행과 관련해 하늘의 구역을 나누자는 제안을 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서는 항공우주국 NASA와 국제무인기협회 실리콘밸리 지부 주관으로 무인비행기 드론과 관련한 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 회의에 참석한 구르 킴치 ‘아마존 프라임 에어’ 부회장이 28일, 그런 제안을 했습니다.
진행자) 하늘의 구역을 나누자는 게 무슨 소리인지 금방 이해가 안되는데요?
기자) 네 , 요즘의 발전 속도로 보면 무인기 드론이 보편화 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 같은데요,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무인기 관련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 무인기가 본격적으로 하늘을 마음대로 날게 되면 혼란에 빠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 되겠죠. 그러니까 하늘을 나눠 구역을 정하자는 겁니다. 이번에 캘리포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회의도 드론 교통 체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떻게 구분을 하자는 건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지상에서부터 61미터 높이 까지를 저속 교통 지역으로 설정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구역에서는 드론 기가 저속으로 비행해야 하는 거고요. 그 다음 61미터부터 122미터 까지는 고속 지역으로 설정해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 상업용 무인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다른 일반 항공기와 충돌할 염려는 없습니까?
기자) 네, 무인기와 일반 비행기 간의 완충 구역을 만들기 위해 122미터부터 152미터 사이는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고요. 헬리콥터나 경비행기 같은 항공기는 지상으로부터 152미터 위에서 운행되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제 드론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드론 교통 체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만약 아마존의 구상대로 드론의 비행공간이 설정되면 드론의 상용화도 한 발 앞당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