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 입니다. 지난 2002년 한국의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벌어진 남북한 해군의 교전을 다룬 한국 영화 ‘연평해전’이 미국에서도 개봉됐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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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 월드컵 붉은 악마 응원]
지난 2002년 6월 29일,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선수들이 3, 4위전을 치르던 날. 한국 국민들은 `붉은악마’ 응원복을 입고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습니다.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은 말 그대로 붉은 바다를 연상하게 할 만큼 수만 군중으로 가득 찼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온 마음으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던 바로 그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일어난 교전으로 서해도 붉게 물들었습니다. 바로 제2 연평해전이 일어난 겁니다.
북방한계선 NLL 남쪽 연평도 인근에서 한국의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전투 ‘연평해전’은 1999년과 2002년 6월에 각각 일어났는데, 영화 ‘연평해전’은 두 번째 2002년 해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효과 : 연평해전]
영화 연평해전은 당시 교전 상황을 관객들이 실제 교전을 치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생생하게 재연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영화는 7월 마지막 주까지 관객 수 6백만 명을 돌파해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의 13개 대도시 주요 영화관에서 개봉됐는데요, 버지니아 페어팩스의 주요 개봉관인 ‘페어펙스 코너’ 극장에서 지난주까지 하루 4차례 상영됐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영화 관련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IMDb를 방문한 관람객들은 이 영화에 평점 10점을 의미하는 별 10개 가운데 7개를 줬습니다.
미국에서 이 영화는 ‘The Forgotten Battle: 잊혀진 전투’ 란 소 제목이 추가돼 개봉됐는데요, 당시 30분 간의 교전 상황을 그대로 담는 한편,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군인들과 그들의 전우애, 병사 가족들의 심리가 자세히 묘사됐습니다. 특히 전투에서 살신성인 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줬습니다.
대부분 한인인 관객들 가운데는 일부 미국인들도 있었는데요, 버지니아 주 페어펙스에 거주하는 팀 게몬 씨는 영화가 매우 슬펐다며, 20대 장병이 숨을 거두고 농아인 어머니가 절규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팀 게몬] “ Sad, it’s very moving at the end, When you saw the family... that was the hardest parts ..”
영화 장면들이 실제처럼 다가와 영화를 보는 내내 감정적으로 힘겨웠다는 겁니다.
게몬 씨는 영화를 만든 감독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버지니아 주에 거주하는 50대 미국 여성은 영화를 보며 화가 났다고 말했는데요, 서방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이 남한에 전투를 유도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50대 여성] “ it made me really angry because western countries have to follow very rigid rules of engagement..
주한미군으로 26년 간 근무했다는 존 와인 씨는 남한과 북한의 국경에서 매일 일어나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와인]” I think it’s probably a fairly accurate depiction of what is everyday along the border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미국 언론들도 남북 간 교전 상황을 다룬 이 영화의 미국 내 개봉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은 13주년 연평해전 추모식에서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사진을 싣고, 이 영화가 북방한계선에 대한 남북한 간 다른 입장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영화에서 남한 병사들은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묘사된 반면 북한 병사들은 무표정하고 음침한 모습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관객들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가족이 오열하는 장면과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흐르는 동안 생존자들이 전사한 전우를 그리는 장면에서 한결 같이 가슴이 아프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당시 전투로 남한 측은 고속정 참수리 357호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했고, 북한 측은 13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