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외부 세계에 대한 접근이 차단된 북한 주민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서울의 한 통일 관련 민간방송국도 이런 노력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출연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탈북민이라고 하는데요, 이 방송국이 최근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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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서교동의 한 호텔. 8월이지만 마치 송년회 같은 분위긴데요,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정을 나눕니다.
[녹취: 현장음]
이 곳에 모여있는 사람들은 남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는 한 민간방송의 출연자들.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 등 대북방송과 `데일리NK' 등 인터넷 신문사가 함께 만든 이 방송이 추진된 지 이제 1년이 지났는데요, 거의 보수도 받지 않고 통일을 위해 재능을 기부한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입니다. `국민통일방송' 이광백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광백,국민통일방송 대표] “통일방송은 시민들의 참여로 만드는 방송이에요, 그 참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는 경우, 진행자도 있고, 또 게스트도 있고 그런데 그동안 저희들이 그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방송을 좀 길게 해 왔는데, 한 번도 그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출연자를 위한 감사의 밤, 국민통일방송 출연자를 위한 감사의 밤을 오늘 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의 출연자들 중 절반은 탈북민인데요,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인만큼 북한의 사정을 잘 아는 탈북민들이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도 많은 탈북민 출연자들이 함께 했는데요,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 탈북민을 만나봤습니다.
[녹취: 탈북민 기자] “저는 평안남도에서 왔고요, 2011년도부터 지금까지 한국 정착하고 있는, 기자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우연히 한국의 라디오를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라디오가 탈북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탈북민 기자] “라디오는 어느 방송이라는 거, 모르고 그 때 생각해 보면 자유아시아 방송이라고 했던지, 뭐 kbs… 너무 많이 들어가지고 방송은 모르겠고, 우리가 방송국은 개의치 않고 내용을 많이 중요시하거든요. 저는 기본 사회를 해설해 주는 이게 제일 제가 기다리는 시간이었어요. 우린 학문이 제한되었잖아요, 사회교육, 이게 제가 가장 잊혀지지 못할 제 의식이 계몽된 최고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방송 관계자들은 방송을 듣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구심이 들 때도 많은데요, 이렇게 북한에서 한국의 라디오를 들었다는 탈북민들을 만날 때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확신이 듭니다. 이광백 대표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10년이라는 긴 시간이었지만 솔직히 저희 방송을 듣고 있는 사람의 수가 현재는 많지는 않습니다.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보면 대략 북한에 있었을 때 저희 방송을 들었다는 사람이 한 2%~3% 정도 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폐쇄된 사회의 2%~3% 정도의 북한 주민이 저희 방송을 들었다는 그 사실, 그게 굳이 성과라면 성과인 듯 하고요, 그러나 그것 만으로는 저희가 원하는 통일시대를 앞당길 순 없기 때문에 앞으로 5%, 10% 또 15%, 30% 더 많은 북한 주민이 듣게 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
[녹취: 현장음]
지금 흐르고 있는 노래는 `국민통일방송'에서 실습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생 위형빈 씨가 작사, 작곡한 노랩니다. 위형빈 씨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 재학 중에 방학 동안 이 곳 실습사원으로 오면서 북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됐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가지게 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노래를 만들게 됐는데요, 위형빈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위형빈, 국민통일방송 실습사원] “두 곡, 첫 곡은 원… 원은 이제 제가 와서 한 2주차인가 3주차 때 쓴 건데, 그 때는 제가 북한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그때. 북한 현재 상황, 그런 거에 대해서. 그런데 회사에 다니면서 알게 됐다가 저 자신의 입장에서 그러니까 회사의 입장도 아니고 북한 사람의 입장도 아니고 제가 봤을 때 지금 안타깝다라는 마음이 컸어요, 왜냐하면 가사에도 나왔듯이 아무 변화도 없이 지금 흘러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분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셔도 변화가 없으니까 이게 안타깝잖아요, 그래서 그 마음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는 일단 관심, 관심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마음으로 제가 메시지를 담아서 썼고요.”
위 씨는 미국에 돌아가서도 통일의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녹취: 위형빈, 국민통일방송 실습사원] “뭐 제가 가서도 계속 연락을 하고, 제가 미국에 있어도 요즘엔 인터넷이 잘 돼 있으니까 서로 도울 수 있으니까. 현재는 정말 영향력이 미미해 보이지만 이 사람들이 꾸는 꿈이 크기 때문에 그리고 일하는 데 진심을 담기 때문에 아마 어마어마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출연자들 중에는 외국인들도 많은데요, 이들도 남과 북의 소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자국에 돌아가서도 북한의 상황을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될 텐데요,
[녹취: 제이슨 말렛, 수원대학교 교양영어학부 조교수] 제 이름은 제이슨 말렛입니다. 미국에서 왔습니다. 통일은 남북 통일은 너무 중요한 거예요. 그래서 `데일리NK'와 유나이티드 미디어 그룹과 일하기 너무 좋은 거예요.”
[녹취: 현장음]
북한의 변화를 이끌고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방송인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