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여성들이 자신의 한국 내 정착 과정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콘서트 즉, 이야기 공연이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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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현장음]
서울 상수동에 있는 한 공연장. 세 명의 탈북 여성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녹취: 현장음]
텔레비전을 통해 한국민들에게 낮익은 박수애, 권설경씨와 공연을 주최한 업체의 김수진 원장이 함께 토크콘서트, 즉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도 즐기는 공연을 열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북한의 노래도 듣고, 탈북민들이 왜 탈북을 하는지 그리고 탈북 후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번 공연을 주최한 업체의 김수진 원장을 만나서 공연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김수진, 엔케이결혼 원장] “좀 살아가면서 처음에는 정착이 힘들었죠. 그래서 뭘 이런 걸 한다고 상상도 못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 갈수록 이제는 십 년 가까이 돼 오면서 조금 이제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녹취: 현장음]
흥겨운 음악소리에 관객들 반응도 좋은데요, 북한 최고의 기타연주자 출신 권설경씨의 기타 연주가 열리고, 박수애씨와 권설경씨가 함께 북한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또 방송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마음에 있는 얘기도 털어놓았는데요, 토크 콘서트 현장에서 박수애씨와 권설경씨를 만났습니다.
[녹취: 박수애,탈북민] “남남북녀 박수애입니다. 북한 여성분들이 남한에 와서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 그리고 또 안 좋은 이미지도 좀 있잖아요, 그래서 한 두 명이 좀 그런 것 때문에 모든 탈북 여성들이 안 좋은 이미지로 흐리게 되니까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는 여성분들이 많다, 이런걸 말하고 싶어요.”
[녹취: 권설경, 탈북 기타 연주자] “기타리스트 권설경입니다. 여성분들보다도 남성분들이 지금 많이 오거든요, 그래서 북한 여성들에 대해서 말을 더 하고, 또 북한의 음악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북한의 문화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또 두고 온 부모, 형제, 또 이런 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다 함께 통일을 원하는 또 그런 노래도 하고 그럴 생각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들의 질문에 답변도 하면서 방송에서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조금은 난처한 얘기도 서슴없이 나눴습니다. 특히 북한에서의 생활 이야기를 나눌 때는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고요, 무대에 선 탈북 여성들도 참 많이 울었는데요
[녹취: 현장음,박수애] “북한에서 집단 체조라고 아리랑 아시잖아요, 거기에 참가하려면 집 안의 경제 조건도 돼야 참가할 수 있는데, 저희 집은 그렇게 잘 살지 못했거든요, 어머니가 집 재산까지 팔아서 거기에 참가시켜 주고, 또 저희 어머님이 아빠가 6년 동안 병석에 앓아서 누워 계셨는데, 6년동안을 대 소변을 받으면서 어머니가 병 간호를 했거든요.”
[녹취: 현장음, 권설경] “저는 9살 때 기타를 시작했는데요, 10살부터 저희 집안에 고난의 행군이 들어왔어요. 10살 때면 여기 우리 한국 친구들 보면, 부모님한테 음식 투정하고 뭐 먹겠다, 뭐 먹겠다 하는데요, 저는 10살 때 최고 몇 끼까지 굶어 봤는지 아십니까? 최고 16끼 굶어 봤습니다. 이틀 6끼 째 까지는 정말 뭐나 도둑질 해 먹고 싶어요, 근데 3일째 되는 첫 끼 아침에는 일어나고 싶지도 않고, 그냥 잠만 자고 싶더라고요.”
박수애, 권설경씨나 김수진 원장처럼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고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살기까지 참 고단한 세월이 필요했을 텐데요, 김수진 원장은 한국에 와서 맞닥뜨린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녹취: 현장음,김수진] “경기도 용인에 있는 자그마한 임대 아파트를 받았어요, 사실 저희가 남한에서 생활을 시작하면 굉장히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또 정신적으로 굉장히 빈약한 수준에서 남한 생활을 시작하게 돼요, 그래서 저도 하나원을 거쳐서 나오면서 지금까지 주고 들어갔던 권리금을 한 푼도 못 받고 나온 적도 있었고요, 또 전셋집 보증금을 통째로 날려 본 적도 있어요, 그런데 왠지 살아야 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북에 계신 가족들, 언젠간 만난다고 했거든요.”
관객 중에는 탈북민들도 있었는데요, 선배 탈북민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많은 공감도 했고요, 한국 생활에 대한 조언도 얻었습니다. 한 탈북 여성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탈북여성 관객] “저도 작년 11월달에 하나원 퇴소했어요, 그런데 오늘 와서 저 언니들이 말씀하시는 거 들으니까, 내가 북한에서 살 때 어릴 때 생각이 추억이 또 떠오르고 마음이 좀, 울기도 했어요, 금방. 아.. 나도 어릴 때 그렇게 고생을 하며 자랐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여기 오오니 어릴 때 고생하던 생각이 잊혀지는 거예요, 너무 행복하니까.”
이 공연을 주최한 업체는 미혼 탈북여성이 한국 남성들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돕는 결혼정보 업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 대부분은 탈북여성과의 결혼을 원하는 한국 남성들이었는데요, 이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한국 남성 관객] “북한 여성들의 그런 아픔과 상처들, 그거를 더욱 더 자세히 알고 공유하고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더욱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좋은 말씀 들어가지고 북한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이렇게 했는지 정말 마음이 찡했습니다. 저희 한국에 와서 더 자유롭게, 아니면 통일하면 더 행복하게.”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