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후보 전자메일 추가 공개...'수면 부족시 감기 잘 걸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 (자료사진)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국무부가 7천쪽에 달하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을 추가로 공개했다는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이어서 공화당의 벤 카슨 후보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와 공동 1위를 차지하면서 조용히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수면 시간이 적으면 감기에 더 잘 걸린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겠습니다. 국무부가 월요일밤 (31일) 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추가분을 공개했죠?

기자) 네, 국무부가 31일 추가로 국무부 웹사이트에 공개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은 4천 400여건, 7천 쪽이 넘는 분량입니다. 국무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고 있는 건 지난 5월에 워싱턴 연방법원 판사가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계정 이메일을 전부 다 내년 1월까지 매달 공개할 것을 명령한 데 따른 건데요, 이번에 공개된 것까지 합치면 현재까지 클린턴 전 장관의 개인 이메일 약 4분의 1이 공개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당시 관용 이메일은 전혀 쓰지 않고 개인계정 이메일만 썼기 때문에 그 양이 엄청날 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재임 시절에 개인 계정으로 주고 받은 이메일은 6만 건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해 말에 업무관련 이메일 약 3만 건, 총 5만5천 쪽에 달하는 분량을 국무부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6만 건 가운데 약 절반은 사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추가로 공개된 이메일 가운데 민감한 내용은 없었나요?

기자)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은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클린턴 전 장관이 주고 받은 것들인데요. 국무부는 이 가운데 약 125건의 이 메일에 기밀로 분류되는 정보가 들어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처음에는 약 150건이라고 밝혔다가 나중에 이를 다시 125건으로 수정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렇게 기밀 정보가 들어있는 이메일들도 정보는 지우고 나머지 내용은 일반에 공개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의 외교정책 고문이었던 제이콥 설리반이 2010년 11월에 클린턴 전 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의 경우, 상당히 많은 부분이 가려진 상태로 오는 2025년까지는 기밀이라고 분류된 채 공개돼 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은 재임 당시 개인 계정 이메일로 기밀 정보를 주고 받은 일이 없다고 계속 부인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에 기밀문건으로 분류된 정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이메일을 주고 받을 당시에는 기밀이 아니었고, 나중에 기밀로 분류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당시에는 기밀이 아니었다가 나중에 기밀로 분류된 것들도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2009년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에 따르면 기밀문서는 일반에 공개될 경우, 국익에 해가 될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밀에 대한 규정 역시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보기관 담당 감찰관이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에 일급 비밀이 들어있었다고 해서 논란이 커졌죠.

진행자)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 가운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정치적 자문을 구하는 질문부터, 외교 현안에 대한 조언까지 무척 다양한데요. 하지만 아무리 공직자의 업무상 편지라고 해도 공개되면 껄끄러운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예를 들어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을 외곽에서 지원하고 조언했던 시드니 블루멘탈 씨의 편지를 보면요.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연방 하원의장을 아무런 정치적 신념도 없는 게으른 술주정뱅이로 폄하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당사자가 들으면 상당히 기분 나쁜 이야기죠. 또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사를 보내준 보좌관들도 있고요, 당시 문제가 됐던 논란과 관련해 백악관의 반응을 묻는 이메일까지 다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전 장관의 딸 첼시가 보낸 이메일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던데요?

기자) 네, 지난 2010년에 카리브 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아주 큰 지진이 난 적이 있었죠? 첼시는 당시 아이티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난 후, 아버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어머니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구호 노력이 없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것이라며 긴급 조치를 촉구했는데요. 미국의 유력한 일간지, 뉴욕 타임스 신문은 이는 첼시가 그 동안 어떤 역할을 맡아 왔는지 짐작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메일 논란이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계속 큰 부담이 되고 있네요.

기자) 네, 아직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 후보들 가운데 지지율 1위이긴 한데요. 하지만 몇 달 전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입니다. 아이오와 주 민주당 유권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요.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율은 37%로 나타났고요. 버니 샌더스 후보가 30%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바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배한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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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뉴스 헤드라인 , 이번에는 공화당 진영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면 공화당 쪽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돌풍이 거센데요. 그런데 요 며칠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네,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 처음 대권 도전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이런 반응을 얻을 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설문 조사에서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따돌리고 줄곧 1위를 차지해왔습니다. 그런데 월요일 (31일) 나온 새로운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의 벤 카슨 후보가 처음으로 트럼프 후보와 같은 23% 지지를 얻으며 공동 1위 자리로 올라섰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사도 역시 아이오와 주에서 나온 여론 조사결과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이오와 주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각 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원대회를 가장 먼저 실시하기 때문에 대선 초반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로 여기는 아주 중요한 주죠. 이번 여론 조사는 몬머스 대학교가 아이오와 주에서 내년 1월에 실시되는 공화당 당원대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유권자 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데요. 그 결과 벤 카슨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23% 지지를 얻어 공동 1위를 차지했고요. 칼리 피오리나 후보가 그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10%, 테드 크루즈 후보와 스콧 워커 후보가 7%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벤 카슨 후보 역시 전문적인 정치인 출신은 아니죠?

기자) 네, 벤 카슨 후보는 원래 미국의 명문 존스 홉킨스 대학 병원의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였는데요. 1987년에 세계에서 최초로 샴 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한 사람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13년 현역에서 은퇴했고요. 올해 63살입니다. 카슨 후보는 평소 자신은 무소속이라고 말해왔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중간 선거가 실시됐을 때 공화당에 입당한 후로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17명 후보들 가운데서는 유일한 흑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후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느껴졌던 벤 카슨 후보가 그 동안 소리 없이 지지기반을 넓혀온 셈이군요.

기자) 네. 카슨 후보와 다른 공화당 후보들은 그 동안 트럼프의 독주에 완전히 가려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카슨 후보는 지난 8월초, 첫 텔레비전 공개토론회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크게 두드러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론 조사 결과, 카슨 후보는 자신을 매우 보수적이고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사람들, 그리고 여성들에게 특히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카슨 후보가 이렇게 트럼프 후보의 돌풍을 막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트럼프나 카슨 모두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기성정치인의 행태에 신물을 느낀 공화당원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속 시원하게 대신해 줄 사람으로 트럼프를 지지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의 막말과 대안 없는 정책에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들입니다. 최근 아칸소 주에서 열린 벤 카슨 선거 유세에 참석한 한 공화당 유권자는 트럼프를 좋아하고 트럼프가 하는 말을 좋아하지만 품격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에 카슨은 트럼프에게 없는 인품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카슨을 지지하는 이유를 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젭 부시나 릭 페리 같은 다른 공화당 후보들을 서슴없이 공격해온 트럼프 후보도 이 카슨 후보에 대해서만은 공격을 하지 않더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는 최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린 모임에서 카슨 후보를 깎아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나는 카슨을 정말 좋아한다”, “카슨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통령 선거는 특히 여러 가지 쟁점들이 많은데요. 정치인으로서, 이런 현안에 대한 카슨 후보의 성향은 어떨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카슨 후보는 올해 초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교도소에서 동성애자가 되기도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의지적 선택으로 동성애자가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암시를 한 건데요. 결국 나중에 사과했습니다. 이민문제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 자신은 불법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드론, 즉 무인항공기를 사용 하지 않을 것이다, 불법입국통로로 쓰이는 굴들에 대해 공격 명령을 내릴 것이다” 이런 요지의 발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카슨 후보는 아직까지 전반적인 정책에 대한 구상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요. 앞으로 몇 주안에 구체적인 정책 구상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CNN 방송 주관으로 오는 16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공화당 후보 토론회에서는 카슨 후보의 정책들이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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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올바른 수면 습관이 건강에 직결된다는 건 많이들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 수면이 감기와도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잠이 부족하면 감기에 잘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에릭 프래서 박사 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인데요. 수면시간이 하루 6시간 미만인 사람은 그 이상 자는 사람보다 감기에 걸릴 확률이 4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잠을 잘 못 자면 보통 피곤하다는 소리들은 많이 하는데, 감기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건 좀 의외군요.

기자) 그렇죠? 프래서 박사팀은 평균 연령 30살인 성인 남녀 164명을 선발해서 시계처럼 생긴 감지기와 수면 일기를 통해 1주일 동안 평상시 수면 습관을 측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난 후 이들을 다시 호텔에 1주일간 묵게 하면서 코에 감기 바이러스를 투입한 후 이들의 반응을 측정했는데요. 그 결과, 6시간보다 적게 잔 사람은 약 40%가 감기에 걸렸고요. 6시간 이상 잔 사람은 18% 정도만 감기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잠을 많이 안 자도 건강에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귀 기울일만한 결과 같군요.

기자) 네, 연구팀은 또 지금까지 감기와 관련이 있는 걸로 알려져 온 흡연이라든가 스트레스 지수, 나이 같은 다른 요인들보다도 이 수면 부족이 감기와 가장 상관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요즘 미국인들의 수면 부족 현상은 꽤나 심각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도 충분하지 않은 수면 시간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미국인 5명 중에 1명은 보통 일을 하는 주중에 6시간 미만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3년 미국 수면재단이 6개 나라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면 실태조사에서도 미국인들은 이들 나라 가운데 수면시간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미국 수면재단은 건강을 위해서 성인은 적어도 7시간 이상, 그리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그 이상 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