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9월 첫 번째 월요일이 노동절입니다.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이 노동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 네, 미국에서는 노동절을 ‘Labor Day”라고 부르는데요. 해마다 9월 첫 번째 월요일을 노동절이라고 해서, 미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기념하고 또 미국을 부강하고 번영하는 나라로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에서는 9월 첫째 월요일이 노동절인데요. 노동절을 5월에 기념하는 나라들도 많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전세계 80여 개 나라, 특히 유럽이나 아시아 쪽 대부분의 나라들이 5월의 첫날을 ‘May Day’나 ‘Worker’s Day’라고 부르면서 이 날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건 북한도 마찬가지인데요. 북한은 ‘국제 노동자 절’ 또는 ‘5.1’절이라고 해서 이 날 전국적으로 성대한 기념행사를 갖고 있고요. 한국에서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어떻게 불리든 간에 이런 나라의 노동절은 다 미국의 노동운동을 뿌리로 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19세기 미국에서 있었던 대규모 노동자 시위를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시에서 약 8만명의 노동자와 가족들, 사회주의 개혁가들이 8시간 노동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인 사건이죠.
진행자) 자료를 보니까 당시에는 보통 하루 10시간, 주 7일씩 일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시카고나 뉴욕 같은 대도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보장하라는 목소리가 컸는데요. 시카고에서 5월 1일,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대규모 파업 집회가 열린 겁니다. 이날 하루 동안 파업에 들어간 사람이 약 3만5천 명이나 됐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며칠 뒤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이라는 곳에서 경찰의 발포로 유혈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전국적인 논란이 벌어지게 됐죠. 결국 이 일을 계기로 미국의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노동이라는 권리를 보장받게 되고요. 또 노동자들을 위한 날, 노동절도 만들어지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5월 1일을 노동절로 하지 않고, 9월로 정한 걸까요?
기자) 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은 22대와 24대를 역임한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이었는데요. 노동절을 5월 1일로 정하면 시카고 헤이마켓 사건을 기념하는 것처럼 보여질까 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특히 당시에는 이 헤이마켓 사건을 보는 시각 가운데 사회주의자들이 주도해서 공산 폭동이 일어난 거라는 주장도 많았는데요. 그래서 그런 우려들을 없애기 위해 9월을 노동절로 정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노동절이 공휴일로 제정되기 전에도 노동단체들 사이에서는 자체적으로 노동자들을 위한 날이 있었죠?
기자) , 그래서 사실 누가 처음 이렇게 노동자들을 위한 날, 노동절을 만들자고 제안했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당시 주요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였던 미국노동자연맹(AFL)의 공동창시자인 피터 맥과이어가 처음 제안했다는 기록도 있는데요. 하지만 뉴욕의 중앙노동조합(CLU) 사무총장이었던 매튜 맥과이어로 보는 견해가 더 우세합니다. 뉴욕 중앙노동조합(CLU)은 1882년 9월 5일에 뉴욕 시내에서 노동자를 위한 시가 행진을 주최한 적이 있는데요. 미국 역사가들은 이걸 첫 번 째 노동절로 보고 있습니다. CLU는 이듬해도 같은 날 기념 행사를 가졌고요, 2년 뒤부터는 9월 첫 번째 월요일을 기념일로 정했는데요. 이런 이야기가 다른 주에 있는 노동 단체들에게도 퍼지면서 곳곳에서 비슷한 행사를 가지며 이날을 기념했습니다. 클리브랜드 대통령이 9월 첫째 월요일을 노동절로 제정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절이 연방 공휴일로 제정되기 전에 먼저 노동절을 공휴일로 삼은 주들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원래 뉴욕주가 가장 먼저 노동절을 공휴일로 만들기 위한 법안을 마련했는데요. 하지만 가장 먼저 법으로 제정한 건 오리건 주입니다. 오리건 주 의회는 시카고 헤이마켓 사건이 발생한 이듬 해인 1887년 2월에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노동절을 주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콜로라도, 매사추세츠, 뉴저지 같은 주가 따라서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그러다 1894년에 미 의회가 매년 9월 첫째 월요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지금은 전국적으로 법정 공휴일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의 노동절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노동절 즈음 되면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있죠?
기자) 네, 다른 나라 노동절처럼 미국에서도 노동절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성대하고 다채로운 노동절 기념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하지만 다른나라와 달리 독특한 풍경이 이 노동절이 되면 여행객이 아주 많이 증가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게 노동절이 9월 첫째 월요일인 것과 관련이 많죠.
기자) 맞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 근로자들은 주 5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하기 때문에 토요일부터 노동절인 월요일까지 사흘간 쉴 수 있는데요. 보통 많은 미국인들이 이 날을 기점으로 이제 여름이 끝났다고들 생각합니다. 또 많은 초, 중, 고등학교가 노동절 다음날부터 여름 방학을 끝내고 개학을 하는데요. 그래서 이 마지막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집 밖을 나서는 미국인들이 엄청 늘어납니다.
진행자) 올해도 노동절 황금연휴기간 동안 떠나는 사람들이 엄청 많겠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는 매년 노동절 전후로 도로를 가득히 메우고 있는 자동차 행렬을 보는 게 전혀 낯선 일이 아닌데요. 전국 자동차협회(AAA)가 발표한 걸 보면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약 3천5백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워싱턴 D.C 지역 주민들은 약 85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겠죠?
기자) 맞습니다. AAA에 따르면 올해 전체 여행객의 87%가 자동차 여행을 택했고요. 7%가 항공편, 그리고 5%가 버스나 철도 같은 다른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AA는 지난 2008년이래 올해가 가장 자동차 여행객들이 많은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거의 열 명 중 아홉 명은 자동차 여행을 택한다는 건데요. 그러자면 아무래도 자동차 개스값이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기자) 다행히 올해 자동차 여행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있는데요.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개스 값이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겁니다. 요즘 개스가 갤런 당 2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요. 1년 전과 비교하면 거의 1달러 정도나 떨어져 자동차 여행자들의 부담이 그만큼 가벼워졌습니다.
진행자) 고된 노동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어디 휴양지를 찾아 몸과 마음을 쉬고 오는 거야 말로 제대로 노동절을 즐기는 방법 같군요.
기자) 네, 물론 이렇게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한데요. 사실 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쉬면서 노동절 연휴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겨냥해 자동차 회사부터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할인해주는 곳도 많기 때문에 평소 눈여겨 봐뒀던 물건을 구입하기도 하고요. 또 집 뒷마당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노동 현장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여름 휴가를 즐기고들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