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성이 함께 만드는 울림, 남북 여성합창단 '여울림'

지난 2011년 9월 열린 제8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여울림’ 합창단이 노래하고 있다. 사진 출처=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 웹사이트.

한국 내 탈북 여성들과 한국 여성들이 함께 어울려 합창 연습과 공연 활동을 하는 모임이 화제입니다. 벌써 5년째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여울림이란 이름의 합창단 단원들을 서울의 박은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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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듣기] 남북 여성이 함께 만드는 울림, 남북 여성합창단 '여울림'


[녹취: 현장음]

지금 흐르고 있는 노래는 한국의 여성들과 탈북 여성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남북여울림합창단의 노래, 아리랑 이음곡입니다.

[녹취: 현장음]

남북여울림합창단은 탈북 여성이 한국 생활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지난 2011년에 만든 합창단인데요,여성들이 어울림, 소리의 어울림, 그리고 마음의 울림이라는 뜻으로 여울림 합창단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남북여울림합창단의 최영애 대표를 만나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최영애, 대표] “저희는 2011년에 합창단이 창단이 됐고요, 이거를 하게 된 계기는 사실은 kbs의 ‘남자의 자격’때 그 때 막 합창단 만들었죠? 그때 저희들이 단체를 만들면서 합창단을 만들면 어떨까…”

창단 이후 남북여울림합창단은 거제합창제, 대전합창제 등 여러 합창제에 나가면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녹취: 최영애, 대표] “태백합창제 있어요, 거기 가서 저희가 동상도 받았어요, 저희는 합창제 중심이 아니라 지역사회 그리고 이 남한사회에서의 어떤 대중에게 같이 어울린다라는 것, 그리고 같이 간다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거를 알리고 싶어서 사실은 만들어냈고, 합창을 열심히 하고 있고 아주 재미있게 하고 있고요.”

지금은 여느 합창단과 같은 분위기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만해도 많이 어색했습니다. 서로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요, 격주 토요일 날 3시간씩 꼬박꼬박 연습을 하고 가끔은 1박2일로 합숙도 하면서 지금은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민 단원] “ 북한이탈주민들은 통일의 창문이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같이 이렇게 연주를 위해서 같이 가서 밥 먹고 자기도 하고 이렇게 같이 생활을 하다 보니까 아, 북한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우리하고 문화가 다르구나, 그런 것들을 알 수가 있고 통일이라든가 ‘반갑습니다’ 노래 할 때는 북한 사람들 자기네 목소리로 노래하면 좀 더 통일이 느껴져요.”

특히 단원들 뿐아니라 가족들과도 많이 친해졌는데요.

[녹취: 한국민 단원] “애기를 데려온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자꾸 제가 할머니 나이니까 제 치마고리를 막 붙들고 따라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예뻐했는데, 엄마가 뭐라 그러냐 하면 ‘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어요.’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생각해 보니까 탈북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는데 생각을 못했어요. 그래서 그냥 가슴이 막 좀 뭉클 하는, 아 이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북에 있구나,이제 이런 느낌을 받으면서 하여튼 서로가 더 사랑하고 보듬어야되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탈북민 단원들은 여울림을 통해 진짜 한국사회에 살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녹취: 탈북민 단원] “ 이런 자리에 한 번씩 설 때 마다 아, 내가 존재감이 있구나. 나의 존재가, 존재가치를 느끼게 되고 이제 소속감 같은 거 있잖아요, 정말 내가 한국의 주민등록증만 받아서 소속감이 느껴지는 게 아니라 정말로 이런 행사를 통해서 나도 이제 같이 합해가는 똑 같은 국민으로 내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고, 또 이제 아, 나도 이제 통일 한반도를 위해서 뭔가 더 열심히 어떻게 살아야 되겠다, 이런 각오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단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노래는 단연 아리랑 이음곡인데요, 무대에서 이 곡을 부를 때마다 단원들도, 관객들도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습니다.

[녹취: 탈북민 단원] “ 아리랑 이음곡이 저희 합창단의 주제가 이기도 해요. 아리랑이랑 홀로 아리랑이랑 이래서 편곡을 누가 해주셨대요, 처음에는 이 노래를 부를 때 마다 항상 눈물이 나더라고요, 고향 생각도 나고. 그리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렇게 불러요. 여기 합창단에서 노래를 하면서 일단 사람이 좋아요. 남한 사람, 북한 사람 이렇게 같이 어우러져서 서로 허물없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에 온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혹여 없다고 해도 여기 와서 서로 이렇게 화합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일주일 동안 회사 다니면서 힘들었던 거 여기 와서 힐링도 하고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녹취: 현장음]

남북의 여성들이 함께 부르는 아리랑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데요, 여울림 합창단은 앞으로도 활동의 폭을 더 넓히고 통일이 된 이후에도 합창단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