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 오늘도 VOA 도성민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10월에 접어들면서 한국도 이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겠지요?
기자) 지난 추석 때 시장을 가득 메운 밤이며 감만 봐도 가을이구나 생각이 드는데,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해 한국 전역에 뿌려진 비가 오늘 하루 가을을 재촉했습니다. 낮 한때 여름 소낙비 같은 비가 내려서 기온이 뚝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가을에는 뭔가 낭만적인 청취를 떠올리게 되는데, 가을비 소식과 함께 서해안 지역에 폭풍 해일과 침수피해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풍 해일은 파도가 해일처럼 일어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높고 강한 파도가 해안가를 덮치는 현상인데요.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워져 연중 가장 큰 보름달이 뜬 슈퍼문의 영향으로 밀물 수위가 크게 높아졌고, 또 서해안 지역의 급하게 발달된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상특보가 내려진 것입니다.
진행자) 폭풍 해일에 대한 걱정, 서해안 전역이 포함됩니까?
기자) 일단 한국의 기상특보는 충청남도 지역 바다가 중심입니다. 오후 5시30분 정도로 예상하는 만조 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수 백척의 배가 피항을 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지역 역시 서해안 지역에 파도가 크게 일고 바람이 강하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예의 주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인천에서는 슈퍼문의 영향으로 수위가 높아진 바닷물이 큰 어시장인 소래포구 어시장까지 밀려 들어오는 등 물난리가 났었고, 육지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를 연결하는 영종대교 일부 구간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었구요. 강한 바람은 오늘 광주지역의 한 건물 공사장 외벽을 가리는 대형가림막을 통째로 벗겨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의 국군의 날은 조촐하게 치러졌군요?
기자) 전국에 내린 비 때문에 조촐한 국군의 날 행사가 됐습니다.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는 CH-47 시누키 헬기로 대형태극기를 게양하고, 유엔참전국 16개 나라의 국기를 단 민군 합동 패러글라이딩 시범 등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사상최초의 행사들이 준비됐었는데 날씨 탓에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기념식은 충청남도 계룡대 대강당에서 열렸구요. 2000년 6월 비무장지대 수색작전에서 지뢰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예비역대령 등에게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습니다
진행자) 이번 국군의 날을 기념해 해외 6.25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초청됐다구요?
기자) 당초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비 때문에 야외행사와 많은 볼거리들이 취소되면서 기념식 참석 역시 취소됐습니다. 멀리서 온 손님들이 비를 맞게 할 수는 없다는 의미였다는데요. 이번에 5박6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6.25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미국을 비롯해 8개 나라의 100여명이고, 이 가운데에는 참전용사의 2.3세인 주한미군 30여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유엔군 6.25 참전용사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가 보은의 의미를 담고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위한 감사와 우의를 전하는 행사입니다. 지난 1975년부터 시작된 행사인데요. 미지의 나라 한국과 한국사람들을 위해 희생한 젊음과 생명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주었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깊은 감사를 표하는 행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까지 한국에 초청된 6.25 참전 유엔군용사와 가족들은 모두 3만여명이구요. 비무장지대(DMZ)와 국립묘지,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일정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 마지막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시작됐군요?
기자) 올해로 20번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입니다. 어제 밤 전야제에 이어 오늘부터 열흘간 영화 축제를 시작했습니다. 저녁 7시 부산 해운대에 자리한 ‘영화의 전당’ 야외광장에서 개막식이 열렸고, 한국 남자배우 송강호씨와 아프카니스탄의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기 사회를 맡았습니다.
진행자) 부산국제영화제 하면, 세계 여러곳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 중에서도 아시아권 영화계를 조명하고 부각시키는 영화제로 유명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국제영화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독일 베를린 영화제, 러시아 모스크바 영화제가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힙니다. 1930년~1940년대부터 시작된 이들 영화제와는 달리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996년부터 시작돼 역사는 아주 짧습니다. 하지만 세계영화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했던 아시아영화를 세계 시장에 소개하고 경쟁시키고 또 아시아영화인들의 연대를 돈독하게 하는 영화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는 단연 ‘서울’일텐데,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시작되고, 또 역사를 더해하고 있는 부분이 궁금하더군요? 부산과 영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까?
기자) 부산은 한국 영화의 발상지로 불립니다. 6.25 한국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영화산업의 토대가 부산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됐을때는 부산의 영화관 밀집거리인 남포동이 주 무대였는데요. 해운대 지역에 신도심지가 형성되고, 또 영화제의 주무대인 ‘영화의 전당’이 건설되면서 영화제는 해운대지역과 남포동 일대 영화관을 모두 영화제상영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화제 규모는 아무래도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영화가 얼마나 되는가로 평가를 하게 되던데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몇 편의 영화가 소개됩니까?
기자) 올해는 75개 나라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됐습니다. 영화제 기간 열흘 동안 ‘영화의 바다에 빠지다’라는 영화제의 부제처럼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5개 스크린에서 쉼없이 상영되는데요. 개막작은 인도 독립영화제에서 주목 받은 모제즈 싱 감독의 ‘주바안’이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가 각각 선정돼 화제이구요. 프랑스 여배우 소피마르소, 헐리우드 영화가 되어 한국에서 상영된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틸다 스윈턴, 나스타샤 킨스키 등 세계 유명배우들이 초대 손님으로 심사위원 등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합니다.
진행자) 서울통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성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