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총기 규제 재차 촉구...연방대법원, 가을회기 심리 소송건 결정

1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오리건 주 총격 사건과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북서부 오리건 주의 한 대학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를 또다시 촉구했다는 소식 먼저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미국 연방 대법원이 가을 심리에 들어갈 소송들을 결정했다는 소식과 미국의 9월 노동 성적표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오리건 주 총격 사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미국 북서부 오리건 주 로즈버그의 한 대학에서 목요일(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총격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 배움의 전당인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미국인들이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의 경위부터 좀 볼까요?

기자) 네, 미국 서부 시간으로 1일 오전 10시 30분경에 오리건 주 로즈버그에 있는 엄프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주고 받다가 범인은 사망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여러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총기를 난사했다고 하는데요. 방탄복을 입고 있었고 권총과 반자동 소총 등 총기를 여러 개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처음에 사망자 수를 두고 엇갈리는 보도가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사망자 수가 15명이다, 13명이다, 이런 보도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현재 범인을 포함해서 모두 10명이 숨지고 최소한 7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상자들은 지금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요.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이어서 더 큰 병원으로 옮겨졌고요. 앞으로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범인의 신원이 밝혀졌나요?

기자) 네, 미국 언론들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범인이 올해 26살인 크리스 하퍼 머서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머서는 영국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 미국에 온 걸로 밝혀졌고요. 오리건으로 오기 전까지는 캘리포니아 주에 살았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경찰이 머서의 집을 조사 중인데요. 머서의 한 이웃 주민은 머서가 자신에게 소리 지른 일이 있다면서 불친절한 사람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머서가 좀 괴상하고 고립된 인물인데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머서의 아버지인 이안 머서 씨는 아들이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는 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범인이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기자)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범인이 총을 쏘기 전에 학생들의 종교를 물어봤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기독교 신자라고 대답하면 총을 쐈다는 겁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외국 조직과는 관계가 없는 국내 테러 사건, 일종의 혐오 범죄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경찰은 또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인터넷 익명 게시판에 경고성 글이 올라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북서부 지역에 사는 사람은 내일 학교에 가지 말라는 글이 올라왔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새 학기가 시작된 지 겨우 한 달 정도 됐는데요. 자녀를 학교에 보낸 부모들의 마음이 불안할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1999년에 콜로라도 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서부터 2007년에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사건, 또 2012년에 초등학교 학생 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커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까지 여러 사건이 있었죠. 특히 샌디훅 사건 이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추진했는데요. 미 의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서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공화당과 총기 옹호가들은 총기소유권이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신성한 권리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오바마 대통령,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역설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목요일 (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렇게 총격 사건이 일어나고, 자신이 나와서 연설하는 일이 일상이 돼버렸다면서 개탄했습니다. 이 같은 일에 미국인들이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생각이나 기도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고요. 자신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고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면서 다음 선거에서 투표할 때 총기 규제에 대한 후보의 입장을 먼저 확인하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규제 문제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쟁점이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데요. 대통령 후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총기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반면에 공화당 후보들은 애도의 뜻을 나타냈지만 총기 규제를 촉구하진 않았는데요. 오히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같은 경우는 오바마 대통령이 비극적인 사건을 정치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아무리 법을 강화해도 이런 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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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올 가을에 심사할 소송들이 결정됐다는 소식이 들어왔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이라고 하면 미국 최고의 사법기관이죠. 보통 연방 하급법원에서 올라온 사건이나, 주 대법원에서 올라온 사건에 대해 최종 판결을 내립니다. 또 주와 주 사이에 소송이 벌어졌다거나 외국의 고위인사들이 연루된 경우에는 직접 1심을 맡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해마다 올라오는 청원이 1만여 건 됩니다. 올 여름에도 2천 건 가량의 청원이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이 모든 걸 다 심리할 수는 없고 연방 대법원이 맡는 건 보통 각 회기에 75건에서 80건 정도 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올 가을에는 어떤 소송들이 채택됐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10월 5일 월요일에 시작돼서 내년 1월에 끝나는 회기인데요.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소송이라든가, 사기, 편파 판정,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 같은 것 등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소송이 베이루트 폭탄 테러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금 소송이네요.

기자) 네, 1983년 10월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끔찍한 폭탄 테러 사건이었죠. 당시 레바논 수니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베이루트에 있던 미 해병대 막사에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을 돌진시켜, 새벽에 자고 있던 미 해병대원 241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인데요. 헤즈볼라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희생자 가족들이 피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군요.

기자) 네, 보통은 일반 시민이 미국 법원에서 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건 금지돼 있는데요. 하지만 이 경우는 테러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예외가 인정됐습니다. 1심 재판과 2심 항소재판 모두 희생자 유족들이 이겼고요. 뉴욕 주 항소법원은 이란의 중앙은행이 희생자들에게 약 20억 달러에 가까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이란 중앙은행이 이에 불복하고 미국 연방 대법원에 사건을 맡아달라고 청원한 겁니다. 연방 대법원이 이번 재판에서 다루게 될 주요 쟁점은 희생자들이 배상금을 더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만든 법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아닌지 여부입니다.

진행자) 미국 수정헌법 1조와 관련된 소송도 있군요.

기자) 네, 수정헌법 1조는 종교의 자유, 집회, 언론, 표현의 자유 같은 이른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는 법이죠. 이 소송은 뉴저지 주의 한 순찰 경관이 시장 선거에 나선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말을 했다가 강등처분을 받은 사례인데요. 일반 공무원이 정치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경우, 이게 해고나 강등의 조건이 되는지 여부를 놓고, 연방 대법원이 수정헌법 1조에 대한 해석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아주 유명한 담배회사죠. R.J.R 나비스코 사의 소송도 연방 대법원이 다룰 예정이군요.

기자) 네, R.J.R 나비스코 사 소송도 국제적인 경우입니다. R.J.R 나비스코 사는 국제적으로 돈세탁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보통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9명의 대법관이 하는데요. 이 소송에는 8명의 대법관만 참가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미국 최초의 히스패닉 연방 대법관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았던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전에 하급법원에 있으면서 이 사건을 오래 다뤄왔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 사건을 맡지 않겠다고 해서 8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소송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알래스카 국립공원에 있는 강에서 공기부양선 같은 걸 타고 사슴의 일종인 무스를 사냥하다 금지된 사람이 제기한 청원이라든가 교도소 수감자에 대한 사형과 관련한 소송도 받아들였는데요. 이번 회기에 추가된 사건들의 소송은 약 석 달 간의 심리를 거쳐 내년 1월이면 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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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9월 고용 성적표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국 노동부가 금요일 (2일), 9월 한 달간 미국의 새 일자리가 14만2천 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초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인데요. 지금까지는 보통 매달 2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9월에 14만2천 개밖에 늘지 않는 바람에 3분기 석 달치를 평균 내면, 한 달에 약 16만7천 개 일자리가 느는 데 그친 셈입니다.

진행자) 9월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5.1%를 유지하긴 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실업률이 가장 높았던 때가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이었는데요. 그때는 거의 10%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요즘 대기업들을 보면 대규모 감원 발표도 종종 나오더라고요.

기자) 네, 컴퓨터 정보 업체인 휴렛-팩커드사의 경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3만 명에서 2만5천 명으로 감원할 계획이고요. 대형 소매업체인 월마트 사도 본사 일자리 수백 개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유가가 폭락하면서 많은 에너지 업체도 직원들을 대량 정리해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9월 해고율도 상당하겠는데요.

기자) 네, 9월 한 달 동안 기업들이 줄인 일자리는 모두 5만8천9백여 개에 달합니다. 이는 전달보다 43%나 껑충 뛴 건데요. 현재까지 해고된 노동자의 수가 지난 한 해를 통틀어 해고된 수를 이미 넘어선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기자) 네, 지난 8월에 이어 9월도 기대보다 저조한 고용 동향이 발표되면서 미국 경제가 동력을 잃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2주 전에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는데요.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계속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9월 고용 성적표는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데 꽤 중요한 지표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미국 경제 사정이 다른 나라보다는 괜찮은 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3분기에도 약 1.7% 성장대를 유지하곤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경제 둔화나 유럽의 불안정한 시장 등을 볼 때 세계 경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요소가 미국의 경제에도 사실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한동안 미국 고용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주춤하고 있는 건 유럽과 중국의 경제 침체의 여파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