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일명 ‘TPP’가 월요일 (5일)에 최종 타결됐지만, 이 TPP가 미국 연방 의회에서 쉽지 않은 검토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국가안보국의 기밀 서류를 폭로해 논란이 된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로부터 미국으로 돌아와 교도소에 갈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판타지 스포츠에서 내부자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월요일 (5일) 오전에 미국을 포함해 세계 12개 나라를 아우르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이른바 ‘TPP’가 타결됐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이제 미국에서는 이 협정을 연방 의회가 검토하는 단계로 넘어가죠?
기자) 그렇습니다. 협정이 타결됐으니까 오바마 대통령은 협정에 서명하기에 앞서 최소한 90일 전에 의회에 타결된 협정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알려야 합니다. 이건 연방 의회가 협정을 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의회에 90일 동안 TPP를 검토할 시간이 있는 건데, 협정을 검토한다면 혹시 협정 내용을 고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TPA’, 즉 ‘무역촉진권한법’에 따라 의회가 협정 내용을 수정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의회에게 주어진 90일이 지나면 어떤 과정이 이어집니까?
기자) 사실 의회에게 주어진 날짜가 90일이 넘을 수도 있는데요. 여하튼 이 기간이 끝나면 대통령이 TPP 협정에 서명하고요. 다음 연방 의회가 협정이 미국 안에서 효력을 발휘하게 하는 법안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면 대통령이 TPP가 미국 안에서 발효된다고 선언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오바마 대통령이 협정과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연방 의회를 설득하는 작업이 남은 셈인데, 월요일 오전에 협정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냈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TPP가 미국의 가치에 맞는다면서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 협정인 TPP로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TPP는 오바마 정부가 힘을 다해 추진했던 현안이라 당연히 정부 쪽에서는 협정 타결을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온 건데, 그럼 의회 쪽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기자) 역시 찬반양론이 있습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 협정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협정이 미국 내 일자리를 앗아가고 몇몇 산업 분야에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반박합니다. 반대하는 의원들에게서 나온 반응 가운데 특히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오린 해치 공화당 의원의 반응이 눈길을 끄는데요. 해치 의원은 협정이 미국인들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의회가 마련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치 의원은 또 협정의 세부사항을 모르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거로 봐서는 협정이 아주 미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에서는 원래 이 협정을 찬성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요?
기자) 그렇긴 한데요. 해처 의원처럼 협정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협정을 반대하는 의원들은 공화당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 쪽에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는데 협정이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익을 좇는 거대 다국적 기업을 위한 협정이라고 비난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협정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는 확실한 보장은 없는 셈이네요?
기자) 아마 그럴 겁니다. 물론 단순 다수결로 결정하니까 쉬워 보일 수도 있는데요. 의회 안에 있는 반대 목소리, 특히 민주당 쪽에서 나오는 비판을 생각하면 관련 법안이 의회에서 쉽게 통과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공화, 민주 두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온 후보들은 협정 타결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월요일 인터넷 단문전달 사이트인 트위터에 글을 남겼는데요. 트럼프는 TPP가 끔찍한 협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뒤쫓고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반응을 내놨는데요. 샌더스 후보는 월요일 기금모금 행사에서 대형 금융기관과 거대 기업이 나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제 이 협정이 법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의 선두 주자인 클린턴 후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원래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TPP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요. 대선 경선에 뛰어든 뒤부터는 비판론을 생각해선지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밝히기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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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두 번째 소식입니다. 2년 전 미국 국가안보국이 비밀리에 운영하던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영국 BBC 방송과 회견하면서 눈길을 끄는 말을 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BBC 가 스노든과 회견한 방송이 월요일 (5일)에 나갔는데요. 스노든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미국 정부에 미국으로 돌아가 교도소에 들어가겠다고 몇 번 제안했는데,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처벌을 받을 것이 명확한데도 귀국하겠다는 뜻을 나타낸건데, 스노든이 귀국하면 엄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노든은 간첩죄로 기소될 텐데요.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종신형이나 최소한 30년 형을 받을 겁니다.
진행자) '사전형량조정제도'라고 미국에서는 '플리 딜'이라는 게 있죠? 이건 죄를 인정하면 형을 좀 감해주는 제도인데, 미국 정부가 이전에 이 ‘플리 딜’을 언급하지 않았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 초에 당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플리 딜’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었죠?
진행자) ‘플리 딜’를 하든 안든 스노든에게는 장기 징역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데요. 스노든에게 간첩죄를 적용하는 건 이 사람이 민감한 비밀들을 폭로해서 그런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정보국 계약 직원이었던 스노든은 지난 2013년 5월, 미국 하와이 주에 있는 국가안보국 시설을 떠나 홍콩으로 도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부터 스노든은 국가안보국의 기밀 서류 수만 건을 공개했는데요. 이 기밀 서류에 미국 국가안보국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비밀 감청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전 세계적으로 크게 논란이 됐습니다. 이렇게 기밀 자료를 공개해서 논란이 된 스노든은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갔는데요. 러시아에서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플리 딜’까지 할 생각이 있는 걸 보면 스노든이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스노든은 자신이 미국을 배신했다고 하는데, 자신이 도대체 누구를 배반했느냐고 반문했고요. 자신은 자기가 내린 결정에 불편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니까 스노든은 여전히 자신이 나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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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신데요, 오늘 마지막 소식 들어볼까요? 요즘 미국에서 ‘판타지 스포츠’라는 게 크게 인기를 끈다는데, 한 판타지 스포츠 업체에서 ‘내부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판타지 스포츠 업체인 드래프트킹과 팬듀얼에서 월요일 성명이 나왔는데요. 성명은 드래프트킹사 직원 에단 해스켈 씨가 미국프로풋볼 리그 3주차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관련 선수 정보를 일반에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내부 거래를 통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내부 거래라면 주식 거래에서 많이 나오는 말이죠? 이건 특정 회사의 주식값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회사 내부 정보를 미리 얻어서 이득을 취하거나 손실을 줄이는 걸 뜻합니다.
진행자) 그냥 들어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이 판타지 스포츠라는 게 뭡니까?
기자) 설명이 좀 필요한데요. 잘 들어보십시오. 판타지 스포츠란 건 한 운동 종목에서 자신이 고른 선수들을 가지고 온라인상에서 경기를 벌여서 승패를 가른 다음에 이긴 사람이 상금을 가져가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그럼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풋볼, NFL 같은 경우엔 NFL 소속 선수들을 뽑는다는 말인데, 일반인들이 이런 게 가능한 건가요?
기자) 가능합니다. 이게 그러니까 실제로 선수들을 뽑는 게 아니라 인터넷, 온라인에서 자기가 원하는 선수를 뽑아다가 온라인에서 가상 팀을 만드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자신이 가상으로 뽑은 선수로 만든 팀이 실제로 경기를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까 말했지만, 가상으로 만든 팀으로 인터넷에서 경기합니다. 그럼 인터넷에서 어떻게 경기를 하느냐라는 물음이 나오겠죠? 이건 자기가 고른 선수들이 실제 소속 팀에서 경기하면서 거두는 성적이나 기록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성적과 기록을 근거로 가상 팀이 맞붙었을 때의 승패를 수학적, 통계학적 방법으로 가리는 겁니다.
진행자) 아직도 개념이 잘 잡히지 않는데요?
기자) 그럼 다시 프로풋볼 경기로 설명해보겠습니다. 드래프트킹이나 팬듀얼 같은 사이트 안에는 많은 풋볼 리그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리그는 보통 10개팀으로 구성돼 있죠? 그런데 판타지 스포츠 이용자는 리그에 가입하면서 동시에 팀의 구단주가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온라인 세상 속 가상 NFL 구단주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판타지 NFL 참여자는 리그에 들어오면 다른 구단주들과 함께 선수 선발 과정을 통해서 선수를 정합니다. 이렇게 선수 구성을 마친 뒤에는 실제 NFL 개막과 함께 판타지 풋볼 리그가 시작되는 건데요. 자신의 팀 성적은 자기가 뽑은 선수들의 실제 경기 기록으로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뽑은 쿼터백이 실제 경기에서 골로 이어지는 패스를 성공하면 6점을 얻고요. 반대로 공을 상대 팀에게 빼앗기면 2점을 뺏기는 식으로 하면서 나중에 이런 점수를 합산해서 승패를 가립니다.
진행자) 그럼 이게 선수를 어떤 선수를 뽑느냐가 중요한 일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 경기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온라인 경기에서 이길 확률이 높겠죠? 그래서 이 판타지 스포츠에서는 선수 정보가 매우 중요한데요. 이번에 내부 거래 의혹이 나온 건 드래프트킹사 직원이 가상 경기에 어떤 선수가 가장 많이 뽑히는지 그 정보를 인터넷 사이트에 미리 공개해 버린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리 나온 정보를 가지고 팀을 꾸린 사람이 유리하니까 이게 내부 거래에 해당하는 게 아니냐는 말인데, 회사 쪽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그냥 실수였다는 겁니다. 해당 직원이 경쟁 업체인 팬듀얼에서 판타지 스포츠 경기에 참여해 거액을 벌기는 했지만, 선수 정보를 미리 공개한 건 실수로 내부 거래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주식 시장에서나 나오는 내부 거래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이게 아주 돈이 많이 오가는 사업인가 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잘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이 판타지 스포츠입니다. 관련 자료를 보면요. 사람들이 판타지 스포츠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낸 돈이 올해에만 26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관련 업계 추정으로는 이 액수가 매년 41%씩 성장해서 2020년에는 144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게 가만히 들어보니까 인터넷에서 하는 포커같이 도박성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판타지 스포츠가 미국 안에서 합법인 모양이군요?
기자) 합법입니다. 지난 2006년에 연방법이 판돈이 걸린 인터넷 포커는 금지하면서도 판타지 스포츠는 허용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이기려면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해서 허용한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몇몇 전문가는 판타지 스포츠가 온라인 도박과 비슷하고 이번처럼 점점 내부거래를 이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하는 일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규제 조항을 마련해서 판타지 스포츠를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