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폴 라이언 신임 연방 하원 의장이 언론과의 회견에서 현안들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습니다. 교정 제도 개혁의 하나로 연방 마약 사범 일부가 조기 석방됐다는 소식입니다. 배우이자 상원 의원이었던 프레드 톰슨이 사망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지난 10월 29일에 공화당의 폴 라이언 의원이 연방 하원 의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라이언 의장은 하원 수장이 된 뒤 돌아온 첫 번째 일요일에 몇몇 방송사와 회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CNN과 폭스 뉴스를 비롯한 5개 주요 방송사가 1일, 라이언 의장과의 회견을 내보냈는데요. 라이언 의장은 이 회견에서 주요 현안과 하원 운영 방안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저도 좀 봤는데, 이런저런 말 가운데 역시 이민 개혁 관련 발언이 확 눈에 띄더군요?
기자) 네. 라이언 의장, 오바마 대통령이 자리에 있는 동안에는 이민 개혁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이민 개혁 문제라면은 미국 안에서 사는 불법체류자와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천만 명이 넘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주자는 건데요. 하지만 연방 의회가 이민 개혁 문제를 처리하지 않자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대통령하고는 이 문제를 협의하지 않겠다는 뜻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7년 1월에 백악관에서 나오는데요. 그때까지 이민 개혁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는 거죠? 라이언 하원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오바마 대통령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의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자신이 직접 이민 관련 법을 만들려고 함으로써 스스로 믿을 수 없는 사람임을 입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민 개혁 문제뿐만 아니라 정부 예산 책정 문제도 논란이 많은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의회가 예산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하원 공화당 의원 대다수가 ‘미국 가족계획협회’에 들어가는 돈을 막으려고 정부 예산안을 볼모로 삼고 있는 상황인데요. 라이언 의장이 이걸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가족계획협회’라면 협회 직원이 낙태한 태아의 조직을 넘겨주는 과정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나와서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동영상이 나오자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가족계획협회’에 들어가는 정부 돈을 끊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임 라이언 의장은 ‘가족계획협회’ 문제 탓에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아서 연방 정부가 문을 닫게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존 베이너 전 의장이 재임 기간 5년 내내 공화당 내 분파들이 벌이는 집안싸움으로 고생했는데요. 신임 라이언 의장이 앞으로 하원 공화당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서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라이언 의장은 의장의 일이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지 하원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건 하원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공화당 보수파의 주장을 의식한 말로 보이는데요. 라이언 의장은 그러면서 지도력이란 권력을 탐하거나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전임 베이너 의장의 지도력을 비판하는 것으로도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베이너 전 의장이 떠난 곳에서 시작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은 베이너 의장과는 다른 접근법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베이너 의장과 자신을 차별화하려는 말인데요. 하지만 라이언 의장은 베이너 전 의장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면서 단지 베이너 의장 시절, 현안을 처리하는 방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라이언 의장은 그러면서 하원 공화당의 문제점도 지적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하원 공화당이 전술을 둘러싸고 싸우기는 했는데, 명확한 '비전', 즉 ‘포부’나 ‘계획’이 없었던 탓에 불필요하게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공화당이 너무 오랫동안 정책을 보여주는 데 소홀했다고 비판했는데요. 사람들이 공화당 측에 간절하게 원하는 지도력이란 공화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정책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기사를 보니까 또 라이언 의장이 의회 안에 있는 의장 전용 공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이언 의장은 의장이 되기 전에도 워싱터디시에 있을 곳을 마련하지 않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원 의장이 돼서도 의장에게 제공되는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당분간 간이침대를 놓은 사무실에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라이언 의장은 또 이미 알려진 대로 매 주말에 위스콘신 주 제인스빌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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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두 번째 소식입니다. 연방법을 어기고 교도소에 갇혀 있던 죄수 약 6천 명이 지난 주말과 월요일(2일)에 걸쳐 풀려났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마약 밀매 혐의로 교도소에 갇혀 있던 죄수 약 6천1백 명이 지난 10월 30일 금요일부터 11월 2일 월요일 사이에 풀려났습니다. 풀려난 사람 가운데 약 1천700명은 불법 이민자인데요. 이들은 교도소에서 나와 이민 당국에 인계된 뒤에 대부분 추방 절차를 밟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마약 관련 범죄를 연방법을 적용해서 엄하게 다스리는데요. 이런 마약 사범들이 어떻게 풀려났는지 모르겠군요?
기자) 네. 미국에는 ‘양형위원회’라고 해서 연방법을 어긴 범죄에 선고를 내릴 때 참조하는 기준을 만드는 독립 기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직이 작년에 중요한 결정을 내렸죠? 바로 마약 밀매 혐의로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의 형을 줄여주기로 한 건데요. 이 결정에 따라 해당 수감자가 석방해 달라고 신청하면 판사가 이걸 검토해서 자격이 되는 수감자의 형을 줄여주고 이 사람들을 풀어준 겁니다. 참고로 지난 2005년까지 ‘양형위원회’가 만든 기준은 사법당국이 무조건 따라야 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판사가 선고를 내릴 때 참조하는 기준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양형위원회’가 갑자기 마약 사범들의 형을 줄이라고 권고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이게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교정 제도 개혁과 관계가 있는 모양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요즘 미국 교도소에 갇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심각하죠? 특히 미국 법원이 가벼운 죄질의 마약범죄에도 장기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아서 미국 교도소에 사람이 넘쳐난다는 비판이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 연방 교도소에 있는 수감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마약 사범이라는데요.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마약 사범의 형기를 줄여서 수감자를 줄이자는 말이 연방 정부와 의회, 그리고 시민단체 쪽에서 나왔죠? 이런 가운데 결국 ‘양형위원회’가 선고 기준을 새로 마련함으로써 일부 마약 사범이 형기를 다 마치기 전에 교도소 문을 나설 수 있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풀려나는 사람들이 교도소에서 바로 나오는 겁니까?
기자) 그런 사람도 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은 지난 몇 달 동안 사회 복귀 훈련소나 집에서 못 나오는 상태로 사회에 복귀하는 훈련을 받았고요. 그런 다음에 풀려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풀려난 수감자들이 일자리와 있을 곳을 찾는 걸 돕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지원 방안을 월요일(2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사회 복귀 훈련까지 받았다면 그럼 이제 이 사람들이 완전하게 자유의 몸이 된 건가요?
기자) 그렇다고는 할 수 없고요. 교정 당국에서 아마 이들을 일정 기간 지켜볼 겁니다. 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는지, 아니면 또 말썽을 일으키는지 감시할 텐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풀려난 수감자들은 일종의 임시 석방 상태인 겁니다. 임시 석방 상태에서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요. 또 이 규칙을 어기면 다시 갇히죠.
진행자) 사실 범죄자들이 교도소를 나와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려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물론입니다. 이번 조처를 반대하는 쪽이나 수감자들을 풀어주는 관련 당국 모두 그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법무부는 마약 사범들을 오래 가둬 놓는다고 이들의 재범율이 낮아진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고요. 또 양형위원회도 연방 교도소에 있다가 미리 석방되는 수감자가 그렇지 않은 수감자보다 재범률이 조금 낮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정 당국은 풀려난 사람들을 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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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자,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많은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던 프레드 톰슨 전 상원 의원이 별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레드 톰슨 전 상원 의원이 지난 1일 지병으로 사망했는데요. 향년 73세입니다.
진행자) 이 프레드 톰슨 상원 의원은 상당히 독특한 경력을 가진 사람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변호사, 검사로 일하기도 했고요. 또 다수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였습니다. 그리고 톰슨은 8년 동안 테네시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 의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검사에다 영화배우에 상원 의원까지 정말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톰슨 전 상원 의원이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라면 워싱터디시 워터게이트 건물에 들어선 민주당 사무소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가 발각된 사건이죠?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리차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사임하게 되는데요. 프레드 톰슨은 당시 이 사건을 조사하던 상원 워터게이트 위원회를 도와서 증인들을 심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프레드 톰슨이 이 심문에서 큰 걸 건진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톰슨은 전직 백악관 참모였던 알렉산더 버터필드를 심문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바로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안에 녹음기가 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이 사실이 알려지자 워터게이트와 관련된 닉슨 대통령의 발언을 담은 녹음 테이프가 증거로 채택됐고요. 그러면서 결국, 닉슨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거죠.
진행자) 닉슨 대통령이 물러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증언을 확보한 셈인데, 프레드 톰슨은 그 이후에 영화배우로 변신하죠?
기자) 네. 톰슨은 1985년 ‘마리’라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자 경력을 시작하는데요. 톰슨은 이후 ‘사선에서’, ‘탑건’, 노웨이아웃’ 등 모두 16편의 영화에 출연합니다. 영화배우로서 톰슨은 중후한 목소리와 거대한 체구에 걸맞은 배역으로 상당히 인기가 있었죠? 그러다가 1994년에 테네시 주 연방 상원 의원으로 정치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테네시 주 상원 의원이었던 앨 고어가 부통령이 되면서 상원 의원 자리가 비었는데, 이 자리에 도전해서 당선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시간이 지난 다음에 상원 의원직을 그만뒀죠?
기자) 맞습니다. 상원 의원직을 8년 동안 수행한 다음에 정치권이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선언하면서 상원 의원직에서 물러납니다. 그런데 톰슨은 의원직에서 물러난 다음에 다시 전직으로 돌아가는 데요. ‘로앤오더(Law and Oreder)’, 그러니까 '법과 질서'라는 제목의 텔레비전 연속극에 검사장으로 출연하면서 연기 경력을 이어갑니다.
진행자) 프레드 톰슨은 대통령 경선에도 나오지 않았던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 나갈 공화당 후보를 뽑는 경선에 나갔었죠? 이를 위해서 프레드 톰슨은 당시 출연하던 연속극을 그만뒀는데요. 하지만 큰 지지를 얻지 못하자 경선 초반에 중도 사퇴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