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역 선거 실시...미국 내 중년 백인 사망률 증가

3일 미국 미시시피 주 잭슨 시에서 필립 브란트 주지사가 자신의 연임 투표에 선거권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화요일 미국 안에서 지역 선거가 진행됐는데요. 이 지역 선거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내용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의 주사업자인 트랜스캐나다사가 사업 평가 작업을 중단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내 중년 백인들의 사망률이 증가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미국에서는 11월 첫째 화요일이 선거날인데요. 지금 선거가 한창 진행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짝수해에 연방 하원 의원 전부와 상원 의원일부를 뽑는 선거를 실시하고요. 4년에 한 번씩은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는데요. 그 사이에 올해 같은 홀수해에도 지역에 따라서 선거가 열립니다. 주지사나 시장 같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주 의회 의원들을 뽑고요. 아니면 자기 지역에 올라온 이런저런 주민발의안이나 법령에 찬반 투표를 하는데요. 화요일(3일) 바로 그런 선거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에서 눈길을 끄는 지역들 몇 군데만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먼저 오하이오 주에서 올라간 주 헌법개정안이 눈길을 끕니다. 이게 내용이요. 제한된 범위 안에서 ‘마리화나’를 팔거나 쓰는 걸 합법화하는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마리화나’는 ‘대마초를 말하죠? 만일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하이오 주는 미국 중서부에서는 첫 번째로, 그리고 미국 전체로는 다섯 번째로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는 주가 됩니다.

진행자) 의료용도 아니고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한다면 반발이 있을 텐데요?

기자) 물론입니다. 특히 이번에 올라온 대마초 합법화 개정안은 오하이오 주 안에서 지정된 10개 농장에서만 대마초를 재배하고 팔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규정이 독점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마초 합법화를 지지하는 일부 사람들까지 개정안의 이런 규정에 반대하고 있죠. 그런데 대마초 합법화를 막으려는 헌법 개정안이 이번에 같이 올라왔습니다. 이런 독점을 금지하는 방안을 주 헌법에 추가해서 대마초 판매를 막으려고 시도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대마초가 합법화돼도 주 헌법이 독점을 금지하니까 주 정부가 지정한 곳에서 실질적으로 대마초 팔기가 힘들어진다는 거죠.

진행자) 화요일 기사를 보니까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도 눈길을 끄는 투표가 진행됐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명 ‘화장실법’으로 불리는 ‘주민발의안 1’이 찬반투표에 부쳐졌습니다.

진행자) 이 ‘화장실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작년에 휴스턴 시 의회가 모든 시 행정이나 직장에서 그리고 주거지를 찾을 때 성적 정체성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요. 이번에 나온 ‘주민발의안 1’은 이 법을 유지할지 말지를 묻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통과된 이 차별 금지법이 ‘성전환자’, 그러니까 자신의 성별을 바꾼 사람들이 남녀 화장실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화장실법’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진행자) 그런가 하면 켄터키 주와 버지니아 주의 선거도 관심을 끌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켄터키 주에서는 주지사를 새로 뽑는 선거가 있고요. 버지니아 주에서는 주 의회 의원 140명을 새로 뽑는 선거가 실시됐습니다.

진행자) 특히 켄터키 주지사 선거가 공화당 대선 경선과 비교되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후보로 나온 매트 배빈 후보가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온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화제입니다. 배빈 후보는 백만장자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후보처럼 거침없는 언행과 선거운동으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물러나는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번 주지사 선거 결과에 따라 이 조처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버지니아 선거에서는 주 상원 선거 결과가 관심이죠?

기자) 네. 공화당이 하원에서는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지만, 상원에서는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주 상원에서 다수당이 되면서 현 민주당 출신 주지사의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이번 지역 선거에서 그밖에 어떤 지역이 또 눈길을 끄는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나온 ‘주민발의안 F’가 눈길을 끄는데요. 이건 요즘 인기를 끄는 ‘에어앤비’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어앤비’라면 머물 곳을 찾는 사람하고 방이나 집을 빌려주길 원하는 사람을 인터넷으로 연결해주는 회사를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요즘 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데요. 또 거기에 비례해서 이런저런 문제들도 나오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에어앤비’를 강하게 규제하는 발의안이 나왔습니다. 또 올해 홍수와 흑인 9명의 목숨을 빼앗은 무차별 총격으로 화제가 됐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시가 새 시장을 뽑습니다. 일전에 한번 소개해 드렸지만, 현 시장인 조 라일리 찰스턴 시 시장은 지난 40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하고 이번에 물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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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두 번째 소식입니다.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던 트랜스캐나다 사가 미국 정부에 사업 검토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랜스캐나다사가 월요일(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냈는데요. 회사 측은 이 편지에서 현재 국무부가 진행 중인 키스톤 XL 사업 평가 작업을 잠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트랜스캐나다 측은 송유관이 지나갈 미국 네브래스카 주와 현재 협상하고 있는데, 이 협상이 끝날 때까지 평가 작업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랜스캐나다는 네브래스카 주와의 협상이 7개월에서 12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이 뭔지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캐나다 앨버타로부터 네스라스카 주 스틸 시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놓는 사업입니다. 키스톤 XL 송유관의 길이는 약 1천9백 km에 달하는데요. 새로 건설되는 송유관은 스틸 시에 있는 기존 송유관에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 기존 송유관은 남쪽 텍사스 주 해안 지역으로 연결되는데요. 새로 놓이는 키스톤 XL 송유관은 하루에 원유 약 8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두고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원래 2008년부터 추진됐는데요. 그동안 공화당은 중동 산유국에 의지하지 않고 원유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송유관 건설 사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고요. 반면에 오바마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쪽에서는 송유관 건설을 강하게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가 뭡니까? 역시 환경문제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들은 안 그래도 요즘 지구온난화에 대처한다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라고 하는데, 송유관을 놓아서 화석 연료 사용을 부추기면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또 이들은 기름이 흘러나오는 등 송유관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올해 초에 연방 의회가 이 사업을 승인하지 않았던가요?

기자) 맞습니다. 중간선거에서 이겨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2015년 초에 송유관 건설 사업을 승인하는 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여기에 거부권을 행사했죠? 오바마 대통령은 송유관 사업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면서 국무부가 이 사업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트랜스캐나다 측이 최근까지도 사업 추진에 열의를 보였는데, 갑자기 평가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이 뜻밖이네요?

기자) 그러니까 이게 이번 행정부에서는 허가 나오기가 힘드니까, 일단 평가 작업을 중단해 놓고 다음 정권에서 다시 추진하겠다는 뜻 같습니다. 물론 트랜스캐나다 측은 네브래스카 주 정부와의 협상 때문이라는 이유를 내걸었는데요. 하지만 속마음은 2017년에 새로 들어설 정부에 기대를 걸겠다는 뜻 같습니다.

진행자) 그럼 백악관과 국무부 쪽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사실 트랜스캐나다사의 요청이 공개되기 나오기 전까지 백악관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송유관 사업에 대한 평가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자세였습니다. 하지만 월요일에 발표가 나온 다음에는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국무부는 케리 장관이 편지를 받았고 현재 트랜스캐나다 사의 요청을 검토 중인데, 일단 사업 평가 작업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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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자,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국에서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늘어났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프린스턴대학교의 앵거스 디튼 교수와 앤 케이스 교수가 월요일(2일) 한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나온 내용인데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미국에서 나잇대가 중년인 백인들의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진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와 다른 조직에서 집계한 통계자료를 썼는데요. 참고로 이번 연구를 주도한 앵거스 디튼 교수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바 있고요. 함께 논문을 쓴 앤 케이스 교수와 부부 사이입니다.

진행자) 관련 기사를 보니까 이번 연구결과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식생활 습관이나 주변 여건, 그리고 의료 기술 등이 좋아지면서 사망률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런데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그것도 다른 인종보다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여겨지는 중년 백인들의 사망률이 높아진 겁니다. 조사를 해보니까 지난 1999년부터 이들의 사망률이 매해 평균 0.5%씩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런 연구결과를 접하고 놀란 전문가들이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이 연령대 백인들의 사망률이 높아진 이유가 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보통 생각하기에 중년 백인들이 심장마비나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에 많이 걸려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연구해 보니까 자살률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늘었고요. 또 진통제같이 처방된 약물이나 술, 그리고 마약에 중독돼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사망률이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중년 백인층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사람들이 바로 교육을 덜 받은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술이나 약물 중독이 이 사람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는데요. 그 결과 이들의 사망률이 높아졌고, 그러면서 전체 중년 백인층의 사망률을 끌어올렸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교육을 덜 받았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뭐 고등학교만 졸업했거나 아니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을 말하겠죠? 구체적으로는 나이가 45세에서 54세 사이로 교육수준이 낮은 백인들의 사망률이 지난 1999년과 2014년 사이에 많이 증가했다는데요. 반대로 대학 교육을 받은 중년 백인들의 사망률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중년 백인의 사망률이 증가한 근본 원인으로 술이나 자살, 그리고 약물 중독을 들 수 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증가한 건지 모르겠군요?

기자)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에서도 속 시원한 설명이 없습니다. 단지 나빠진 미국의 경제 상황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겠냐고 추정하는 전문가들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도 그냥 추정일뿐이고 정식으로 증명된 건 아닙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같은 연령층의 다른 인종의 사망률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흑인과 중남미계 중년층의 사망률은 백인과 달리 계속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물론 아직도 중년 흑인의 사망률은 중년 백인의 사망률보다 높은데요. 하지만 중년 중남미계의 사망률은 중년 백인보다 훨씬 낮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전체 사망률은 지난 1969년과 2013년 사이에 43%가 떨어져서 현재 10만 명당 730명 정도 됩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