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 미국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어떤 주제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자) 네, 최근 몇 년 새 미국에서는 마약이나 약물 중독에 의한 사망자가 계속 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오늘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에는 마약 단속에 앞장서고 있는 미 연방 마약단속국(DEA)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네, 그런데 마약단속국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마약이 뭔지부터 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네요. 미국에서는 마약을 말할 때 보통 “DRUG”, 약물이라고 통틀어 말하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약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는 편이지만 마약 중독이나 약물 중독이나 다 같은 소리입니다. 마약이라는 말이 한자에서 나온 말이다 보니까 자칫 악마의 약이라는 말인가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한자로 “저릴 마”자와 “약 약” 자를 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신경을 저리게 하는, 마비시키는 약이라는 소리군요.
기자) 네, 대충 그런 셈이죠. 이 마약은 조금만 복용해도 아주 강력한 진통 억제와 마취 또는 환각 효과가 있어서 계속 사용하면 습관성 중독에 빠지기 쉬운 약물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마약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습니까? 어떤 것들을 단속하는 겁니까?
기자)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고요, 또 미국 같은 경우는 주마다 조금씩 다른 법 적용을 하기도 하는데요. 연방 마약단속국은 헤로인이라든가 모르핀, 아편 같은 마약류와 히로뽕, 또는 필로폰이라고도 하는 메스암페타민 같은 흥분제류, 마리화나, 그러니까 대마초나 스테로이드 같은 환각제류와 벤조디아제핀 같은 신경안정제, 그리고 신종 마약류 등으로 크게 다섯 가지 범주로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마약단속국은 언제 세워졌습니까?
기자) 네, 1973년 7월 1일, 리차드 닉슨 대통령 당시,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던 여러 기관들이 합쳐져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습니다. 1970년대 초에는 워싱턴 D.C. 시내 중심가에 본부가 있었는데요. 1980년대 들어 직원도 늘고 기관이 성장하면서, 미시시피 주나 아칸소 주 같은 곳으로 본부를 옮길 것을 심각히 검토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 성격상, 법무부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그냥 워싱턴 D.C. 지역에 남기로 해서 지금은 워싱턴 D.C.와 가까운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본부가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전국적으로 거느리고 있는 지부가 아주 많죠?
기자) 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등 주로 전국의 대도시에 21개 지부, 총 221개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연방 마약단속국은 외국에도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요. 현재 67개 나라에 모두 86개 사무실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에서 일하는 요원들은 5천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마약단속국 요원들이 하는 일이 불법 마약 사용자들을 검거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마약사범들을 단속하고 체포해서 연방 수사당국이나 주 당국이 사법처리 할 수 있도록 돕는 건 기본이고요. 외국 마약당국과 공조해서 불법 마약거래를 막는 것도 연방 마약단속국의 핵심 업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편 생산을 많이 하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 당국자들과 협력해서 그 나라 국민들에게 마약 중독의 위험성을 계몽하는 일 같은 일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까 북한에서도 마약이 문제라는 보도가 있던데요.
기자) 네, 북한에서는 얼음이라는 은어로도 통하는데요. 생일 선물로 마약을 줄 만큼 일반 주민들 사이에 마약 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북한에서 만들어진 마약이 일본이나 중국, 한국에까지 불법 수출되면서 외화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은 누가 이끌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올 봄에 마약 단속국 사상 두 번째 여성 국장이었던 미셸 리온하트 국장이 해외 파견 요원들의 성매매 추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요. 지난 5월부터는 척 로젠버그 국장 대행이 수장으로 있습니다.
진행자) 마약 단속국장도 임명직인가요?
기자) 네, 대통령이 뽑고 상원의 인준을 받게 돼 있는데요. 연방 검사 출신의 척 로젠버그 국장 대행은 지명 당시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수석 보좌관으로 재직 중이었고요. 법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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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 마약단속국이 내놓은 새 보고서를 보니까요. 미국인들의 헤로인 이용률이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요.
기자) 네, 연방 마약단속국이 이번 주 '2015 전국약물위협평가'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3년의 경우, 헤로인이나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6천명이 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약물에는 의사의 처방을 받은 진통제 같은 것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헤로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하면 얼마나 많아졌습니까?
기자) 네, 최근 한달 새 헤로인을 복용한 일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지난 5년 새 무려 50% 넘게 늘었고요. 당국이 압수한 헤로인의 양도 2010년에는 2,763킬로그램이었는데요, 2014년에는 2배 가까이 껑충 뛰어서 5,013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좀 전에 처방된 진통제로 인한 사망자도 많다고 하셨는데요. 그건 무슨 소리인가요?
기자) 네, 의사의 처방을 받았어도 잘못 복용하거나 너무 많이 복용해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지난 2002년부터 이렇게 처방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잘못 복용해 사망하는 경우가 코케인과 헤로인 복용으로 인한 사망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네요.
기자) 네, 척 로젠버그 국장 대행의 설명에 따르면 약물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의 거의 절반 가량이 처방약과 관련된 죽음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척 로젠버그 국장 대행이 얼마 전엔 마리화나를 약으로 사용한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웃기는 소리라며 개탄한 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마리화나는 흔히 대마초라고도 하죠. 연방마약단속국은 이 마리화나를 환각제의 일종인 마약으로 분류해 놓고 있고요. 연방법상 대마초를 사용하는 건 불법으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여러 주들이 주 법으로 이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시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의료용일 경우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시킨 주도 많죠?
기자) 네, 현재 워싱턴 D.C.와 23개 주가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법으로 인정하고 있고요. 17개주는 마리화나에서 추출된 특수한 화학 물질만 의료용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어찌됐건 50개 주 가운데 약 80%가 어떤 형태로든 의료용 마리화나를 인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진행자) 의료용이 아니라 기호품으로 마리화나 사용을 인정하는 주도 있죠?
기자) 네,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 콜로라도 주, 아칸소 주와 워싱턴 D.C.는 마리화나도 담배처럼 기호품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화요일 오하이오 주 지방 선거에서도 이 마리화나 사용을 허용하기 위한 헌법 개정 주민투표가 있었는데요.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오하이오 주에서는 부결됐지만 미국에서는 마리화나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로젠버그 국장 대행은 약물 남용으로 너무 많은 생명을 잃고 있고 범죄율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약물 남용의 위험성을 결코 가볍게 다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