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미국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정우 기자 함께 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알아볼까요?
기자) 네. 목요일(12일) 백악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공을 세우고 퇴역한 플로렌트 그로버그 육군 대위에게 ‘Medal of Honor’, 즉 ‘명예훈장’을 수여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국의 ‘명예훈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Medal of Honor’라면 미국 군인들이 받을 수 있는 훈장 가운데 가장 등급이 높은 훈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장에서 큰 공을 세운 군인에게 주어지는 훈장 중에서 최고 등급이 바로 이 ‘명예훈장’입니다. 미국 연방 의회 이름으로 주기 때문에 '의회 명예훈장'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 훈장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육. 해. 공. 해병대 소속 장병과 해안경비대 소속 대원입니다.
진행자) 이게 역사가 꽤 됐죠? 19세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시절에 나온 것으로 아는데,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남북전쟁 당시인 1861년 12월 9일에 아이오와 주 연방 상원의원 제임스 그라임스가 해군의 능률을 향상하기 위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법을 제출하고요. 당시 링컨 대통령이 이 법에 서명하면서 ‘명예훈장’을 수여할 수 있는 법이 생긴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처음에는 해군에게만 주는 훈장이었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다가 해가 바뀌고 1862년 2월 17일에 매사추세츠 주 연방 상원 의원 헨리 윌슨이 육군에게도 ‘명예훈장’을 주는 법을 내놓았는데요. 링컨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면서 수여 대상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명예훈장’의 종류는 육. 해. 공군용 해서 모두 세 가지인데, 해병대와 해양경비대는 해군 ‘명예훈장’을 받습니다.
진행자) 그럼 처음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기자)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 여섯 명이 받았습니다. 남북전쟁 기간 중인 1862년 4월에 벌어진 열차 추적 작전에 참가했던 병사 제이컵 패럿 이하 6명이었는데요. 이들 6명에게는 작전이 끝나고 1863년 3월 25일에 처음으로 ‘명예훈장’이 주어졌습니다.
진행자) 아까 이 ‘명예훈장’이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라고 했는데, 그만큼 이 훈장을 받는 사람에게 대단한 존경과 특전이 주어지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일단 수여대상으로 뽑히면 백악관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훈장을 받습니다. 이 행사는 물론 텔레비전으로 중계 방송됩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군인 출신으로 이 ‘명예훈장’을 받는다는 건, 정말 집안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영예뿐만 아니라 별도로 주어지는 특전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특전이 주어지길래 눈이 커질 정도입니까?
기자) 아주 많은데 눈에 띄는 것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이 훈장을 받은 사람은 군대에서 나온 뒤 다음에 받는 연금이 보통 퇴역 군인보다 많습니다. 물론 세상을 떠난 뒤엔 알링턴 국립묘지에 묻히죠. 또 공항이나 호텔, 그리고 각종 행사에서 최고 예우를 받습니다. 그리고 이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한테는 상관이라도 먼저 경례를 하는데요. 심지어 대통령도 먼저 경례합니다. 그 밖에 또 눈에 띄는 건 이 훈장을 받은 사람의 자녀들은 조건만 되면 추천이나 입학 정원에 상관없이 미국 사관학교 입학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남한도 그렇지만, 미국도 사관학교에 들어가기가 굉장히 힘든데 엄청난 특전이네요?
기자) 그렇죠? 거기에다가 대통령 이취임식 같은 중요한 행사에 귀빈으로 초청받기도 하는데요. 사실 이런 혜택도 혜택이지만, 더 중요한 건 미국 사회가 이렇게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을 존경한다는 사실입니다. 참고로 ‘명예훈장’을 받으려면 반드시 미국 시민일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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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Medal of Honor’, ‘명예훈장’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김정우 기자, 그럼 이번엔 ‘명예훈장’과 관련된 통계치 몇 가지만 정리해볼까요? 지금까지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이 모두 몇 명이나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모두 3,496명이고 현재까지 79명이 살아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처음에 소개해 드린 플로렌트 그로버그 육군 대위입니다.
진행자) 이 ‘명예훈장’이 원래는 사병들한테만 줬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원래 처음에 법이 나왔을 때는 사병들한테만 훈장을 줬는데요. 하지만 1863년 3월부터 수여 대상이 장교까지 확대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공군이 다른 군에 비해서 늦게 출범했는데, 그럼 상대적으로 공군에서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이 타 군에 비해서 적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8명이 받았습니다. 미 공군이 지난 1947년에 창설됐는데, 그전에는 공군이 육군 소속이었죠. 그래서 공군이 창설되기 전이나 공군 훈장을 별도로 수여하기 전까지는 항공 작전에서 공을 세워도 육군 훈장을 받았는데요. 그러다가 1963년에 공군용 훈장을 별도로 주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 ‘명예훈장’은 대개 전장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돌아가는데, 명예훈장이 가장 많이 나왔던 전쟁이 어떤 전쟁이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짐작하시겠지만, 역시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내전인 남북전쟁입니다. 이 남북전쟁에서 모두 1,523명이 ‘명예훈장’을 받았습니다. 또 눈에 띄는 항목으로 1871년에 조선에서 벌어졌던 전투입니다. 남한에서는 이걸 ‘신미양요’라고 부르는데요. 이 전투에 참여한 미군 15명이 ‘명예훈장’을 받았습니다. 또 한국전쟁에서는 모두 146명이 ‘명예훈장’을 받았는데요. 이 가운데 8명이 아직 생존해 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눈에 띄는 통계 수치 몇 가지만 더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여성으로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이 단 한 사람인데, 바로 남북전쟁 시기인 1861년에 전공을 세운 메리 워커입니다. 또 해양경비대에서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도 단 1명인데요. 태평양 전쟁 시기인 1942년 남태평양 과달카날에서 전공을 세운 더글러스 먼로입니다. 또 흑인으로 처음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남북전쟁 시기인 1863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공을 세운 윌리엄 카니입니다.
진행자) 그럼 윌리엄 카니처럼 소수 인종으로 ‘명예훈장’을 받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흑인 88명이고요. 중남미계가 59명, 동양계가 33명, 그리고 미국 원주민 출신이 32명입니다. 참고로 이 ‘명예훈장’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받은 사람도 있다는데요. 이런 사람이 모두 19명입니다. ‘명예훈장’을 한 번 받기도 어렵다는데, 참 대단한 사람들이죠.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따라잡기’ 김정우 기자였습니다.